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THERLAND "

2010. 5. 26. 18:25독서

 

 

 

 

 

안사람 먼저 읽어보라고 권했다,

이틀정도 앞부분 조금 읽더니 이내 물린다. 책을 좋아하는 아내가 왠만하면 독파할텐데 ... 크리켓 전문용어들이 나오고 재미가 없다고 귀찮은듯 이유를 말한다.

 

' 세계에서 가장 바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사로잡은 소설 '

' 뉴욕타임즈선정 2008년 10대 소설 '

' 아마존 선정 2008년 최고의 책 '

' 2009년 팬포크너상 수상 '  등

 

화려한 수식어를 얼굴에 찍어놨다.  난 물론 3일에 걸쳐서 맨뒤의 '옮긴이의 글' 까지 다 읽었다. 오바마처럼 바쁘신 몸도 아닌데 못 읽었다면 게으르다 할까봐.  그러나 이 책은 그 흔한 클라이막스도 없고 똑 쏘는 재미도 없이 밋밋한 미소장국같은 맛이 350여 쪽이나 이어진다.  중간부분부터는 기분이 다운되고 억울하고 답답해지는데 다 읽고 난 지금까지도 그 감정이 오래간다.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처럼 해피엔딩하고 잠깐이나마 시원함을 느끼는 줄거리가 아니다. 이런 책이 미국에서 그렇게 호평을 받았다니 미국인들도 기호가 점점 깊이있어지긴 한가보다. 

왜 이책을 읽으며 기분이 나빠졌을까 ?  이민자들의 삶이였다. 이방인의 삶이고 마이너들의 이야기였다. 주인공 한스는 네델란드에서 자랐고 영국에서 공부했으며 증권회사 에널리스트로 명성까지 쌓은 사람이며 백인이기까지 하다. 우리생각엔 한스는 와스프(WASP)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서구사회의 메이저인거다. 그런 사람도 전근 가게 된 뉴욕에서 겉돌고 정붙이지 못하고 편입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뉴욕이 어떤 도시인가. 인종의 용광로란 미국에서도 가장 혼성비율이 높은 도시이다.당연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한스가 그 정도면 한국인의 생활모습은 안봐도 비디오다. 그래서 가슴이 답답하다.

미국사회의 폐쇄성과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조용히 보여주고 있다. 총쏘고 소리지르고 사회를 전복시키는 액션없이 지루할만큼 끈질기게 말하고 있다. 미국사회가 변하라는 욕심도 암시도 없이 도저히 함락되지 않는다고 두 손들고 항복 ! 영국으로 돌아간다. 미국인의 대다수는 이민자들이다. 그들의 뿌리를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이 히트한 것같다.

 

지은이 조지프 오닐도 책속의 주인공 한스와 아주 흡사한 삶을 살고있다. 아일랜드에서 영국 아빠와 터키인 엄마사이에 태어나 네델란드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영국에서 대학을 다녔다. 지금은 이 책에 나오는 호텔 '첼시'에서 세아들과 '보그'지의 수석편집자 샐리 싱어와 살고 있다. 크리켓 선수임은 당연하구

 

크리켓 경기 그리고 친구 척 램키순, 아내와의 별거, 뉴욕에서의 고단한 삶, 네델란드에서의 유년기등의 내용들이 베스킨 31 아이스크림처럼 섞여있고 녹아있다. 제 각각의 색깔을 잃지않고...요즘 책들이 이런 구성을 많이 따르는거 같다. 박현욱의 ' 아내가 결혼했다' 책에서도 축구와 아내의 사생활을 각각 전개시켜가는 형식을 취했는데 이 책도 크리켓 경기를 끝까지 물고 간다. 또한 전문적인 용어와 깊이있는 지식을 요구하는 단어가 자주 튀어 나와 매번 각주를 보게 된다. 보통의 서양인들도 잘 모를수 있는 지식들이라 현학적인 모습이 거슬린다. 그나마 아내와 다시 합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덮게 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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