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4. 14:00ㆍJapan 2017
조 앞에 물류트럭때문에 막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트럭도 조금씩 기어가는 걸 보니 이 줄 모두가 백화점 들어가는 차들이었다
슬슬 내 인상이 굳어지자 현주가 사진을 찍어 놀렸다
느리게 흘러가는
날들을 본다
안경을 쓰고 -단 다이기-
백화점 앞에 대기중인 택시들
건물 뒤 흡연구역
점심시간이라 검은 양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몰려 다닌다
주변 주차장 안내판이 서 있다
나중에 안 건데 류보백화점 지하주차장 정체는 아주 악명이 높았다
여기도 검은 양복 직장인들.
모퉁이를 돌아 조금씩 기어간 게 30분이 넘어가고 있다. 그 시간이면 걸어서 30번은 왔다갔다 할 수 있겠다,
좁은 땅에 컴팩트하게 올린 고층 건물들.
차 한대 빠지면 한대 들여 보내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입구에 주차 할아버지가 " 지하 2층으로 내려가세요 " 한다
내려가서 차창에 장애인주차판을 보여주자 엘리베이터랑 가까운 곳에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여긴 주차안내원들이 모두 노인분들이다
층별 안내도를 보고 바로 8층으로 올라갔다
여자들의 오키나와 필수 코스라는 FRANC FRANC이 8층에 있다
푸들 3마리
가 이니고 여자 셋
오키나와 여행중 젤 신난 이씨 가문 여자들
무엇인가 잡은 표정으로 아이가 덤불에서 나왔다 -오자키 호사아-
가득한 수면위에
개구리의 눈 -도미야스 후세이-
난 여직원의 눈치속에서도 굳굳하게 안마 의자를 옮겨가며 앉아 있다가 더 이상 전원을 안 넣어주는 대우를 받게 되는 지경에 이르자... 같은 층에 있는 無印良品을 찾아갔다
여러 상품군이 있었는데 문구코너에서 대박 발견,
새련된 무광 알미늄 만년필이 1,100 엔 가격표를 달고 한편에 다소곳하게 꽂혀 있었다
물욕이 거의 사라져 쇼핑이 귀찮은 중년사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외국회사 걸 주저없이 그것도 두개나 샀다는 건 살 날이 며칠 안 남았든지 제품이 탁월하다는 것. 욕심 같아선 거기 있는 만년필 열 몇개를 다 뽑아오고 싶었다
전자계산기도 있고 줄자도 있고 주방용품도 있는데 안으로 더 들어가자 무인양품에서 식품도 팔고 있었다. 롤케익도 주워 담았다.
모든 제품에서 무인양품만의 일관된 디자인이 있다, No brand 라지만 그 자체가 거대한 브랜드가 돼 버린 느낌이다.
그것도 좋고
이것도 좋아지는
늘그막의 봄 -이와타 료토-
계산대에서 물어보고 7층에도 있는 문구코너로 내려왔다
이미 파놓은 도장들.
도장은 자기만의 고유증명인데 이렇게 기성품을 써도 분별력이 있을까 ?
태어나 이렇게 많은 고급 만년필을 보긴 첨이다.
그러다 또 눈이 휘둥그레지는 대박 아이템 발견, 잉크다
'물방울색' 을 뜻하는 PILOT사의 Iroshizuku 잉크를 보고 홀딱 반해 버렸다,
펠리칸, 파카, 라미등 유명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영,미 잉크병을 들고 저울질하다 비싸더라도 고급스런 디자인에 반해 일제를 골랐다
내가 문구코너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돌고 또 돌자 여자들이 지청구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네들은 더 많은 시간을 기다리게 해 놓고 ...
때리지 말라
파리가 손 비비고
발을 비빈다 -고바야시 잇사-
통이 작은 (검소한) 짱이도 실컷 구경만 하고 정작 집어든 건 지우개,
이제 대학생 됐다고 필기구 욕심이 많이 없어졌다
흰 모란이라
말할지라도
분홍색 어렴풋 -다카하마 교시-
점심을 먹으러 다른 층을 패스하고 지하 1층까지 바로 내려왔다.
나무 아래는
국이고 반찬이고
온통 벚꽃잎 -마쓰오 바쇼-
배도 고프고 첨 보는 음식들은 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 ... 자리찾아 삼만리를 하고 있다. 탁한 공기와 어수선한 코너들로 급피곤이 몰려왔다. 고급식당들은 네명이 앉을 자리가 있겠지 싶어 갔는데 대조적으로 여긴 분위기가 너무 무거웠다. 이럴때 가이드로써, 가장으로써 나의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다.
각/자/도/생
빈자리가 두개 남은 광동식 음식코너에 쓰러지듯 앉았다. 내 것은 현주가 알아서 주문해 주고...
냉수를 연거푸 몇잔 들이키니 정신이 좀 돌아왔다
현주가 날 위해 고른 음식은 싱가포르 치킨라이스. 비쥬얼에 비해 맛있어서 현주에게 먹어보랬더니 허연 고기를 보고 감히 젖가락을 못 댔다,
현주가 고른 스프종류,
한 숟갈 먹어 보니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데 현주는 맛있다고 다 먹었다
좌우에 식사하는 사람들이 홍차 같은걸 마시길래 눈치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서빙 아줌마를 불렀는데 계속 주문실패,
나중에 간신히 눈이 마주쳤다. 따뜻한 차를 달라고 했더니 우리도 이렇게 내 주었다. 물론 무료.
다기 주전자 하나가 푸드코트 격을 높여주고 있다.
두딸은 부모의 버림을 받고 인파속으로 사라져 돈가스 샌드위치와 붕어빵등으로 목숨을 연명했다
애들이 엄마아빠 먹어보라고 고스란히 남겨왔다.
붕어빵은 비쥬얼에 비해 맛은 평범
다시 전투의지가 충전된 여자들이 날 어디다 맡겨 놓기 위해 구석으로 끌고 갔다
여긴 와플코너.
은재 짱이는 전시된 와플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여리게 생긴 두 여직원은 부동자세로 서서 미소를 숨기려 노력하며 우리 애들을 보고 있다.
그 옆에 커피코너.
커피 한잔 주문해 주고 날 통로 의자에 앉혀 놓고 언제 온다는 기약도 없이...여자들은 윗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난 말없이 탁자위에 짐들 사진만 찍고 있다
짱이 지우개
한참만에 아가씨가 커피를 놓고 갔다.
이건 걸레 빤 맛 정도는 아닌데 행주 짠 맛. 백화점 커피전문점도 내 취향 아님
KEY COFFEE 브랜드는 얼핏 봐도 커피관련 제품군이 다양했다. 사람들도 수시로 오갔다
손님이 뜸해지자 앳띤 여직원이 자발적으로 통로에 나와 시음을 권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꺾지 마시오
하곤 꺾어서 주네
뜰에 핀 매화 -단 다이기-
아까 산 만년필과 잉크를 애지중지 열어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무인양품', 영어로는 'MUJI' 라고 하는 이 회사는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걸로 유명한데 식품과 원예 심지어 호텔영역까지 그 사세를 넓히고 있었다. 일본회사는 왠만하면 칭찬 안하는데 무인양품은 나도 홀딱 반해 버렸다,
<무인양품 홈페이지>
<클릭하면 확대됨>
3시가 넘어가자 짱이가 먼저 두손들고 내려와 내 앞에 앉아 졸고 있다
국화가 나른하다고 말했다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가와히가시 해키고토-
오키나와 와서 기모노 입은 여자를 첨 봤다, 일본여성 특유의 잰걸음을 치는 이유를 알았다. 치마폭이 아주 좁았다
중국의 전족이나 일본의 기모노가 혹시 여자들 도망 가지 못하게 하는 방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씩 계속
눈 속으로 사라지는
눈 구경 -고미 가쓰리-
짱이를 차안에서 쉬게 하려고 주차장에 먼저 내려왔다
잠시후 현주랑 은재는 Tax refund 까지 깔끔하게 다 받아 주차장에 우리차를 무사히 찾아왔다
2시간 무료주차 나머지는 요금 400 엔 지불하고 류보에 들어온지 4시간만에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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