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1. 09:00ㆍGermany 2016
오전 3시
시원한 밤바람을 기대하고 열어 놓은 창문으로 후끈한 열기와 거리소음만 들어왔다. 더워서 잠도 달아나고, 외국 나오면 잘 안 열어보는 e-mail을 확인해 보았다. 그런데 영문메일중에 며칠전 묵었던 호르닝은의 Mercure 호텔에서 보낸 게 있었다. 뭔일인가 열어보니 '...fast check out... fixed room charge... send twice e-mail.. Quick answer ' 뭐 그런 단어가 보이고 첨부화일까지 있었다. 순간, 누전으로 방을 바꾼 기억이 났다. 방 두개의 숙박비나 손해배상을 내 신용카드에서 빼가겠으니 빨리 연락달라는 건가 ? 예전 비엔나에서 비슷한 일로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라 황당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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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으러 1층 식당으로 내려왔다.
익숙한듯 크루아상 가운데를 갈라 샐러드를 채우고, 짠 소시지는 계란찜과 같이 먹고 있는데 현주가 로또라도 당첨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 여기 차가 로네펠트(Ronnefeldt)야, 어젠 왜 몰랐지 ? ”
호텔에서 이런 고급 브랜드 차를 아침상에 갖다 놓은 걸 보니, 낚인 투숙객들에게 미안하긴 했나보다. 차 좋아하는 현주가 독일에 와서 이 차를 못 사고 간다고 서운해 했었다. 현주 눈짓을 따라 티백 세 개를 주머니에 살포시 밀어 넣고 서빙하는 직원을 불러 물었다
“ 이 차를 어디서 살 수 있냐 ? ”
의외로 이 남자직원이 차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 다른 곳엔 없고 시내에 딱 한군데 Carsch haus 에서만 판다 " 고 지도를 가져와 표시까지 해 주었다.
호텔 체크아웃하며, 어제 마신 차값은 동전으로,,,
호텔을 나와 바로 시내 번화가로 들어갔다.
오전이라 주차 할 곳은 있었는데 불안해서 나는 차에 앉아 사탕을 먹으며 기다리고 현주 혼자 보냈다.
르네펠트 사에 70 € 쾌척
걱정하는 내 맘도 몰라주고 한참만에 환한 얼굴로 돌아오는 현주를 보니 성공했나보다. 차 파는 직원이 친절하다는 둥, 일본인이냐고 물었다는 둥, 앞사람이 사는 걸 보고 차를 덜어 샀다는 둥... 뒤셀도르프를 떠나는 내내 수다가 계속됐다.
현주는 쇼핑백 안에 차만 보이고 난 도로에 차만 보인다.
네덜란드를 향해 서쪽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퀼른(Koln)이 생각났다. 현주도 좋다고 해서 달리는 차안에서 네비를 찍으며 우아하게 남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수십분만에 퀼른에 도착. 첫 신호등 앞에 섰을 때다. 횡단보도에 서 있던 꽃미남 청년이 길을 건너는가 싶더니 갑자기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고 길 한가운데서 팽이를 돌리는 묘기를 부렸다.
신기해 한참 보고 있으니 다 끝났다고 차마다 돌아다니며 돈을 걷었다. 그런데 우리를 보더니 그냥 패스하고 뒷차로 가는 것이 아닌가. 돈 굳었다고 좋아해야 할지, 인종차별 하냐고 불러서 돈을 쥐어줘야 할지 순간 어리둥절했다.
퀼른이 중세도시란 이미지와 달리 시내엔 초고층빌딩과 조형미가 돋보이는 철재 다리가 놓여 있었다.
네비에선 대성당에 거의 다 왔다고 하는데 성당이 건물에 가려 숨었다 나타나고...
퀼른대성당을 못 찾아 강을 건넜다 다시 오고... 오기가 생겼다,
성당 가까이 도착했다.
다행히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 대고 광장을 향해 걸어간다
역시 수많은 인파
신기한 개. 거만한 개주인
어젯밤 화재로 불에 그을린듯한 대성당
모 별로 멋지지도 않구만...
현주만 성당내부 구경
난 퀼른대성당을 숙제하듯 보았고 중국인 신혼부부가 데려온 개가 엄청 짖어대던 기억 밖에 없는데 현주는 외진(?) 곳만 다니다가 가끔 이렇게 관광객들이 몰리는 유명관광지를 한번씩 들려주는 것도 좋았다고 한다.
이제 개운하게 독일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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