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1. 15:00ㆍNetherlands 2016
네비에 목적지를 네덜란드로 찍었지만 어짜피 우리차는 다시 뒤셀도르프로 올라가고 있었다.
점심이나 먹고 가려고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국도로 접어 들었다.
그러나 독일 서부지역을 1시간 넘게 지나가는 동안 마을길은 공사중 곳곳이 폐쇄되고, 이상하게 중국식당만 3개째 보이니 허기고 뭐고 정내미가 뚝 떨어졌다. 유럽이라고, 독일이라고 다 이쁜건 아니였다. 이 지역은 중하류증 노동자들의 공업벨트 도시들인가보다.
다시 고속도로로 올라왔다.
무심히 지루한 아우토반을 달리는데 방음벽이 알록달록한 칼라로 바뀌고, 건물들이 좀 더 깔끔해진다 싶더니 어느새 네덜란드에 들어왔다. 강대국 독일인이 약소국 네덜란드인을 시샘하는 이유를 알거 같다.
국경도시인 Venlo의 변두리 Boekend 동네삼거리를 지나는데 창문에 예쁜 컵들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카페에 반해 차를 세웠다.
현주는 먹고 살겠다고
" 나 요거 ! "
주문을 받으러 온 아가씨에게 영어메뉴판 있냐고 물어보니 ‘네 !’ 대답만 하고 사라진 후 감감무소식이다.
우리가 눈치를 주자 매니저를 데리고 와 주문을 받아갔다.
잠시 후에, 야외테이블로 자리를 옮기겠다고 하는데도 좀 버벅댔다. 가만보니 직원들 대부분이 장애인이었다. 메니저 혼자만 비장애인이라 동분서주하며 일을 다 처리하고 있었고 두 아가씨와 두 청년은 음식을 나르고 빈 그릇을 치우는 단순한 일만 하고 있었다.
내가 직원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안되는걸 보고 뒷자리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통역을 해주었다. 그 아저씨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왔다 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Focaccia와 샐러드, 오늘의 스프(머스타드 스프)를 주문했다.
설마 했는데 진짜 겨자로 만든 스프였다. 맛은 있는데 많이 먹자 점점 속이...
현주가 음식을 너무 많이 시켰다고 지청구를 했다.
지루할 정도로 평온한 동네지만 자세히 보고 있음 재밌는 동네였다.
축 늘어진 네덜란드 깃봉끝에 가방이 걸려있고
자전거 타다 다쳐 우는 꼬맹이를 엄마가 들쳐 업고 뛰고
예쁜 아가씨가 집집마다 다니며 신문을 배달하고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 10여명이 카페에 몰려와 뭔 이야기들을 나누는 ... 소소한 일상들.
4시까지 쉬었다가 엉덩이 털고 일어났다
자전거를 즐기는 지역주민들
아인트호벤(Eindhoven)에 도착했을 땐 5시가 넘어 있었다. 시가지를 만나기도 전에 산업공단으로 불쑥 들어왔다. 아인트호벤은 유럽전자회사인 필립스의 도시다. 공장정문 앞에선 작업복 입은 남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거나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고 있다. 캐나다 Trail에서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남아서 여행중 맞닥뜨리는 공업도시는 날 항상 불안하게 한다.
경찰이 주차된 차량들을 돌아다니며 단속을 하고 있다,
23-Van Abbe museum (미술관) bilderdijklaan 10. 5611 NH Eindhoven
시내 이슬람사원을 지나 판압베 미술관에 왔는데.
너무 늦어 문이 닫혀 있었다. 도시를 빨리 벗어날 핑계가 생겨 오히려 더 홀가분해졌다
작은 저수지에 두꺼비처럼 엎어져 있는 미술관 건물만 몇장 찍고 돌아오는데
어디선가 지린내가 솔솔 풍겨왔다.
진앙지는 야외소변기였다. Macho의 도시답게 남자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맘껏 오줌을 갈길 수 있었다.
우리동네 후배 박지성을 유럽에서 처음 받아주고, 또 마지막 선수생활을 여기서 마친 곳이니 나도 애정을 가져야 하는데 아인트호벤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도 시내 공원은 참 부럽다
'Netherlands 2016'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 Baarle-Nassau & Baarle-Hertog (0) | 2016.07.22 |
---|---|
22> Anne & Marita (0) | 2016.07.21 |
15> Kroller-Muller (0) | 2016.07.19 |
14> Arnhem Centraal (0) | 2016.07.19 |
13> Hazegrietje (0) | 2016.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