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부자들 "

2014. 9. 25. 16:06독서

 

 

 

 

 

 

' 나답게, 폼나게 살아온 열 두 조르바를 만나다 ' 라는 부제가 붙은 책, 한국인 12명의 인생철학을 담아냈다.

12명의 각자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저자 이야기를 살짝 해야겠다

나는 인터뷰어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인터뷰집이라는 것도, 인터뷰어가 그리 큰 파워를 갖고 있다는 것도 첨 알았다.

스타 뒤에 소속사 있듯, 우리가 모르는 거대 B to B 기업이 있듯, 유명인사를 펜하나로 죽이고 살릴 수 있는 갑중의 갑이 저자 같은 이런 사람들이었다

 

 

45세에 늦깍이로 가수에 데뷔해 올해 20년째를 맞는 장사익. 히트곡 한두개로 지금까지 우찌 밥은 먹고 사나 궁금했는데 외국 대사관등에 초청되어 애국가도 부르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도 하고 해외공연도 다니며 아주 잘 살고 있더라능. 언제까지 노래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 요즘은 모두 아흔까지 살아유 " 구수한 사투리로 대답 했다는 그는 충남 광천 촌놈이다. 가수가 되기 전까지 15개의 직업을 전전한 그를 보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찾는건 언제라도 늦은 일이 아니었다.

 

현태준은 아이의 감성과 취향을 가진 키덜트고, 제도와 권위 그리고 주류문화에 대응한다는 의미에서 아웃사이더고, 세상 눈치 보지 말고 재밌게 살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재미교의 전도사다. 1970~80년대는 어린이 잡지는 물론 모든 잡지와 신문발행의 최전성기였다, 그때까지가 대한민국의 황금시대였다는 부분에선 강한 동질감을 느낀다.

 

만해 한용운에서 김소월 미당까지 한국의 근현대 문학은 남성,여성의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선 굵은 남성의 부재였다. 문정희는 유교윤리의 틀에 갇혀 있는 우리의 가슴을 향해 저돌적인 메시지를 날리는 전사다. 엄청 관능적, 육감적이고 동시에 두툼한 남성적 톤의 기상도 함께 가지고 있는 여류시인이다.  

 

김창일은 천안을 기반으로 자수성가한 사업가이자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다. 제주 하도리에 4개의 미술관을 오픈하고 서울에 공간 사옥을 사들여 뮤지엄으로 꾸밀 생각이다. 그의 성공과 돈 이야기 중에 돈에 대한 집착만을 가지고 있다면 성공은 따라오지 않는다는 말. 좋은 습관이 돈을 버는 지름길이다.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을 세상은 결국 알아채 발탁한다는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

 

1957년 출간된 잭 케루악 (Jack Kerouac)의 책 <길 위에서> 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즉흥적인 문체, 거침없이 역동하는 재즈와 맘보의 리듬, 끓어오르는 에너지와 호기심으로 가득해서 1960년대 히피운동의 도화선이 된다. 이후 수십억벌의 리바이스 청바지와 수백만대의 에스프레소 기계가 팔렸으며 젊은이가 길을 떠났다. 케루악은 문화혁명을 일으켰다. 한대수도 그의 영향을 받아 한국 최초의 히피가 되었다.

 

연기자 김미숙이 이란 말을 한다 " 사실 고교시절이나 대입준비를 하면서 읽었던 현진건, 이광수등의 근대소설 이야말로 단편소설이니 뭐니 떠나서 우리 근대사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국어시간에 괜히 밑줄긋기나 시키고, 문법공부 시키는게 아니였어요. 그저 좋은 책을 많이 읽게만 해주면 됐는데 ... "

 

IT 기업 CEO였던 류근 왈 " 제가 사업을 할 때보니 많은게 새로 보였습니다. 세간에 대단하다 뭐다 하는 사람도 막상 만나면 허깨비인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세상이 의외로 허술한 겁니다. 동시에 돈이 다니는 통로가 따로 있더라구요. 당시 그게 눈에 보였죠 " 류근을 혼내주려는 교사들에게 그의 어머니 왈 " 마, 그나이쯤 됏으면 담배 피울 때도 된거 이닙니꺼 ? 걔네 아버지는 그 나이때 기생 서넛을 첩으로 뒀다 아닙니꺼 ?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어머니 이원숙여사는 명동 한복판에서 냉면집을 하며 큰 식당 뒷방에 칠형제가 레슨을 받을 공간을 따로 만들어 한 30명의 레슨 선생님이 수시로 드나들며 가르쳤다, 전쟁피난시절에도 레슨을 멈출 수 없어 트럭에 피아노를 싣고 갔고, 대천해수욕장에 가서도 레슨 선생님까지 모셔가 지프차에 베터리를 연결해 방안을 밝힌채 피아노 연습을 시켰다

 

광고쟁이 김홍탁은 칸광영화제에서 금상을 받은 기네스맥주 광고를 보며 좌절을 겪는다. 영국애들은 저런 걸 광고로 만드는구나 보다 더 큰 좌절은 영국인들은 저런 광고를 보는구나. 광고가 국민 수준을 높이는 대중문화의 핵심이었다. 기네스 맥주는 이렇게 말한다 " 우리는 세가지 제품을 만듭니다. 생맥주,병맥주, 그리고 광고 " 물건을 소개하는 광고시대는 갔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공익적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 CSV (creating shared value)

 

김아타에게 사진장르란 " 내가 하는 예술행위란 나와 자연의 섭리를 깨쳐 그걸 사진이라는 매체를 차용해 옮겨 놓는 것이다 " 카메라를 장노출로 한반도 DMZ 에 올려 놓을 경우 남과 북 사이 대치한 50만 병력과 무기를 순식간에 날려 버린다. 이보다 더 위력적인 평화의 메시지는 없다, " 내가  작가가 된 것은 사진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 "

 

프랑스 시 제목에서 따온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달팽이는 느리지만 우주의 시야에서 보면 지극히 합당한 속도라는 것, 저마다 자기 속도로 살아갑니다. 우주 생명은 각자 영혼의 속도가 달라요. 자식을 키우다보면 좀 더딘 애둘이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있는 그대로 봐주세요. 애도 안 놔본 비구니 스님 정목의 말

 

우리 시대 문학은 장르만 문학일뿐, 옛시대의 문학이 가졌던 깊이가 없어졌습니다. 어떤 점에서 예전 문학과 지금의 문학은 이름만 같을지도 모르죠. 예전의 문학이 고뇌였다면 지금은 재미위주이고, 문학의 宗家로서의 힘을 잃었습니다. 요즘 한류는 뭔가 넘치는 에너지는 인정하면서도 그 경박함에 이질감을 느끼곤 합니다. 지금의 춤과 노래가 전통과 좀 더 맥을 함께 해야 하고, 진지하면서도 창조성이 깊어야 하지 않을까요 ? 한국학자 김열규 교수의 견해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득달같이 <길 위에서> 1,2권을 빌렸다

다음 책은 <그리스인 조르바> 가 되는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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