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9. 21:00ㆍGermany 2016
올가가 알려준 정보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워 네이메헌(Nijmegen)에 있는 팔크호프미술관(museum het valkhof)을 네비에 찍었다. 남쪽으로 30km
공원을 나와, 반 고흐가 죽어서도 먹여 살리는 작은 동네를 지나 말을 싣고 가는 트럭 뒤를 졸졸 따라간다.
아른햄과 네이메헌은 쭉 뻗은 고속화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네이메헌 도시 입구부터 정말 인산인해였다. 끝이 보이지 않게 먼 강뚝길로부터 대교를 건너 시내쪽으로 인간띠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 고장에선 매해 7월 셋째주에 Vierdaagse Afstandmarsen (Four days marches)라는 행사가 열린다. 세계 최초의 걷기대회인데 올해가 마침 역사적인 100회째다. 98회에는 4일간 20만명이 참여했으니 이번 행사는 세어 본들 뭐하리 !
땡볕에 지처 가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은근히 경쟁을 부추기는 각 나라 국기들, 경찰차, 구급차, 생수차에 ...
그늘진 언덕마다 앉아 쉬는 사람들로 빼곡했고, 차량통행이 완전 금지된 미술관쪽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번 답사목록 중 못 본 유일한 곳이다. 바로 근처까지 가 놓고도...
팔크호프 미술관을 깨끗이 포기하고 정신없는 시가지를 빠져나와 일단 근처 주유소 앞에 차를 세웠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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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메헌을 빠져 나와 남쪽으로 강을 건너자마자 순간적으로 모든 게 달라졌다.
도로표지판이 노란색으로 바뀌고, 들판에 사일리지는 직육면체더니 국도변에 사고난 차가 처박혀 있고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뒷차가 빵빵거렸다
우라질 ! 이건 고속도로가 아니라 레이싱 트랙이다. 아우토반, 독일에 들어왔다.
1차선은 벤츠, BMW, 아우디가 시속 150km 이상으로 휩쓸고 다녀 내 C3 에게는 깜빡이 킬 기회도 안 줬다.
조신하게 정속주행 하다보니 나를 앞질렀던 차들이 다 뻘쭘하게 기어가고 있었다. 퇴근길 정체구간 시작
마침 기름도 떨어져 처음으로 주유소에 들렸는데 기름값이 ℓ당 1.339 € (1,700원) 한국보다 훨 비쌌다.
60.01 € 어치 넣고 동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주고 나왔다
현주가 더운 차 안에서 힘들어 한다.
독일 뒤셀도르프에 들어왔다
달라진 신호체계에 당황해하며 예약한 Hotel SAVOY 에 도착했다
주차를 물어보니 프런트 남자직원이 담배냄새를 풀풀 풍기며 말했다.
" 전 차가 없어 잘 모르겠는데 길가엔 유료주차고 호텔내 주차하려면 19 €를 내야 됩니다 "
방에 와보니 에어컨은 고장, 열어놓은 창문으로 파리가 들어와 선회를 하고 있고, 커튼은 낡아 헤지고 ...Savoy 라는 이름과 사진빨에 완전 속았다.
그나마 욕실은 괜찮았다, 현주 빨래하고 씻고 나온 후 피곤해도 밥 먹으러 외출준비를 했다,
룸서비스 전화를 해도 안 받더니 복도에서 프런트 직원을 만났다
“ 내방 에어컨이 고장났다 ”
“ 압니다. 내일 수리기사 와요 ”
“ 모든 방이 그러냐 ? ”
“ 네. 선풍기라도 줄까요 ? ”
“ 됐다. 있다 ”
Heavy smoker 직원에게 맛집을 물어봤더니 길건너 레스토랑을 추천해 주었다
거리에 쇼윈도우
잠깐 걸어 Schumacher 레스토랑 도착
내부는 안으로 깊고 고색창연했다. 서양인 단체도 보이고 한국남자 셋, 동양인등 손님들도 다양했다.
리처드 기어 닮은 남자직원에게 고민없이 학센을 주문하고 설래이는 맘으로 기다린다.
맥주와 물 주문
드디어 독일의 전통요리 학센이 나왔다. 그런데...
삶은 족발을 다시 튀킨 탓에 칼로 안 썰릴 정도로 겉이 질겼다.
필리핀 사방비치의 레촌(Lechon)은 껍데기가 부각처럼 딱딱하고 속살은 기름기가 다 빠져 퍽퍽했다.
스페인 깜뽀 데 크립타나에서 먹은 꼬치닐로(Cochinillo)는 삶아서 흐물거리고 살색이 그대로라 해부학 실습하는 것처럼 혐오스러웠다.
체코 체스키 크롬로프의 콜레뇨(Koleno) 맛은 좋은데 왜 도가니에 꼭 칼을 박아 오는지, 그걸 보면 내 무릎이 다 아리다.
전 세계의 유명하다는 돼지족발 요리를 거의 다 먹어봤지만 객관적으로 한국족발이 맛과 비쥬얼에서 월등했다.
순위를 매기면, 족발>콜레뇨>학센>레촌>꼬치닐로 순.
현주가 주문한 페타(Feta)치즈 샐러드는 너무 짜서 조금 먹다 다 남겼다.
입가심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며 리처드 기어에게 짜다고 했더니 ' 페타치즈가 원래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켜 그렇다 ' 고 미안해 했다.
덩치 큰 흑인남자가 계산대에서 레스토랑 직원들과 말다툼을 하고 있다. 사정은 모르겠지만 독일 직원 셋이 흑인 남자 한명을 감당 못하고 쩔쩔 매고 있다.
총 36 € 나왔는데 40 € 줬더니 현주가 팁을 많이 줬다고 핀잔했다
입맛만 버린채 식당을 나왔다.
그제서야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한자간판을 단 식당, 세탁방 앞엔 중국인이 의자를 내놓고 앉아 있다. 한글로 포장마차라고 써 있는 선술집까지... 독일에서 뒤셀도르프는 일본인이 많은 도시란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는 더 심했다.
다시 오고 싶지 않은 도시.
차에서 생수 가져와 창문 다 열고 선풍기 틀고, 빨래 주물러 널고 찬물에 샤워하고 알몸으로 나왔더니 맞은편 건물에서 우리 방 안이 고스란히 보였다.
밤에 자다가 더워 깼다.
창문을 활짝 열고 다시 잠을 청한다. 은재가 안부 카톡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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