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고우리 섬에서 바다를 보면

2018. 1. 1. 09:30Japan 2017



 

추워서 잘 수 없다

잠들지 않으면

더욱 춥다                      -가가미 시코-

 

난 잠자리가 바뀌고 침대가 불편해 억지로 눈이 떠졌는데, 현주는 어젯밤 결심대로 역시 아침 늦게까지 안 일어난다.


밤새 히터를 틀고 잤는데 아침에 속옷바람으로 발코니로 나가보니 추운 정도는 아니고 ...Cool 하다.

새가슴을 펼치며 맑은 공기를 심호흡했다





8시쯤 현주가 애들방으로 가보니 둘다 그 시간까지 자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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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를 넘겨서야 아침을 먹으러 1층으로 내려왔다. 애들은 둘다 슬리퍼


프런트옆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음식점이 호텔 조식장소라는데 이 부에나비스타나키진이란 호텔은 알아갈수록 가관이다.




선술집 같은 내부, 가려진 칸막이 너머에선 한국말도 들리고 중국말도 울리고


우리가 멀뚱하게 서 있자, 주방에서 튀어나와 그릇을 정리하던 뚱뚱한 여자가 아무대나 앉으라고 손을 한번 저었다.

지저분한 인테리어.

낚였다는 건 진작 알았지만 그물 아래 앉으니 비로소 실감난다


어부의 집에

건어물 냄새 나는

무더위                                      -마사오카 시키-




호텔 조식당에서 거의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9첩 쟁반.

음식물이 섞이지 않는 장점은 인정하는데 플라스틱이라 확실히 도자기 접시보다는 격은 떨어진다. 군대 배급도 아니고...꼭 정량만큼 빈칸없이 골고루 다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날 불편하게 만든다


망년회, 신년회를 같이 하면 망신이구나.


의외였던건 이 음료수 머신.

쥬스에 우롱차에 진저애일에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 환타까지 무제한으루다가 마구마구 갖다 먹을 수 있었다

무가당은 들어봤어도 무과즙(無果汁)이라고 굳이 써 놓는 저의는 뭘까 ?





밥순이 짱이가 먹을 게 좀 있어 다행이다

얼굴이 다 일어났었는데 어젯밤 언니가 수분크림 발라줘서 건조한 것이 좀 진정되었다


은재가 아빠를 위해 초록색 환타를 한잔 더 갖다 주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먹을 만했는데 다소 짜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하이라이스 소스를 여기서 맛본다





밥 먹고 나와 난 로비에서 수족관 구경



내가 얼굴을 들이대면 물고기들이 노골적으로 도망 다녀서



밖으로 나왔다.

미세먼지,황사등으로 공기가 안 좋으면 담배를 안 피는데 여긴 공기가 너무 좋아 하나 꺼내 피고




현주 먼저 내려왔다가


 애들 데리러 다시 올라감



내 전 생애가

나팔꽃만 같아라

오늘 아침은                              -아라카다 모리타케-




고우리 섬을 목적지로 찍고 어제 지나왔던 길을 다시 올라간다.

은재에게 운전 해볼거냐고 묻자

" 가급적 안하고 싶지,  너라면 하고 싶겠니 ? " 

감빵생활 해롱이 흉내를 내 차안에서 모두 웃음보가 터졌다, 은재가 분위기 메이커,


휘바람새는

왕 앞에 나와서도

같은 목소리                    -고바야시 잇사-



화창한 날씨에 십여분 시골길을 달리자 멀리 고우리섬과 대교가 보인다




바닷물빛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편 한적한 공터에 주차했다

















그 누구도 없는

온 하늘

자존의 가을                                -이다 다코쓰-



" 자 손 들어봐 "



백사장속에 산호초들이 좀 보였다. 여기도 옛날엔 필리핀 그 섬처럼 온 해변이 조개와 산호초로 덮였을텐데...

산호섬인 Verde island 여행기가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지하 굴다리를 건너오자 이쪽편엔 관광객들이 엄청 많았다. 

일본인들도 많이 왔는데 뚝위에서 일본엄마가 '~짱 ' 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서야 내가 짱이를 부를때 사람들이 처다보던 이유를 알았다. 여기선 ~짱 이란 말이 붙으면 ' ~야 " 라고 여자애를 다정스럽게 부르는 접미사였다. 


친구의 여름모자가 새것이네 바다에 갈까     -오자키 호사아-











장소가 장소인지라 연출사진을 주문했다



아예 작정하고 찍으려고 철퍼덕 앉아



제방위로 올라와 자세를 잡으라고 주문했더니 어색해 하면서도 아빠를 위해 마지못해 들어주는 식구들






그러더니 오기로 나를 찍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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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점프하랬더니 현주만 공중부양



Bye


그러더니 머리만 나오는 엽기사진찍으라고 자발적으로 저러고 있다




떠나는 기러기 떼

뒤처지는 한 마리

멀리 더 멀리                                 -찰스 딕슨-


여자들은 앞서가 풍물시장등을 돌아보고













오늘이라는

바로 이날 이 꽃의

따스함이여                                     -히로세 이젠-





나는 전망대에서 기다리다 먼저 주차장으로 돌아와 다음 장소를 검색했다




전망좋은 카페를 찾아간다는게 길을 잘못 들어 고우리섬을 한바퀴 일주했다.


재채기하다

눈에서 놓처 버린

종달새                                        -요코이 야유-




은재가 짱이 흉을 봤다

" 엄마엄마 짱이에게 한자를 물어봤는데 열 開는 아는데 閉를 모라는지 알아 ?  닫을 꽝 이래 "

" 한자급수까지 딴 애가 그걸 모른다니 ? " 현주가 나무라자 " 너무 일찍 배워 다 잊어 먹었다고 !! " 짱이가 변명했다.

현주가 은재에게 물었다

" 넌 무슨 글잔줄 아니 ? "

" 닫을 문 아냐 ? "




한국에서 로드뷰로 보았던 기억을 더듬어 외딴 산길로 올라가자 찾던 카페를 발견.

여기도 휴일이었다. 이젠 모 화도 안난다.


이 카페는 전망이 좋기로 유명하다. 

차 세워놓고 주인도 없는 앞마당을 우리가 독차지해 놀고 있다







어젯밤 언니에게 주도를 확실히 배웠는지 군말없이 언니 사진을 찍어주는 짱이  



짱이가 무섭다고 평상끝까지 조심조심 걸어간다 

















폴라로이드로 가족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열심인 은재



절경도 잠깐이고 이젠 햇살이 뜨겁다





차 한대가 들어오길래 주인인줄 알았는데 중국인 커플.

자리 비켜주고 일어났다.


다른 카페가서 차 마시자고 해서 오다 본 곳을 찾아 갔는데 사람이 꽉 찼다,.

은재가 웨이팅을 걸려고 하자 '식사를 해야 안에서 드실수 있고 마실 것만은 테이크 아웃하라' 고 해서 두말 않고 떠났다 



불타 버렸네

그렇긴 하나 꽃은

이미 진 다음                           -다지바나 호쿠시- (1차화재후)


불타 버렸네

그렇긴 하나 꽃은

아직 피기 전                           -가가미 시코- (2차화재후 답시)


섬입구에 있던 블루씰 아이스크림집으로 갔다

유니폼 없이 사복을 입은 남녀 직원이 하나도 안 행복한 표정으로 아이스크림을 내준다




옥상에 벤치가 있어 올라갔다






은재가 베이니모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먹어보라는데 핥아서 녹아 내리고 이빨자국까지 있어 아무도 안 먹고 싶어 했다




바람 묵직하고

사람 달콤해지는

봄날은 가네                               -가토 교타이-


내껀 3천원이나 주고 샀는데 딱 한국의 캔디바 맛.


베스킨 라빈슨은 다 먹고 나면 좀 느끼한 맛이 남는데 블루씰은 깔끔하다고 품평을 했다.


짱이가 찬 것먹고 춥다고 해서 감기걸릴까봐 모두 내려왔다



고우리 섬을 떠나며.

오키나와 북부에선 필수관광코스라는데 바닷물색 말고는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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