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루시,로씨아,소련... 러시아

2018. 6. 16. 14:18Russia 2018





깜깜한 거리를 뜨거운 피들이 싸돌아 다니는 소리에 잠이 한번 깼다,


8시에 일어났는데도 어제 짐을 다 싸놔서 느긋하다. 아침 먹으러 내려가며 짐을 몇개 가져가 차에 먼저 실어 놓았다

화창한 아침. 호텔앞 거리



2주간 고생한 렌터카와 기념사진


새로운 날, 새로운 투숙객들

현주도 죽이 맛있었나보다. 먹어보라고 내것도 한 그릇 퍼다 주었는데


어제 먹었던 것이 아니였다. 알고보니 두종류였다능,,,  아침에 쌀알불린 죽 두그릇에 배가 불러 버렸다,


현주가 식당안이 덥다고 해서 일찌감치 방으로 올라왔다. 추운 나라라 단열이 아주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Check-out 할때 새 직원이 거주자등록증을 알아서 챙겨 주었다.


짐 싣고 10시에 출발.








몇번 지나다녔다고 이제 눈에 익은 건물과 풍경들




왕복 2차선 지방도로에선 추월하려면 중앙선을 넘어야 한다.

앞서 가던 트럭이 자연스럽게 갓길로 붙어 달리자 뒤에 차들이 추월해 가며 고맙다는 비상등을 켜준다. 그런 흐뭇한 광경들이 수시로 보인다.

어느새 나도 그들의 교통문화를 따라 비상등을 켜주고 지나가고 있었다.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길엔 네비가 잘레스키 시내 대신 외곽 도로로 안내했다,

표토르 1세가 손짓하던 호수 수평선이 멀리 보였다





두시간 운전했더니 나른하게 졸리기 시작했다,

마침 지난번 들른 마을 수퍼를 지나는 길이라 중앙선을 넘어 그 앞에 차를 댔다. 현주에게 콜라라도 좀 사오라고 시키고... 잠깐 쉰다


작은 공사에 동네 장정 몇이 붙어 있다


낡고 큰 트럭 밑에 사람이 누워있어서 깜짝 놀랫다, 차가 고장났는지 기사 혼자 수리까지 하고 있었다


초등학생쯤 되는 오빠가 어린 여동생을 태우고 오더니 동생한테 기다리라고 하고 수퍼 안으로 들어갔다,

오누이 사이가 참 보기 좋았다



현주가 용케 카페인음료를 구해왔다, 그거 마시고


시원한 콜라를 등에 댔더니 정신이 번쩍 났다


작은 시골 수퍼가 장사가 너무 잘돼 직원 아줌마 세명이 정신없이 바쁘다고 한다. 잠깐 봐도 지나가는 차량들이 참새 방앗간 들르듯 했다. 물건 종류도 술,아이스크림,과자부터 생선 절인것까지 다양했다.

손님이 물건을 직접 집을 수 있는게 아니라 계산대 너머 선반에 진열된 상품을 고르면 직원 아줌마가 집어주는 시스템이라 더 바쁜건 있지만 인건비도 싸고 도난의 위험도 없으니 오히려 관리가 수월해 보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앞차에서 연기가 많이 났다, 추월할때 보니 초보가 저단기어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딱 그 상황이었다,




갓깃에 서 있는 차 지붕에 과속단속카메라가 달려 있다,


우려와 달리 모스크바 들어오는 길은 차가 전혀 안 막혔다, 오히려 나가는 차들이 또 출고장을 방불케 하고있었다


스무스하게 도시에 진입하고 있고 이제 외곽 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공항으로 가면 된다.


그런데 램프를 타고 고속도로에 올라가자 순환도로는 차가 엄청 밀리고 있었다


차 반납전에 기름 다 채워야 해서 주유소 들렸다. 계산대 할머니가 외국인인 나에게 굳세게 러시아말을 쏟아낸다. 내가 그 말을 알아 듣건 못 알아 듣건 알 바 아니라는 저 기개가 존경스러울 정도다. 기름값 1,076루블 (19,368원) 결재

주유 할아버지에게 팁을 주려고 찾으니 다른 주유기에 가 있길래 그냥 나왔다, 


공항까지 17 km 남았다는데 차가 너무 막힌다.

원래 임페리얼 포셀린을 사러 모스크바 시내에 들렸다 공항가려 했는데 그랬으면 비행기 놓칠까봐 엄청 애 탔을 듯, 야로슬라블에서 사게 되어 다행이다 싶다



여자가 운전하는 차가 오른편에서 진입해 내 왼쪽 차선으로 들어가려다 시껍했다,. 차 뒤에 트레일러가 붙어 있으리라 생각을 못한거 였다,

저렇게 낮은 트레일러를 차 뒤에 안 보이게 달고 다니는 사고 유발자


잠시후 세레메티예보 공항으로 빠지라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그런데 네비가 그냥 직진하라고만 한다.

정체되는 구간을 실시간으로 안내에 반영하겠거니 생각하고 순순히 따랐다,








점점 심해지는 정체구간을 꾸역꾸역 가다보니 두번째 공항 이정표가 나타났는데... 네비가 또 직진하라고만 고집했다. 이상해서 축적을 올려 예상 루트를 확인해보니 내 차를 빙빙 돌려 첫번째 빠지라던 그 곳으로 뺑뺑이 돌릴 속셈이 아닌가.


네비를 원격조종해 날 러시아에 억류하려는 배후가 KGB일 거라는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이정표만 따라 (악)순환고속도르롤 빠져 나왔다 


공항방향 북서쪽 도로는 훨씬 숨통이 트였다,


바깥 차선의 고물차 행렬을 추월하고


땡볕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2시반쯤 무사히 세레메티예보공항  터미널 D에 도착했다   (55.962887   37.405609)


아침숙소에서 공항까지의 루트


공항 진입하는 모든 차는 주차티켓을 빼야 한다. 내 앞에 택시마저 잠시 버벅댈 정도로 이상한 시스템이다.,




공항내에서 주차빌딩 진입로를 놓쳐 P 턴해서 간신히 건물안으로 들어왔는데 차단기가 또 앞을 가로 막았다

눈치껏 아까 뽑은 주차티켓을 밀어 넣자 2차 관문까지 완벽히 통과할 수 있었다.

여타 공항처럼 각 렌터카 회사 전용 반납소가 있으면 편할텐데 여긴 알아서 차를 대야 한다. 처음 빌릴때 들은대로 2층 2A26 구역을 찾아가 빈 자리에 차를 밀어 넣으며 대장정을 끝냈다.


주치빌딩과 청사를 연결하는 브릿지까지 한참을 쉬다가다 했다





청사 입구에 보안 검색대가 있었다,

애기까지 대동한 젊은 러시아 부부는 이사 갈 요량인지 짐이 엄청 많았다. 그 짐을 다 밀어 넣을때까지 한참을 뒤에서 기다렸는데 설상가상 기다린 짐 하나가 X-ray 터널 안에서 걸려버렸다. 한국같으면 직원들이 얼른 처리를 했을텐데 여긴 그냥 팔짱끼고 수수방관했다.


나도 뒤에서 투덜대며 그 곳을 통과해 1층 렌터카부스를 찾아왔다,

첫날 봤던 데이빗은 없어서 다른 직원에게 서류를 꺼내주자 차를 확인한다고 잠시 기다리란다. 


혹시 뭔 트집이라도 잡을까봐 노심초사하며 부스 앞에서 기다렸다.

현주는 그 사이 유심칩 교체하러 가고 ... 월드컵 시즌이라고 고유 복장을 한 각국 응원단들도 보였다 



하도 안와서 직원에게 물어봐도 기다리라고만 한다. 

수십분후 체크하러 간 직원이 와서 ;문제 없다;고 하길래 수고했다는 의미로 팔을 살짝 잡아주었다.


보딩패스를 받으러 2층으로 다시 올라왔다. 대한항공 부스는 맨끝에 있어 힘들게 갔는데 아직 체크인이 안 열렸다, 이륙시간이 30분인줄 알았는데 6시 55분이었다. 여수팀에게도 30분이라고 알려줬는데 25분 여유가 있어서 무사히 출국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내 옆 자리에 극동인 젊은 여자가 와서 푹썩 앉아 서류를 꺼내 검토하고 있다. 얼핏 보니 월드컵 행사 내용이 한글로 적혀 있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 현주 주변 둘러보고 온다길래 " 여기선 구경만 하고 면세구역 들어가서 사 " 라고 알려주었다


유난히 엉뚱한 여자가 폰을 귀에 대고 대리석 바닥에서 춤을 추고 있다,


현주가 돌아왔는데 과자등을 한보따리 사들고 왔다. 내가 특별하게 강조한 말을 우찌 그리 반대로 듣냐고 지청구를 해줬다




입국때 만난 양복입은 대한항공 직원을 보딩패스를 받는 곳에서 또 만났다.

서로 안부 나눈 후 직원이 부스에 러시아 여직원에게 지시해서 비상구쪽 자리를 배정받았다

출국심사대 위치를 물었더니 청사 중앙에 그린라인을 따라 가라고 알려주었다


벤츠 전시차량 앞에 늘씬한 러시아 직원,

두고두고 보라고 현주가 찍어 주었다.


출국심사대, 내외국인 칸이 따로 나눠져 있었는데 공항 직원이 아무대나 가라고 안내했다, 줄이 길진 않았는데 마침 현주 앞에서 심사관들이 교체하는 바람에 시간이 좀 걸렸다. 무사통과


짐 검사후 면세구역에 들어왔다, 미리 봐둔 Jazz Lounge를 찾아 4층으로 올라갔다

입구 여직원에게 Lounge Key 서비스 되냐고 물으니 가능하단다. 각 27 US$ 명목상 결재후 자리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더 안쪽엔 대형 TV 스크린이 있고 사람들이 축구 경기를 보는지 가끔 함성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음식 종류가 많고 한결같이 다 맛이 있었다


공항라운지 가면 컵라면은 꼭 챙겨 먹었는데 여기 스프가 몇 배는 더 훌륭했다





현주도 복잡한 공항에서 편하게 쉴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대만족했다.




긴장과 피로가 풀리며 바로 잠이 들어 버렸다

루시, 로씨아, 소련 그리고 현재의 러시아까지의;역사와 모스크바 활금고리등의 지명들과 여행중 만났던 사람들의 추억들이 슬라이드 필름처럼 스사삭 지나갔다.


푹 쉬고 6시쯤 라운지를 나와 맨 끝에 있는 22 gate를 찾아간다.




제 시간에 맞춰 게이트에 도착했는데 탑승이 10분 늦어진다고 해서 사람들이 웅성웅성 기다리고 있다. 



약 100 원어치의 러시아 동전만 수중에 남았다,


현주가 게이트까지 오면서 면세구역을 다 확인했는데 과자나 초콜릿 같은 씬 건 안 팔더라고, 밖에서 사온게 얼마나 다행이었냐고 반격을 했다


그래도 " 여기선 안 파는지 미리 알고 산거다 " 는 말까지는 끝내 안하는 걸 보면 낭심은 없어도 양심은 있다.


탑승구가 진공청소기처럼 사람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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