2018. 10. 2. 21:00ㆍCanada 2018
몬트리올에서의 오늘 일정은 아래와 같다
Mont Royal park : 산중턱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운동겸 언덕 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가 시내 전경을 바라보는 것
※ 몬트리올 (Montreal)은 불어로 몽레알 (Mont real - 로열山) 이다
St Joseph : 대성당에서 6시에 하는 조명쇼를 관람하는 것
Upstairs jazz bar : 저녁먹으며 밤늦게까지 재즈공연을 즐기는 것
그러나 첫번째 목적지는 비와 안개에 가려저 가차없이 두 줄 그어졌고 두번째 목적지 성요셉 성당을 향해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뭔가 안 풀리는 상황에 함께 의기소침해진 현주
아까 지나갔던 시내 번화가를 P-turn 해서 산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간다.
변변한 산이 없고 지평선이 일직선인 캐나다동부에서 산을 끼고 형성된 몬트리올은 그 입지만으로 충분히 매력이 있었다. 굽이치는 도로도 분위기 있고 경사면에 지어진 건물들은 입체감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하나하나 예술이다,
길끝 언덕위에 거대한 적조건물이 올려다 보이는데 그 끝이 안개에 살짝 가려저 더욱 경외스러웠다. 몬트리올종합병원이다
Mt Royal 이 몬트리올 시내 한복판에 불쑥 솟아 있다. 산허리를 돌아 서쪽으로 넘어가자 아파트단지같은 주거지역이 나왔다.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시장과 주택가 구경도 하고
막히는 거리를 지나 성요셉 성당에 도착했다.
앞마당 대형 주차장엔 관광버스들이 계속 들락거렸고 차창에 한글도 보여 반가웠다
옆으로 난 언덕길을 올라 성당측면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안으로 들어갔다
층별 안내도만 봐서는 개념이 안 설 정도로 구조가 복잡했다, 복도를 따라가다 만난 인포메이션 여직원에게
" 6시부터 하는 Light show를 보려는데 입장권을 어디서 사냐 ? " 고 물어보았다,
그런데. Light show를 하는 곳은 여기가 아니고 산을 더시 넘어 시내에 Notre-Dame Basilica 에서 한다는 것이 아닌가. 지금 차를 돌린다 해도 퇴근 러시아워를 뚫고 6시까지 도착할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내가 굳게 믿고 있던 것이 틀린 것일 수도 있구나 란 뼈저린 반성을 하는 순간이었다,
여직원이, 여기 성당 관람은 무료이며 사진 찍는 것도 가능하다고 알려주었다. 그제야 아까 주차비를 안 받는게 이해가 되었다,
모던한 실내.
한 남자가 조용히 기도를 하다 갑자기 일어나 손을 터는 동작을 하며 신을 경배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어느 층으로 나오자 언덕과 성당사이에 빈 공간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역경과 고된 노동의 수고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작은 예배당으로 가는 길에 뭔 시커먼 것들을 걸어놨는데 자세히 보니 목발이었다.
나도 신유의 은사를 받아 지팡이를 여기 놓고 나오고 싶었다,
발코니로 나왔는데 중국인 단체가 주변에 다 깔려 시끄럽게 웃고 사진찍고... 자리를 슬쩍 피했다
올려다보면 웅장한 성당
한국인, 중국인, 각국 관광객, 참배객등 성당 내방객들이 아주 많았다.
나오는 길에 성구들을 파는 기념품점에서 본 성 요셉의 입상. 가격표를 매달고 추렷하게 서 있는 성요셉을 보는 순간 그동안의 경건함과 존엄이 싹 사라져 버렸다,
예수는 원래 아랍인인데 이런 묘사는 왠지 낯설었다
약 1시간 돌아보고 성당을 나왔을때는 6시가 못 되었다,
겨울이 긴 캐나다에서 몬트리올도 눈이 많이 내린다. 아침 출근길에 1층문이 안 열릴정도로 눈이 쌓이는 경우엔 2층에서 바로 내려갈 수 있게 예비문을 만들어 놓은 집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 숙소도 저런 식으로 되어 있다.
참고로 이 나라에선 집앞 눈을 안 치우면 벌금이 80 $
오늘 밤에 갈 재즈바 앞으로 지나가며 주변 상황을 본다.
숙소 옆 골목에 차 한대 댈 자리가 마침 비어 있어 기분좋게 주차하고 짐을 대충 챙겨 내렸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숙소. 2층으로 올라가 복도를 미로 찾듯이 돌아 한층 더 올라가 어렵게 우리 방을 찾았다,
얼룩진 복도, 먼지 찌든 창틀, 삭막한 인테리어에 이미 기대를 버렸지만 방에 들어와 보니 실망을 넘어 절망수준이었다.
다 부서진 서랍, 냄새나는 욕실, 샤워부스 머리위는 누수로 누렇게 썩어 있었다.
탁자위에 멋드러지게 쓴 팁봉투를 보며
" 그럴 정성 있음 침대에 머리카락이나 치워라 " 고 일갈했다
6시 조금 넘은 초저녁인데 둘이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중간에 현주가 깨서 ' 그냥 자자 ' 잠꼬대처럼 말했다. 나도 한참 꿈속을 헤매고 있어서 이의를 제기할 힘도 없다
푹 자고 9시 조금 넘어 일어났다
북미의 파리라고 불리는 몬트리올은 재즈 페스티벌이 유명해 재즈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재즈공연이 8시, 9시 10분, 10시 30분. 이렇게 3번 있어서 지금 준비하고 나가면 마지막 공연을 볼 수 있다. 그런데 ' 재즈를 왜 그리 찾아다녀 ' 현주의 지청구를 듣자마자 다시 잠을 청했다. 나이가 들긴 들었나보다
세번째 잠을 깬건 10시가 24분이나 지난 후였다,
푹 자고 난 현주는 샤워를 하러 들어갔는데 수건도 냄새나고 세제가 덜 빠져 미끌거리고 드라이기도 고장나 있고... 말없이 책만 보고 있다.
나도 과일로 저녁을 대충 떼우고 ... 호텔이 후지고 추우니 재즈고 뭐거 나기기도 싫고 ...그냥 오늘 저녁은 쉬는 걸로.
이번 캐나다 여행중 가장 최악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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