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3. 08:00ㆍCanada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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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잠을 다 자 버려 새벽 3시부터는 자꾸 깼다.
현주는 억지로 책과 폰 사진을 보며 긴 밤을 지새우더니 6시가 되자 씻고 본격적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숙소 뒤 공사현장은 해가 뜨기전부터 불을 환히 켜 놓고 뚝딱 뚝딱 !
겨울 되기 전에 얼른 마무리 지으려고 열심이다.
들어가면 더 더러워질거 같은 욕실에서 얼른 샤워하고 욕실용품을 챙겼다
팁으로 껍질이 질겨 맛이 없는 사과 두알을 놓고 나왔다
꼬딱지만한 건물 내부구조가 얼마나 복잡한지 어제 올라온 계단도 못 찾아 다른 곳을 헤매다 내려왔다
로비 프런트에선 사장으로 보이는 중년 인도남자가 흑인아가씨를 혼내듯 가르치고 있었는데 특유의 인도영어가 거슬렸다,
방키를 내주자 흑인아가씨가 무안한듯 옅은 미소로 룸넘버를 물어보았다.
어제 체크인해주던 흑인여자가 아니고 좀 더 젊었는데 현주가 ' 흑진주처럼 이쁘다' 고 나중에 칭찬했다
로비에서 두어 계단 더 내려가면 홀이 넓은 식당이다. 저녁때는 레스토랑으로, 아침엔 투숙객 조식 식당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음식진열대로 가보니 초라했다. 빵, 계란, 머핀, 바나나 끝 !
' 어떤 개자식이 여기 아침 맛있다고 했어 ? ' 부킹닷컴에 댓글 단 놈 욕을 한바탕 해줬다
이 숙소주변을 현대식 고층빌딩이 포위했고 지금도 쌓아 올리고 있는데, 굳세게 알박기 하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전세계에서 뜨내기 투숙객들은 넘처나고 취소 못하게 선불 받아 놓고, 아침 이렇게 눈탱이 처서 다 남겨 먹는데.. 이 황금알 거위 배를 왜 가르겠는가
어두운 구석에 한 청년이 서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아침부터 뭐에 단단히 틀어진것 같은 표정이다. 인도사장에게 혼났나...
그 옆에 커피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가까이 가보니 이 청년도 인도계통 인종이었다
삶은 계란만 계속 까먹자 4개째에서 배가 불렀다.
이 곳은 투숙객들을 다 후저 보이게 만드는 곳이다.
한 여자가 자기만한 배낭을 매고 와 식탁에 내려놓고, 빵을 한접사 수북하게 담아와 꾸역꾸역 먹고 있다.
노동자나 운전수로 보이는 남자 세명은 단골인듯 익숙하게 아침을 먹고 있다
우리처럼 낚인 것이 분명한 백인 부부는 허수아비 청년에게 찬물 가져와라 ,뭐 가져와라 괜히 시비를 걸었고, 뒤에 주방을 왔다갔다 하는 청년 표정도 귀찮음이 가득했다.
현주는 이 호텔이 ' 노숙자가 계 탔을때 큰 맘먹고 들어오는 곳 ' 이라고 폄하했다. 그 말에 토를 달 수가 읍따
뭐로든 배는 채웠고 더 앉을 곳도 못 되어 스프링처럼 일어나 배낭을 매고 나왔다,
프런트에서 백인 인부와 흑인 아가씨가 이야기를 나누다 계단을 올라오는 나를 유심히 처다보더니 다가와 물었다,
" 차 좀 빼 주세요 "
인부가 붙잡아 주는 호텔문을 통해 얼른 골목으로 가보니 내 차 바로 뒤에 작업 트럭이 안전다리를 내리고 서 있었다.
대쉬보드위에 올려 놓은 장애인 서류를 보고 혹시나 해서 호텔로 찾아 온 것이고 절묘한 타이밍에 우리를 만난 것이다. 얼른 차를 앞으로 빼 주고 네비를 세팅한 후 출발한 시간은 8시.
어제 미친듯이 헤매던 길과 문 닫았던 주유소앞을 지나간다. 오늘은 아침일찍부터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나를 살렸던 PETRO 주유소도 고마워 한번 더 봐주고 시내를 관통해
외곽 고속도로로 올라왔다,
오늘 아침엔 시내로 들어오는 차선이 꽉 막혔다, 여기저기 공사하는 원인도 있겠지만 대중교통이 미흡해 자가용 출퇴근족이 몰리는 게 더 큰 이유같아 보였다. 천국에도 교통체증은 있구나.
몬트리올 섬을 떠날때 세인트로렌스 강엔 안개가 자욱했다,
퀘벡 동쪽 Eastern Townships 으로 들어서자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북미의 전형적인 시골 풍경들이 이어졌다,
끝없는 지평선과 초록의 목초지, 나무 팬스
일렬로 늘어선 가로수,
그 끝에 농가주택과 창고, 사일로...
빨강머리 앤과 제인이 흰 차양을 두른 마차를 타고 나타날 것만 같다,
동쪽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단풍이 점점 화려하고 진해져서 운전하면서도 셔터를 수시로 눌러댔다.
평지가 점점 언덕으로, 구릉과 야트막한 산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단풍이 절정을 이루었다
주마간산으로 보기엔 단풍이 너무 예뻐서 갓길에 차를 세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몬트리올에서 125 km를 달려 마고 (Magog) 에 도착했다,
예약해둔 열차시간에 맞추느라 일찍 출발했는데 차가 안 막혀 예정보다 빨리 도착했다.
<클릭하면 확대됨>
램프를 돌아 고속도로를 내려오자 정겨운 시골길이 시작되었다, Magog 이정표를 따라 단풍숲 깊숙히 들어간다,
마고 들어가는 길
일단 단풍기차를 탈 장소부터 둘러보고
시내로 나와 예약해둔 숙소 앞을 지나 조용한 주택가로 들어왔다
모닝커피나 한잔 하려고 Tim Hortons 을 찾아 나섰다,
베란다에 걸어놓은 파란색 깃발은 퀘백주 상징
사거리 주유소에서 나오려는 트럭에게 길을 양보해 주었는데 운전수가 뚱뚱한 여자였다. 바로 안 나오고 담배를 꺼내 피우는 모습이 그리 시건방져 보일 수가 없다. 공사때문에 시내쪽 방향은 차가 빠질 기미가 안보여 U턴해 골목길로 들어섰다, 일방통행길 같아 차를 돌려 다음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끝 어느 집 뒷마당에서 한 여자가 우리 차를 보고 " one-way ! " 라고 소리쳤다. 표지판도 제대로 없는 깡 시골이다
마을의 유일한 번화가 Principale 거리를 천천히 내려오다 적당한 카페를 발견했다. 상호 Caffuccino
나중에 보니 내가 찾아 놓은 맛집이었다,
얄굿게도 CLK350 cabriolet 가 바로 뒤에 세워져 있어 현주에게 또 지청구 한방 먹고...
실내는 인테리어가 너무 모던해 차갑게 느껴질 정도였다
커피뿐만 아니라 브런치종류도 많았다.
샌드위치랑 커피 주문후 현주는 옷 갈아 입으러 사라졌다
9 $짜리 샌드위치 (8,200 원)
현주가 맛있다고 먹어 보라고 해서 맛을 봤는데 ...한마디로 고급스러웠다.
개성있는 각각의 재료들이 뭔 소스 하나를 중심으로 환상적인 콜라보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서빙하는 직원들도 몇명이나 되고, 안쪽으로도 자리가 많았고 아침인데도 동네 주민들이 계속 들어왔다.
커피도 알아서 리필해주었다,
자동차 휠만하게 큰 케익
11시쯤 일어나 화장실 들렸다 계산대로 갔다. 세금포함 13.8 $
카드단말기에 팁을 % 로 줄거냐, $ 로 줄거냐 선택사항이 떴다. 버튼을 잘못 눌러 1.3 $을 1.03 으로 입력되어 내가 약간 버벅대자 옆에 서 있던 서빙녀가 " 15 %는 줘야 한다 " 고 코치를 하는게 아닌가. 손님에게 팁 액수를 불러주는 무례함에 기분이 상했다,
미국, 캐나다는 음식값은 그리 안 비싼데 세금 + 팁이 날강도다. 팁 1.5 $ 포함 총 15.3 $ (13,770 원) 결재
거리를 따라 내려오자 골목골목에 레스토랑도 많이 보여서 오늘 저녁을 여기서 먹으면 될 거 같다
관광열차 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주차부스에 아무도 없어 그냥 통과
장애인구역에 차 세우고 공원 산책을 했다, 비가 간간히 내린다.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있어 동행인줄 알았는데 잠시후 호수 유람선을 타고 다 떠나버렸다.
이 곳이 Magog 관광 1번지인가보다
기적소리가 몇번 나더니 화물열차가 역으로 들어온다. 습관적으로 객량을 세어 보다가 질려서 포기했다. 기차길이가 수백미터에 달해서 건널목에 멈춘 차들은 곤욕을 치뤄야했다.
공원을 한바퀴 돌고났더니 힘이 들어 땀이 제법 났다.
기차역으로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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