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샤갈은 말했지 ' 러시아에는 색채가 없다' 고

2018. 6. 13. 09:00Russia 2018





둘이 거의 동시에 기침을 발작적으로 하는 바람에 서로의 잠을 깨웠다. 시계를 보니 6시 조금 넘었다.

맑은 공기를 쐬면 좀 나을까 싶어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바로 앞 숲에선 새들이 코러스처럼 지저귀고 숲너머 고속도로에 차들이 달리는 소리도 아련하게 들려왔다,

이불을 누에고치처럼 둘둘 말고 못 다한 아침잠을 즐겼다. 여수팀이 없으니 우리만의 속도대로...


8시에 개운하게 일어나 발코니로 나갔다.

새벽엔 파랬던 하늘이 그사이 구름이 얇게 퍼져 우유빛이 되어 있었다. 어제 늦도록 일하던 인부들이 아침 일찍부터 열심히 정원공사를 하고 있다


아침 먹으러 나왔다,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



꼭 농속에 갇힌 기분이다


조식 레스토랑은 동쪽 건물 2층에 있다,

레스토랑에 두바이, 런던, 스톡홀름. 탈린등 국제도시 이름을 붙여 놓은게 특이하다. 


우리는 아침 먹으러 스톡홀름으로 갔다,


넓은 식당에 의외로 아침 먹는 투숙객들이 많다. 어제 친절하게 영어로 말을 걸던 아줌마도 우리 뒤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사람들이 안 보는 거 같아도 힐끗힐끗 서로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젠 방을 보고는 숙박비가 아깝더니 아침 식단을 보니 숙박비가 참 싼거였다.


팬케익에 메이플시럽같은 꿀을 발라 먹으려고 여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런게 왜 필요하냐는 듯한 표정이다. 

내가 착각했다. 이건 팬케익이 아니라 러시아 블린이다.


죽같이 생긴 이 오트밀은 따뜻하고 달달해 중독성이 있었다,


음식이 다 맛있다.




뭐 더 갖다줄까 ?


오늘 장거리를 뛰어야 하니까 든든하게 먹고 나왔다,


과식했나 배가 살살 아프다.

뻣뻣한 수건에 귓볼은 어느새 헐어있고, 면도기로 베인 턱 주변과 모스크바에서 찍힌 정갱이, 수즈달에서 다친 손바닥등... 여행 며칠만에 온 몸이 다 상처투성이다. 약을 원래 안 바르는데 현주가 하도 성화를 해서 연고를 찍어 발랐다.


상한 우유와 아무도 안 먹는 꿀맥주를 방에 버리고 11시에 나왔다.

프런트에 드라이기 반납.


어제 비 맞으며 걷느라 웬수같던 길이 오늘 아침은 산책하고 싶을 정도로 싱그럽다


차에 짐을 다 실어놓고 다시 와서 소프리노 공원을 즐겨본다




수령이 꽤 되어 보이는 자작나무 숲.  맑은 공기









현주가 영국여행때부터 정이 들은 신발을 내려다보며 불연듯 ' 이 신발과 인연이 끊어질 거 같다 ' 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어제 헤맸던 두번째 건물


여직원을 황당하게 만들었던 첫번째 건물


공원내 성당




잘 쉬고 소프리노를 떠난다


며칠전 여수팀과 이 고속도로를 지날땐 못 봤는데 과속단속 카메라가 있어서 흠짓했다


가다가 아이스크림 사먹던 슈퍼도 지나고





이번엔 호수로 안 빠지고 삐리슬라블 잘레스끼 시내로 진입한다








똑같은 모양과 색이 하나도 없는 러시아 성당의 양파돔들,,,






경사진 풀밭에 공동묘지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이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러시아를 왜 샤갈은 ' 러시아엔 색채가 없다' 고 말했을까 ?

※ 샤갈은 러시아 서부의 작은 도시 비테프스키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미술> Konstantin fyodorovich Yuon - spring sunn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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