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크랜베리, 딱 !

2018. 6. 11. 22:30Russia 2018





해가 아직 안 졌는데 모두 피곤해 숙소로 돌아왔다,

호텔옆 숲에 한 남자와 그 남자보다 더 큰 개가 외따로 앉아 있다. 모두 신기해서 근처에 차를 세우고


개를 키우고 있는 달래씨가 가까이 다가갔다.


개가 벌떡 일어나 큰 울림통으로 짖어대는데 나도 약간 겁이 났다. 달래씨가 쭈삣 돌아왔다,


이번에도 호텔입구를 바리케이트가 막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센서가 감지하는게 아니라 프런트에서 CCTV 를 보고 원격으로 열어 준다는 걸 어제 알았다. 조금 기다리자 바리케이트가 올라갔다., 




주차하다 애기를 데리고 산책나온 젊은 엄마를 만났다. 애기엄마가 용철씨를 보고 먼저 " Hello " 인사를 건냈다, 애기 귀엽다고 용철씨가 같이 사진찍음. 헤어질때 애기엄마가 애기에게 " 빠까, 빠까 (Bye)  " 하자 애기가 우리보고 잼잼하듯 손을 귀엽게 쥐어줬다



현주가 계속 기침을 몰아서 했다, 나도 괜히 목이 컬컬하게 느껴졌다.


여수팀은 내일 출국인데 용철씨는 오늘까지도 갤갤하고, 반면에 난 컨디션이 좋다. 어제 발파스 붙이고 자서 그런가 ?


잠시후 현주도 잠이 들고, 앞방도 조용하고...


살금살금 뒷 베란다로 나가보았다.

할머니가 나뭇가지로 날파리를 쫓아주며 손주랑 정원을 몇바퀴 산책중이다. 그냥 사진찍기가 미안해 애기에게 손을 흔들자 할머니가 시켜서 애기도 나에게 손을 흔들며 아장아장 지나간다.


1시간 반정도 쉬었나보다. 8시쯤 달래씨가 나가자고 연락을 했다.

프런트에 가서 근처 식당을 추천 받으려고 하니 용철씨가 벌써 팜플렛에서 적당한 곳을 찾아 놨다고 한다. 러시안 전통음식이 나오는 식당이었다. 지도를 보고 네비에 대충 위치를 찍은 후 출발


옆자리 현주는 아직도 비몽사몽.

다리를 건너가는 중에 백미러로 기아 오피러스가 보여서 반가웠다. 샛길로 빠지고 동네 안으로 가는데도 계속 우리 뒤를 따라 와서 신기했다. 그런데 우리가 길을 잘못 들어 막다른 곳에서 다시 차를 돌려 나올때는 오피러스도 어느새 사라졌다




시외곽으로 나오자 비가 후두둑 떨어졌다.


이면도로로 들어갔는데 식당주차장치곤 좀 삭막해서 더 안으로 들어갔더니 거기엔 톱밥을 잔뜩 쌓아놓고 주택을 짓고 있었다


다시 차를 빼서 이번엔 식당뒤로 갔다.


용철씨가 알아 보고 온다고 식당 앞쪽으로 돌아간 후 


우리 셋은 밖에 나와 기다리는데 한참 있어도 연락이 없다.

어느새 모기가 여기저기 찔러대고 현주 모자에는 모기 몇마리가 털에 얽혀 버둥거리고 있다. 어쩔수 없이 차에 들어가 기다리다 ' 여긴 분위기가 좀 이상하니 다른데 가자' 고 의견일치를 봤다. 달래씨가 용철씨에게 그냥 오라고 전화. 한참만에 돌아온 용철씨가 ' 원래 가려했던 큰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그 옆에 작은 곳은 식사가 가능하다고 해서 메뉴판을 살펴 보고 있었다 ' 고 했다.


마지막 날엔 만찬을 즐겨야 하는데...아까운 시간만 버리고 다시 시내로 돌아오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알아 놓은 식당을 네비에 찍고 와보니 구글스트리트 뷰로 살펴본 골목이 그제서야 기억 났다

건물 뒤 주차장에 차를 대는데 어둠속에서 담배를 피고 있던 식당 종업원 여자들이 헤드라이트에 놀라 슬그머니 일어났다, 식당을 묻자 돌아서 큰길쪽 정문으로 오라고 알려주었다. 으슥한 골목을 지나 대로에 나왔는데 원래 가려 했던 식당은 문을 닫았다. 밤거리에 술먹은 남자들이 돌아다니고 지나가는 차에서 젊은 애들이 뭐라고 소리치고 불안한 맘에 대충 지하에 있는 또 다른 식당으로 들어갔다,


계단을 내려가자 웨이트리스들이 외투를 맡기라고 서 있었다. 감기걸린 현주도 마지못해 옷을 벗어 주고 번호표를 받았다.

안에는 의외로 아주 넓고 실내를 포근하고 격조있게 잘 꾸며 놓았다. 여기저기 손님들도 제법 보였다





메뉴는 완전 음식 백화점수준이다. 러시아식부터 김초밥까지 다 있다




잠시후 식전으로 주문한 Drink 가 나왔는데 내가 주문한 크랜베리 주스대신에


길거리 탱크에서 팔던 시큼한 음료맛이 나는 이상한게 나왔다. 아가씨를 불러 잘못 나왔다고 이야기를 했다,


현주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크랜베리 주스를 안 가져왔다.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는데


한참있다가 또 다른 음식 하나만 가져오고... 그래서 좀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 ' 크랜베리 ! ' 하며 유리잔을 탁자에 좀 세게 내려 놓았다.



다른 테이블 음식 서빙하며 한참을 딴짓하다가 드디어 내가 주문한 쥬스를 가져다 놓고 사과 한마디 없이 쌩 가버렸다,

침은 안 보였다


벌써 기분들은 다 상했고, 음식도 하나하나 가져오고, 여직원들 인상이 안 좋아 러시아의 마지막 밤을 망처 버렸다,

용철씨가 세르기예프의 그 식당이 그립다고 한다.





내일 공항 가는 문제로 한참 이야기하다 10시 40분쯤에 식당을 나왔다.

막상 옷을 찾을때는 직원들이 없어서 기다리다 우리 옷을 직접 찾아 입고 나와야 했다



여행 끝날때까지 안전.

잠 안자고 밤늦게까지 놀고 싶었지만 바로 뒷마당 주차장으로 와서 차를 끌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낮에 이동구간


벌써 차들이 많이 들어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호텔 문앞에 우리 내리고 용철씨에게 차를 맡기려는데 젊은 호텔 직원놈이 나와 계단위에 서서 거기 차 대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식당에서 열 받은 김에 " 안대. 이새끼야 ! " 한국 욕을 했더니 현주가 '알아듣는다' 고 말렸다. 나중에, 저 놈이 아침에 내 인사 씹은 놈이라고 현주에게 말했더니 더 격분했다,


로비 자판기에서 콜라 한병 사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현주는 오늘 양약 안 먹고 잘 버티고 있다. 늦은 시간인데 잠 안자고 빨래를 하는 걸 보면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나보다,


오늘 산 세이빙폼을 빨리 써보고 싶어 면도를 하는데 ' 싼게 비지떡' 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러시아 미술> 레삔 - 꾸르스끼현의 십자가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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