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5. 19:00ㆍBritai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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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옥스퍼드 시내로 안 들어가고 외곽도로를 통해 비스타(Bicester)에 도착했다.
우리가 이 구석까지 온 이유는 딱 하나, 패션아울렛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바르셀로나나 여기 런던이나 아울렛이 도심과 수십 km 이상 떨어져 있는데도 사람들이 다 찾아오고 장사가 잘 되는걸 보면 사업가들의 투자 안목은 역시 다르구나 싶다.
한국의 80년대는 모든 면에서 참 살판 나는 시대였다.
당시는 출판과 음악 영화등 문화적인 면에서도 최고의 부흥기였는데 87학번이었던 나는 그 수혜를 고스란히 받은 셈이다. 풍족하게 자란 우리 세대는 고리타분한 어른들의 뽕짝풍 가요대신 팝송을 주로 들었다. American pop 뿐만 아니라 British pop과 90년대 Britpop까지 구분없이 마구마구 밀려 들어왔다. 고 3과 겹친 사춘기, 해방된 대학시절을 나와 함께 했던 그때의 영국 음악들을 회상해 보았다,
비스터 노스 (Bicester North) 마을에 있는 아울렛
비스터 빌리지 (Bicester village) 50 pingle drive bicester OX26 6WD
비가 간간히 내리고 있어서 주차하고 언능 매장 처마 아래로 뛰었다.
런던 시내보다 더 다양한 인종들이 여기 다 모여 있었다,
그 중에 단연 돋보이는 건 중국인이다. 큰 트렁크를 끌고 시끄럽게 떠들며 단체로 몰려 다니는 ...
단체 말이 나온 김에 영국 밴드부터 살펴보면,
60년대에 결성된 비틀즈 (Beatles) 나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은 나온지가 꽤 됐고 내 취향은 아니였다. 그나마 좀 부드러운 롤링스톤즈 (Rolling stones) 부터는 듣기 좋았다.
가장 먼저 접하고, 가장 좋아하는, 지금도 그 때의 카셋테입을 보관하고 있는 그룹이 바로 알란 파슨즈 프로젝트 (Alan parsons project)다. 연애편지에 인용 할 정도로 가사도 좋았다.
그리고 대학교에 들어갔다. 퀸 (Queen)과 오아시스 (Oasis)로 소리를 질러대던 시절에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곡이 커팅 크루 (Cutting Crew) 의 I just die in your arms tonight 다. 자취방 앞집 2층에 살던 선배형이 시험 끝난 날에는 꼭 저 곡을 크게 틀어대서 가사를 위울 정도였다.
이후의 라디오헤드 (Radio head), 듀란듀란 (Duran Duran) 더 폴리스 (The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 는 본과로 올라가 공부가 부담스러워질때 가끔 머리를 식혀 주었다,
광장 가운데에 시커먼 니캅 (Niqab)을 뒤집어 쓰고 눈만 빠꼼히 내 놓은 여자들이 앉아 있다.
저승사자 같기도 하고 저 옷 속에 폭탄을 두르고 있진 않을까 싶어 남자보다 더 무서웠다.
그녀들에게도 패션에 대한 욕망은 있나보다. 알록달록한 사복은 언제 입어 보는 걸까 ?
20세기에 가장 섹시한 노래로 선정된 Physical 을 부른 올리비아 뉴튼 존 (Olivia Newton John),
쉬나 이스턴 (Sheena Easton)의 Telephone 과
난 영웅이 필요하다고 외쳐대던 보니 타일러 (Bonnie Tyler), 그녀의 또 다른 곡 Total Eclipse of the heart.
그 세명의 영국 여가수들이 번갈아가며 숫총각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그 이후로는 90년대 크랜베리 (Cranberries)정도 ? 음악성을 떠나 외모로만 본다면 요즘 영국의 여가수는 수잔 보일 (Susan Boyle)이 정점을 찍었다
버버리 매장에 같이 들어갔다가 현주는 다른 곳 보고 온다고 가고 난 매장 안에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린다 4 :26
한 중국인 여자는 입어 본 옷을 매장직원에게 무례하게 던지며 갖다 놓으라고 거의 종 부리듯 했다,
촌부같이 생긴 한 중국여자가, 버버리 문양으로 떡칠을 한 벨트를 옷 위에 매보는데 그리 안 어울릴 수가 없었다.
미안한 예기지만 그녀들이 걸치는 순간 오리지날도 짝퉁이 된다. 짝퉁 판 돈 모아 오리지날 사러 온 중국인들.
Bicester 발음이 궁금해 흑인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비쎄스타, 바이스타도 아니고 비스타 !
여기저기 남자들이 꽤 많이 보였는데 한결같이 따분하단 표정들이다. 모두 여자들을 모시고 온 기사고 돈 대주는 스폰서 같다.
기다리느라 지루해 담배만 빨아 댔다.
영국의 남자가수들은 엘튼 존 (Elton John) 클리프 리차드 (Cliff Richard)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필 콜린스 (Phil Collins) 의 Against all odds 그리고 에릭 크렙튼 (Eric Clapton) 의 Let it grow 순서로 계보를 이어 왔다.
최근 내가 즐겨 듣는 곡들이 로비 윌리엄스 (Robbie Williams) 거다. 그의 노래들은 옛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컬쳐클럽의 보이조지 (Culture club - Boy George) 와 웸의 조지 마이클 (Wham - George Michael) 더 폴리스의 스팅 (The Police - Sting) 은 밴드에 속해 있으면서도 솔로로 활동해 인기를 누렸다. 스팅의 Englishman in New York, Shape of my heart 등은 잊을 수 없는 명곡이다
은재 주려고 시계 사고
짐이 늘어나자 현주가 여행 가방을 하나 샀는데 계속 다른 매장, 다른 브랜드랑 비교하며 더 싸네, 더 이쁘네 후회를 했다
나중엔 누가 ' 그 가방 오바마가 들어서 유명한 거예요 ' 했다고 또 기분이 좋아져 왔다.
남자들은 싸고 좋은 물건을 찾기 위해 쇼핑하고. 여자들은 그런 남자들을 못살게 굴기 위해 쇼핑한다.
경재 벨트 사고
발음도 어려운 캐스 키드슨 (Cath Kidston)
영국 토종 브랜드라고 해서 짱이 지갑좀 보러 들어갔다
소재는 싸구려 비닐인데 가격은 명품
그나마도 다 중국제다
그냥 나왔다,
현주 화장품과 신발 사고 ...
보석같은 사치품이 아니라 조금 비싼 생필품 사는 거라고 자기 암시를 거니까 맘이 좀 편해진다.
부모를 따라 다니느라 지쳐버린 아이들이 지들끼리 앉아 놀고 있다.
영국 출신 아이돌 그룹은 그리 많지 않은데 기억나는 건 펫샵 보이즈 (Petshop boys)와 스파이스 걸스 (Spice girls) 정도다.
웨스트라이프 (Westlife)는 꽃미남들이 떼로 몰려 다니며 이지리스닝 음악들을 불러주었다. 단 국적이 영국 옆 아일랜드라는 거.
이후의 영국음악들은 그 독특한 매력들을 상실해 갔다.
7시가 다 되어 가는데 현주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 바람 불고 빗방울은 오락가락하고 혼자 앉아 있으려니 슬슬 추워진다.
한참 후 현주가 왔길래 난 차에 가 있을테니 마저 둘러 보고 오라고 했다.
주차장에 경찰들이 모여 있다. 장애인구역에 차 세워놨다고 딱지 땠나 ? 다행히 내차는 무사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를 창틀에 올릴채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요즘은 한국가요를 더 많이 듣게 된다. 달래 K-pop 이란 호칭이 붙은 게 아니라 그만큼 음악 수준도 올라가고 장르도 다양해졌다.
최근 영국에서 들리는 음악들은 아델 (Adele) 과 에이미 와인하우스 (Amy Winehouse)의 Rehab, You know I'm no good 정돈데 에이미는 그나마 27세로 너무 일찍 잠들어 버렸다.
단잠 잔 후 일어나 차 안에 짐 정리하고 있으니 현주가 왔다,
짱이거 가방 샀다고 보여주고,
영국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교포아줌마들을 만나서 서로 여자들끼리 이쁘다고 덕담 보시하고,
중국여자가 현주 신발을 유심히 보며 지나갔다는 둥...
런던으로 오는 내내 차안에서 현주가 재잘재잘 수다를 떨었다
어린 시절 내 정서의 한 부분을 적셔 주었던 영국의 음악들.
지금 내가 여기와 있는 것도 우연 같은 운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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