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Utrecht university library

2016. 7. 28. 12:00Netherlands 2016




로테르담에서 위크레흐트(Utrecht)까지는 고속도로가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어 밍밍하다.




한적한 교외 레스토랑에 앉아 근사한 점심을 먹는 상상을 하며 국도로 빠졌다.

그러나 그런 식당은 전혀 없고 목적지 방향과 더 벌어지기만 해서 포기하고 네비를 들여다 봤다. 다시 고속도로 복귀.


귀여운 토끼 미피(Miffy)가 여기서 탄생했다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크레흐트는 크고 현대적인 도시였다.




고속도로에서 출구를 놓치는 바람에 몇 km를 빙돌아 대학교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조용하던 현주는 그 사이 고개를 떨군 채 잠이 들어 버렸다. 좀 더 자라고 캠퍼스 한구석에 조용히 차를 세웠다. 위크레흐트 대학은 건물들도 멋있고, 도서관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해서 어렵게 찾아왔는데 결정적으로 어느 건물이 도서관인지 알 수가 없다. 도움이라도 될까 하고 가이드북을 펼쳤는데 여기는 새 campus였고 시내에 대학이 또 있는게 아닌가. 역시 대학도시답다.혼란만 가중됐다



 

단기간 REM수면에 빠졌던 현주가 금방 깨고, 때맞춰 경비들이 한쪽에 모여 들었다. 방학이라 한산한 교정에 학생들이 간간히 지나다닌다. 만만해 보이는 한 남학생을 찍어 불러 세웠다.

여기 도서관이 어디예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던데

경계가 풀어진 학생이 웃는 얼굴로 건물 뒤를 손짓하며 알려 주었다.

우리도 들어갈 수 있어요 ? ”

우리를 뭘로 보는지 힘있게 엑센트를 넣어 말했다.

“ Sure ! "


모던한 학교건물 사이로 초식동물의 분변냄새가 섞인 바람이 불어왔다. 학교 바로 옆 들판에 양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었다. 케임브리지 교정에 풀어 놓은 소처럼, 여기도 농대가 있던지 연세우유, 건국우유처럼 낙농업도 겸하는지는 확인 못했다.


도서관일 것 같은 건물에 도착했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여자가 지나가길래, 차창문을 열어주며 현주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 이즈 히어 라이브러리 ? " 

영어교육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현주입에서 밋밋한 한국말이 흘러나왔다. 그 여자가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현주가 재차 물어봤지만 내가 들어봐도 이건 영어도 한국어도 아닌 어정쩡한 언어였다. 여자가 " I don't know " 유창한 영어로 한마디 던져놓고 무심하게 가 버렸다,


도서관 건물뒤로 주차빌딩이 붙어 있었다. 다른 문은 다 닫혀있고 맨 끝 문만 빠꼼이 열려 있기에 일단 그 안으로 차를 밀어 넣었다. 그런데 들어가보니 위층에서 내려오는 차들의 출구였다. 역주행해 들어온 것이다. 그 좁은 곳에서 전,후진을 반복하며 간신히 장애인주차구역에 차를 대긴 했는데 이젠 나갈 걱정이 태산이다. 현주가 우리 뒤에 누가 있다고 한다.


잠시 후 젊은 남자가 자전거를 만지작거리며 나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가는 곳이 어디냐, 주차표가 없다 마구잡이로 물었더니 날 데리고 밖으로 나가, 발권기 뒤 판넬을 뜯어 표를 하나 꺼내 주었다. 놀라워서 학생이냐 ? ” 물었더니 “ Worker ” 라고 간단히 자신의 위치를 설명했다. 방금전 내가 쌩쑈를 하는걸 다 봤을텐데 직원이면서 아무 참견도 안한게 신기할 따름이다.

워커청년은 가끔 영어가 딸릴때는 자기의 삼성폰을 꺼내 번역기를 돌리며 내 질문공세를 다 받아 주었다.





주차빌딩을 나와 도서관 건물을 빙 돌아 입구쪽으로 향했다.




1층 바깥쪽에EAT OUT란 카페가 보여 들어갔다. 학생들을 배려해 가격이 참 저렴했다. 혼자 일하는 여직원에게 샌드위치 종류를 묻자 진열장 뒤에서 설명하다 기억이 안 나는지 앞으로 나와 푯말을 보며 알려줄 정도로 친절했다. 생수와 샌드위치, 커피 등을 샀는데도 5 로 충분했다. 도서관앞 그늘아래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카페 옆엔 문방구와 피자집인데 86일까지 휴가 간다고 문을 닫았고, 뒤쪽 건물엔 문앞에 핑크악어가 묶여 있는 SPAR 슈퍼마켓까지 있어서 학생들이 저렴하게 생필품을 구매 할 수 있었다.



49-Utrecht university library (도서관)




현주가 샌드위치를 먹다가 소스가 이상하다고 나에게 먹으라고 줬다. 나 먹이려고 거짓말 한거 같아 살짝 화를 냈다. 먹어보니 진짜 소스가 이상하겐 했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자전거를 타고 넓은 교정을 누비는 모습에서 활기찬 대학생활이 엿보였다.


이제 본격적인 도서관탐방을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방해 안되게 조용히 둘러보는데 정작 내가 생각하고 온 도서관이 아니였다. 이 도서관도 물론 답사대상에 있긴 했지만 조금 실망했다.











대충 보고 나오다 도서관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그 Worker 청년과 또 마주쳤다. 반갑게 인사하고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차를 뺄때도 또 한번 쌩쑈를 했다. 차를 타고 노선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 빙 돌아 출구로 내려왔다. 기계에 주차권을 밀어 넣자 뜻 모를 문장만 나오고 차단기가 열리지 않았다. 차를 빼 옆 칸으로 가도 마찬가지다. 그때 한 중년여인이 내려와 자연스럽게 열고 나가길래 얼른 도움을 요청했다. ‘ 어딘가로 나가서 주차요금을 정산하고 와야 열린다 고 알려 주었다. 우리가 난감해 하자 뭔 동전 같은 걸 잠깐 빌려 주었다. 표 넣는 곳에 살짝 대자 차단기가 활짝 열렸다. 그렇게 또 한번 구사일생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캠퍼스를 나오며 현주가 ‘ 교순가봐, 우리도 나이 들면 남들을 도와줄 수 있는 저런 인품을 갖추자 고 중년여인을 칭찬했다.

위크레흐트는 도서관보다 사람들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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