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6. 10:00ㆍBritain 2014
●●
● ●
1시 넘어서까지 가방 정리하는 현주.
혼자 자기 미안해 난 옆 탁자에 자리 잡고 Tax refund 서류들을 작성했다
침대가 불편해 소파에서 자다가 새벽에 추워서 다시 침대로 기어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창밖은 호주라고 착각할 정도로 화창했다
아침 먹으러 1층 식당으로 내려왔다
꼬장꼬장하게 생긴 금발 할머니가 입구에서 룸넘버를 확인했다
창가쪽 자리에 앉고 싶다고 했는데 안된다며 안쪽 구석탱이로 안내했다. 그때부터 짜증이 났다
탁자 위에는 빈 머그컵과 우유가 바닥에 조금 남은 잔이 있고 얼룩진 티스푼이 있었다
파키스탄 계통으로 보이는 웨이터를 불러 여기 치우고 세팅해 달라고 헸더니
" 이거 안 쓴거예요 ~! "
머그컵을 내 눈앞에서 돌려가며 항변했다. 그제서야 이게 기본 세팅이란 걸 알았다,
웨이터가 부지런히 차 준비해 오고 우유 -Tea 마실때 섞는 용도 - 다시 채워 주는데 괜히 미안해 져서 사과했다. 노파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엄한 사람에게 푼거 같아서 ...
아래 사진에 등 보인 남자 웨이터가 그 직원
식당은 엄청 넓고 별실도 있는데 그 별실에 극동아시아인이 단체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일단 일본인은 아닌거 같고 한국말도 들리진 않았는데 X 라 떠들어 대고 박장대소하고 아주 저녁 회식분위기였다
현주가 내 음식까지 다 담아 왔는데도 조금 먹다가 수저를 내려놨다,
내부가 소란스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고 입맛이 싹 달아나 버렸다,
" 여행 끝났다고 긴장이 풀려서 그래 ? 아직 여행 안 끝났어. 정신 단다이 차려야잉 ! "
현주가 다그쳤다.
방에 와보니 쓰레기가 한 보따리다.
포장지부터 영수증, 팜플렛 ... 다 쓴 칫솔과 치약, 면도기등도 욕실에 그대로 놓고 나왔다, 후련하다 ~
로비에서 체크아웃하며 공항 Hoppa bus 타는 위치와 차비를 물어보았다. 인당 £4.5 (8,100원)
현주랑 짐을 바리바리 들고 밖으로 나왔다.
렌터카 사무실 앞은 오늘도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우린 떠나지만 누군간 들어오고,... 여기선 그런 일상이 무심히 반복되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과 아침 햇살 !
호파인지 호빠인지 뻐스가 들어온다
그런데 Terminal 4,5 번 가는 버스.
이어서 Terminal 1~3번 행 H1 버스도 도착했다
운전수가 내려서 짐 싣는 걸 도와주었다. 자리에 앉자 운전수가 돌아다니며 차비를 받는다 티켓이 없어 현찰을 낸다고 했더니 인당 £5 (9,000원) 이라는 것이다. 10 짜리 지폐 한장 주자 5 짜리 영수증을 한장만 출력해 주었다. 나머지는 운전수 뒷주머니에 들어가는거 같아 기분이 영 찝찝했다.
주변 공항 호텔들 3곳을 더 들른 후 공항 청사에 도착했다.
그 총 거리가 채 3 km 도 안되는데 두명 버스요금이 18,000 원이라니. 마지막 갈때까지 비수를 들이대고 털어가는 구나 .
입국할 때는 터미널 3 가 낡고 좁은 청사로 보였는데 버스에서 내려 정면을 바라보니 쾌 큰 초현대식 매스였다
일단 카트에 짐을 싣고 보딩 패스를 받으러 청사 안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중국인 학생단체를 뚫고 창구에 가서 내 짐 1개 현주거 2개 부치고 e-ticket 은 필요 없이 여권 하나로 수속 끝 !
그럴 줄 알고 나도 이면지에 출력해 갔었다.
다음 순서로 오늘의 가장 난제인 Tax refund 받기.
공항 안내서를 보며 zone D 를 찾아 갔는데 사무실이 없어 화살표를 따라 청사 밖으로 나왔다
왼편 두꺼운 유리벽 너머로 사람들이 잔뜩 줄 서 있는게 보였다, 저기가 그 곳이란 직감이 들었다.
광장으로 나와 빙 돌아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 가자마자 그 자리에 멈췄다 .
그게 줄 맨 끝이었고 조금만 더 늦었음 밖에 서 있을 뻔 했다.
끝이 안 보이는 긴 행렬, 30분 서 있는 동안 2~3 m 전진. 달팽이보다 느린 속도.
한 중국여자는 자기 일행이 앞에 있다고 거침 없이 밀치고 들어가고 ...이빠이 열받은 현주를 보니 내가 도리어 성질을 못 내겠다.
혼자 다녔음 짐 부칠 일도 없고, 환급 받을 만큼 부가세 낼 일도 없는데 !
Tax refund 받는 Wife 는 어디서 refund 안해주나 ? 그럼 하루 종일이라도 서 있겠구만.
속으로 궁시렁거리다가 급행줄을 발견했다. 안쪽 줄은 구절양장인데 창가 줄은 고속도로였다.
안내 남자에게 그 줄에 설 수 있냐고 물으니 " 다른 나라 화폐 (예를 들면 달러)로 환전할거면 이리로 서라 ' 고 했다.
우리 줄은 서양인들이 많았고, 구절양장 옆 줄은 거의 중국인이었는데 그들도 서로에게 질렸는지 맛탱이가 간 표정으로 안쪽을 계속 기웃거렸다. 만약 중국인들 해외여행 금지시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상상하니 재밌다. 장점만 보면 면세점에서도 대우받고 관광지도 여유롭고 식당도 조용하고 부가세환급도 빨리 끝나고 ... 흐미~
내돈 돌려 받는 건데도 무슨 죄 지은 듯 1시간 이상을 기다리다 드디어 창구 앞에 섰다
6명의 직원이 부스를 열고 있었는데 돈과 관계된 일이다 보니 처리가 더뎠다, 반복되는 단순 노동과 때론 고객과 실갱이도 벌여야 하고 숫자를 잘못 계산하면 금전적인 손실도 생기는 일이다 보니 직원들이 모두 제3 인종들이었다,. 절대 고귀한 백인들은 하지 않는 3D 업종이다.
계산이 끝났는지, 원화나 달러중 어느 걸로 환급해 줄까 물어왔다. 달러로 달랬다가 한국가면 또 환전해야 되니까 그냥 원화로 달라고 했다.
잠시 후 한국돈이 모자라면 파운드로 나머지 준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옆 부스에 흰머리 여자랑 돈을 주고 받더니 원화로 17만원을 세서 주었다.
괜히 꽁돈 생긴거 같아 기분 좋게 나오며 영수증을 버리려다 힐끗 보니 환불금액이 £113 인데 원화로 17만원 ? 우찌 좀 이상하다. 1£=1,500 원으로 환율을 적용했다.
www.travelex.com 이 새끼들 완전 환전상 아냐 ?
다음 단계로 짐검사
나는 바지단에 금속버클 때문에 신발까지 벗고 금속탐지기로 몸수섹을 당하고 손으로 성추행까지 ^^;
출국수속 다 끝내고 면세코너로 들어왔다
우리 게이트가 아직 안 정해져 현주에게 남은 파운드 다 주고 쇼핑하라고 보내고
나는 전광판이 보이는, 기둥 뒤에 종이를 깔고 앉아 Wi-Fi 를 잡아 보는데 ...
잠시후 내 눈 앞에 왠 흰 다리 두개가 나타났다. 고개를 들어보니 제복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공항 직원이 서 있는 것이었다
" 저기로 가면 앉을 자리 많아요 "
" 게이트가 아직 확정이 안되서... "
" 거기도 전광판 있어요 "
" 와이프를 여기서 만나기로 해서... "
" 휠체어 필요해요 ? "
" 여기 지팡이 있어서 ,,, "
내가 넋이 나가 제대로 말을 못하자 여직원이 이내 포기하고 돌아갔다,
일본인 단체가 전광판앞으로 몰려와 가이드 설명을 들은 후 면세구역으로 사방팔방 흩어졌다,
남편이 노숙자 취급 당하고 있는 사이 현주가 화장품을 또 한 보따리 사들고 나타났다.
잘되는 집구석이다. 남편은 노숙자, 아내는 보따리 장사
동전을 또 만들어 왔길래 다 쓰고 오라고 다시 보냈더니 이번엔 조그만 비스킷을 £3.5 (6,300원) 나 주고 사왔다,
모가 이리 비싸. 참 돈 쓸 일 없다 !
게이트를 찾아 면세구역을 통과하며 뒤끝 작렬
" 여자들은 왜 이리 유지비가 많이 드는거야 ? "
기념 사진을 찍어달라는데 터치가 안되는 폰을 막 두드리며
" 스맛폰이 왜 이따구야 ? "
화풀이를 했다가 현주가 삐져 버렸다.
중간에 쉬어 갈 정도로 5번 Gate 까지 한참 걸었다
대기실에 앉아 사람구경을 한다
인도의 아이들은 대부분 어디 아픈 애들 같다. 삐쩍 마른 체형에 거뭇한 피부, 쾡한 눈,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는 인도 오빠가 세네살 되는 여동생의 목줄을 잡아 댕기고 동생은 네다리로 개처럼 끌려가며 꽥꽥 울고 있다.
한국인인줄 알았던 일본인 학생들과 선생님 일행들.
내 앞에 앉은 두 아가씨는 다정하게 붙어 활짝 웃으며 얼굴만한 아이패드로 셀카를 찍더니, 촬영이 끝나자 갑자기 남남처럼 다른 데를 처다보며 표정이 확 굳어졌다
그런 사람들을 다 앞서 태우고 우린 젤 마지막으로 두바이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우리 좌석은 뒤가 벽이라 의자를 맘껏 젖힐 수 있어 좋았다
기내식으로 난 양고기를, 현주는 치킨가슴살.
빵과 과자가 남아 따로 챙겼다
먹다 남은 토마토를 이렇게 끼워 놨더니 현주가 보고 웃는다
난 네브라스카 (Nebraska 2013) 영화를 감명깊게 본 후 , 승무원에게 귀마개를 달라고 해서 끼고, 이불 덮고 숙면에 돌입했다.
귀마개 성능이 하도 좋아 포장지를 보니 브라질産 3M 이었다.
현주는 자리가 불편하고 갑갑한가보다.
... 좀만 참아 금방 내릴거야 !
비행기가 어두운 동쪽 하늘로 점점 더 깊이 들어 가고 있다
'Britain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62> 극동의 열혈 BBC 청취자 (0) | 2014.08.07 |
---|---|
60> 부메랑과 여행의 공통점 (0) | 2014.08.05 |
59> 비스타에서 브릿팝 스타를 회상하다 (0) | 2014.08.05 |
58> 부자용 마트, 서민용 마트 (0) | 2014.08.05 |
57> 아서왕이 엑스칼리버를 뽑자 히피들이 전세계의 뮤지션을 불러 모았다 (0) | 2014.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