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7. 14:00ㆍNetherlands 2016
렌터카가 네비의 명령에 따라 번잡한 고속도로에서 한적한 시골길로 내려 왔을때가 막 국경을 넘어 벨기에서 네덜란드로 들어오고 순간이었다.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이 있는 홀란트(Holland), 북쪽의 프리슬란트(Friesland), 동쪽의 헬데를란트(Gelderland) 그리고 지금 막 발을 들여놓은 남쪽의 제일란트(Zeeland)로 구성되어 있다. 홀란트는 네덜란드의 별칭인 홀랜드가 되었고 제일란트는 뉴질랜드의 어원이 되었다, 뉴욕의 브루클린, 할렘, 롱아일랜드, 플리싱언, 코니 아일랜드 등도 다 네덜란드 지명에서 유래된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고 강대국이었다.
핸들에 매달려 몸을 흔들며 “ 영국은 시골 곳곳에도 음식점이 많고 푸짐했는데 이 나라는 그런게 부족한 거 같아” 했더니 현주가 “ 여기 레스토랑 괜찮은 건 다 자전거 길에 있을걸 ? ” 하고 받아졌다.
조그만 마을 삼거리를 지나가다 야외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아 있는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주차장도 넓고 해서 고민없이 들어갔다. 인도 옆에 자전거 수십대가 세워져 있는걸 보니 현주 말이 맞았다.
옆마당에 주차후 빙돌아 입구를 찾아간다.
외관으로는 식당이 아니라 무슨 동사무소인줄,,,
식당 안에는 손님들이 더 많았다. 누가 서양인들이 식사할때 조용하다 했는가 ?
긴 테이블엔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자전거족들이 떼로 모여 떠들고, 모슬렌(홍합탕)을 가운데 놓고 둘러 앉은 사람들, 아줌마 두명인 테이블. 데이트 커플 등 여기저기 분위기가 화기애애 왁자지껄 했다. 우리도 그들 틈에 끼어 앉아 ' 뭘 먹나 ? ' 남들 식탁 위를 컨닝했다.
고도비만인 웨이터 아가씨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주문을 받으러 왔다. 홍차를 물어보자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웬 나무상자를 들고 왔다. 그 안엔 티백이 종류별로 꽂혀 있었다. 순간 5년전 터키에서의 추억이 생각났다.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에 Seafood식당에 들어갔는데 내가 메뉴판에 적힌 물고기 이름을 몰라 헤매자 웨이터 아저씨가 주방에 들어가더니 잠시 후 쟁반에 날생선 몇 마리를 직접 담아와 보여주던 일 이후로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우리에게만 그런줄 알았는데 나중에 다른 데이블에 백인 커플들에게도 똑같이 나무상자를 가져와 열어 보였다.
커피가 2.4 €, 티는 2 € 가격들이 참 착하다.
서빙아가씨가 내 주문을 혼동해 왠 와인글라스에 노란 술 같은 걸 따라왔다. 커피 시켰다고 하니 미안하다며 다시 가져왔는데 그 표정과 제스처가 참 정이 가게 했다. 영국사람들이 ‘Honey, Lovely' 를 달고 사는 것처럼 네덜란드 사람들은 윙크로 웬만한 상황들을 다 무마해 버린다.
커피, 설탕, 잔까지 동일 브랜드
듀웨 에그버츠 (Douwe Egberts)는 1753년에 설립되어 250년 넘게 사세를 확장중인 네덜란드의 다국적 커피 브랜드
아가씨에게 영어메뉴판을 달라고 해서 주문하려니, 메인요리는 메니저 남자에게 주문하라고 한다
흔한 음식인 파스타와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잠시 후 나온 요리는 전혀 흔하지 않은 재료와 맛의 결정체였다.
현주가 주문한 salade de chef 12.75 €
내 카르보나라 10.5 €
바게트빵과 함께 먹으니 배가 터질 지경이다
창밖으론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수십명이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경로당에 누워 있을 나이의 분들이 모두 형광색 조끼를 차려입고 떼로 드라이빙을 즐기는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터졌다.
커피 한잔 더 시키고, 뜨거운 물 리필해 달라고 해 차를 우려 마셨다,
복도로 나와 사진을 찍고 있는데 화장실 가던 할아버지가 우리 카메라를 달래서 커플사진을 찍어 주었다.
날은 흐리고 바람이 불어 멜랑꼴리하지만 여기선 즐겁기만한 점심시간이다. 이런 곳은 자신있게 추천한다.
De Jonckheer : aanwas 17 JE Ossendrecht Netherlands
동네 노인들끼리 식사하고 나와 담소를 나누고 손 흔들며 인사하고 각자 차로, 자전거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삶의 여유가 느껴졌다.
배가 불러 한결 더 행복해진 우리도 다음 목적지를 찾아 출발했다.
길가 무인 가판대
동네 집들이 모두 크고 깨끗하고 정원이 잘 관리되어 있었다. 소득수준이 높아 보였다.
마을을 통과한 길은 들판을 지나 숲으로 이어졌다.
숲속에 들어가자 산들바람에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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