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거대 토기의 저주 ... 바이버리

2014. 8. 3. 17:00Britai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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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츠월즈의 여섯번째 마을 바이버리 (Bibur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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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한 마을에 들어오며 얼핏 낡은 창고 같은게 보였다.

왠지 낯이 익다....  아, 바로 그 코츠월즈닷 !

 

 

코츠월즈를 검색하면 너무나 많이 보게되는 사진

 

 

사진보다 실물이 좀 못 생겼지만, 유명 연예인을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뒷차도 나처럼 그 자리에 서서 창문을 열고 카메라를 들이댄다. 

빈 자리를 찾아 일렬 주차하고 걸어갔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지나 다녀 다리를 독차지하고 사진을 찍는게 불가능했다. 

포기하고 클로즈업 샷

 

 

 

 

 

 

 

 

 

바글바글 정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사람들이 들어왔다.

더 나은 사진구도를 찾아 진흙 도랑을 건너 다니는 일본남자. 유모차를 밀고 온 한국인 가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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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같고 연립주택같은 이게 14세기에 지어진 Arlington row 라는 곳이다.

이쁜 곳을 하도 많이 봐서 내 눈엔 뭐 별스럽게 보이지도 않더만, 영국사람들은 좋다고 환장하니까 나도 그런 척이라도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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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젊은 커플이 우리랑 동선이 비슷했다,

여행자끼리의 가벼운 인사를 나눴는데 ... 내가 현주 사진을 찍어주고 있으니까 독일 처자가

" 같이 찍어 드릴까요 ? " 친절하게 물었다

카메라였음 선뜻 맡겼을텐데 조작이 불편한 스맛폰으로 찍고 있는 거라 사양했다. 호의를 거절해 좀 미안했지만 ... 

 

이쁜 집만 보면 현주가 사달라고 하는 통에 그거 다 등기이전 했다간 분당급 신도시 하나 만들고도 남았을 거 같다.  

정부의 수도권 과밀화 방지 정책에 협조하는 의미루다가 그래서 한 채도 안 사줬다. 오늘도 현주는 ' 한채는 걸리겠지 ' 하는 심정으로 집들을 욕심내고 있다,  

 

현주는 호기심에 끌려 오솔길을 따라 언덕 끝까지 올라가고

난 소변 볼 곳을 찾아 방귀를 껴대며 따라 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너무 깨끗해서 감히 실례 할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빵빵한 방광을 찬 채 다시 언덕을 내려왔다

 

 

 

유명한 곳이라니까 온갖 포즈로 아주 뽕을 뺐다

 

차 세워 놓은 곳으로 직접 가는게 수순인데, 호젓한 숲길이 날 유혹해서 홀딱 넘어가 줬다

 

 

외나무 다리는 아니지만 너무 좁아 교행불가

 

현주가 며칠 운동을 못 다녀 몸이 뻐근한가 보다.

 

바이버리에서 어리버리하게 발레를 하고 있다.

 

 

산책길 끝에 조그만 공중화장실 같은게 보여 서둘러 가봤는데 아니였다,

걸어온 오솔길과 화장실로 착각한 창고. 위치상으론 공중화장실로 딱인데 ... 

<구글 스트리트 뷰>

 

찻길 건너편으로 오래된 저택과 카페와 기념품집이 보였다

 

 

노천가페를 지나 기념품점으로 들어가 봐도 화장실이 안 보인다.

다시 나와서 카페 웨이트리스에게 화장실을 물어봤더니

"  뭘 사든지 먹어야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 며 팔을 멀리, 시선을 더 멀리 해서 공중화장실 위치를 알려 주었다.

일단 내보내야 뭘 마실 공간도 생길 수 있을 거 같아 현주랑 돌아 나오는데 누군가 날 불러 세웠다.  

 

뒤돌아보니 웨이트리스가 허겁지겁 달려와 왠 종이쪽지 두 장을 주고 간다

 

영국애들이 참 자발적으로 친절하다. 이번 여행에서 몇 번을 칭찬했는데 실지로 그만큼 많다.

절대 직원교육으로 만들 수 있는 친절이 아니였다. 천성과 여유에서 우러 나오는 것이기에 무딘 나도 감동하게 된다

 

쪽지에 뭔 내용인진 몰라도 일단 마빡에 붙이고 당당히 기념품안으로 들어가 티켓을 보여주었다

유료입장인 Trout farm 에 화장실이 있어서 개방을 못한 이유도 있었다 

 

칸이 3개 정도 있었던 거 같은데 문고리를 땡기자 잠겨 있다. 강제로 열려니까 안에서 할아버지가 불쑥 나왔다.

일인용이었다. 미안하고 황당해서... 

 

급한게 해결되니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좀 앉아서 꽁짜로 송어나 구경하자.

 

 

 

 

 

 

 

 

 

 

 

꽁짜로 볼일 보고 송어도 보고 그냥 나왔다. 앞으론 중국사람 흉 안 봐야지 

 

토끼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데  현주가 사진기를 들이댔다

 

토끼~

 

(윌리스와 그로밋의) 거대토끼의 저주 !

 

일부러 바보스런 표정을 지었는데, 나중에 현주가 말했다.

내 옆 벤치에 앉아 있던 아줌마가 거대토끼-나-를 힐끗거리며 웃음을 참느라 고생하더라고. 

 

바이버리에도 양수리가 있다.

두 물줄기가 합쳐져 다리 아래로 흘러 가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오리들이 꽥꽥거리며 껄떡거리는걸 보는 재미에 꼬마애들이 계속 먹이를 던져주고 있었다,

 

갑자기 오리들이 투덜대며 슬금슬금 물가로 피하더니 

다리밑에서 하얀 백조들이 유유히 나타났다

 

한두마리가 아니라 함대를 이뤄 조용히 밀어 부치는데, 그 포스가 장난이 아니였다

오리들은 오합지졸이 되어 주변을 맴돌고 백조들은 동네 깡패거리들처럼 거드름을 피우며 주변을 압도했다,

 

 

 

 

 

 

 

 

 

 

다리를 건너면 삼거리에 2층의 단아한 Swan 호텔이 보이고 레스토랑겸 티룸이 옆에 붙어 있었다

 

 

<인용사진- 클릭하면 확대됨>

 

 

에프터눈 티 마시자고 마당 파라솔 아래 앉았는데... 중국사람들이 두리번 거리며 오더니 하필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았다.

슬그머니 일어나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앞으로 중국사람 흉 안 본다고 약속했기에, 옆으로 흉 보며..,

 

 

 

바에 가서 현주 다즐링 차 2.75  나 라떼 3  주문했다.  총 £5.75 (10,350원)

잔돈 0.75는 웨이트리스에게 직접 꺼내 가라고 동전주머니를 벌려 주었다. 

 

 

 

 

조또 ! 조또 !

어떤 놈이 영국까지 와서 자꾸 욕을 한다.

어디서 그러나 하고 보니 저쪽 테이블에 일본인 3명이 서로의 면상에 대고 그러고 있었다

 

 

 

 

 

 

 

바이버리의 오후가 눈부신 연두색 세상을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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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여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u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