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 18:00ㆍBritai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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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츠월즈의 두번째 마을은 블로클리 (Blockley)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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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리밭 가운데 교회, 브라운 색깔의 인가들 ... '
어느 책에서 읽은 이 문구 하나에 꽂혀 가이드북에도 안 나와 있는 이 마을을 굳이 찾아 가고 있다
치핑 캠던을 나와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았던 풍경.
보리밭인지 밀밭인지 교회인지 민가인지는 중요치 않다. 내가 상상하는 블로클리가 바로 저 느낌이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내가 지금 ㄷ자로 돌고 있다는 건 이미 눈치 챘다,
또한 이 길을 다시 돌아 나가야 한다는 것도...
약간 찜찜하긴 했지만 중도에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 할 거 같아 계속 달렸다
포스트 잇처럼 길옆에 ' BLOCKLEY ' 이름표가 붙어 있다
길은 가파른 내리막인데 시선은 바로 앞에 고정되어 버렸다.
절벽 같은 산비탈에 민가가 촘촘히 박혀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그 공간감 가시감으로 인해 가난한 달동네가 아니라 에버랜드 셋트장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급한 비탈이 만나는 계곡엔 여지없이 맑은 개울물이 흘러 사람들이 모여 사는 원천이 되고 있다
물소리에 이끌려 개울을 따라 올라간다.
어느새 차가 8부 능선까지 올라왔다,
이 길이 동네의 중앙통인 하이스트리트다.
<인용사진>
마을이 아주 작아서 차로 획 둘러보니 금방 동네 끝이다.
앙증맞은 교회 종탑들
다시 차를 돌려 내려오다가 고양이를 만났다,
이 마을에서 처음 만난 생명체. 동네 길 고양이
동네기 아름답긴 한데, 인적이 없으니 약간 무섭고, 딱히 내려서 볼 만한 것도 없어 좀 실망스러웠했다.
현주랑 그냥 가자고 얘기하고 돌아 나와 동네 어귀에 다다랐을 때,
스쿨레인 길을 따라 아까 그 길냥이가 내려오는게 보였다,
우리가 처다보자 . 고양이도 걸음을 멈추고 한마디 했다
" 그냥 갈텐가 ? 야옹~ "
그러더니 어느 집 마당 앞에서 갑자기 픽 ! 쓰려졌다,
빈혈이 꽤 악성인거 같았다
우리가 놀라서 달려갔다.
고양이가 한마디 했다
" 이래도 같텐가 ? 야옹~ "
현주가 걱정반 두려움 반으로 슬슬 다가갔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 현주 주위를 유유히 돌며 말했다
" 속았지로-옹 ~ "
이번엔 아예 현주 앞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 나 이쁘지-옹~ "
내가 다가가도 도망을 안 가고 오히려 내 다리에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
내가 등과 골반 사이를 긁어주자, 몸을 바짝 세우며 심하게 골골대기 시작했다
" 음 조아~ 거거 ! 거기 ! "
더 놀아주고 싶어도 냄새때문에 ...
원래 고양이가 깔끔한 편인데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 보니 노숙자 특유의 악취가 났다,
현주랑 고개를 들리고 개울가로 향하자
길냥이가 삐져 버렸다
" 도저히 안되겠는가, 엉 ? "
우리가 예쁜 집과 화단에 빠져 관심을 보이지 않자,
머리 조아리고 앉아 있다가 이내 포기하고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개울로 다시 나왔다,
저녁 빛이 ...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고양이도 애정결핍에 걸릴 정도로 심심한 마을을 나오자
책에 묘사된 블로클리의 모습이 우리 뒤로 홀연히 나타났다,
밀밭사이에 교회
풍경이 잘 보이는 시골길에 차를 세우고 한동안 아름다운 경치를 그윽히 바라보았다
기름이 또 떨어져 주유소에 들렸다
£42.01 어치 넣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파키스탄 계통 청년이 혼자 근무하는데 나도 어쩔 수 없나보다. 약간 거부감이 드는건...
50짜리 지폐를 내자 £0.01 (18원) 은 깎아 주었다,
현주가 주유소 화장실을 가보더니 너무 지저분하다고 그냥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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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 - 엘프레드 테니슨
젊거나 늙거나
저기 저 참나무 같이
네 삶을 살아라
봄에는 싱싱한
황금빛으로 빛나며
여름에는 무성하고
그리고. 그러고 나서
가을이 오면 다시
더욱 더 맑은
황금빛이 되고
마침내 나뭇잎
모두 떨어지면
보라, 줄기와 가지로
나목 되어 선
저 발가벗은 '힘’ 을
The Oak - Alfred Lord Tennyson
Live thu Life
Young and old
Like yon oak
Bright in spring
Living gold;
Summer- rich
Then; and then
Autumn changed
Soberer- hued
Gold again
All his leaves
Fall'n at length,
Look, he stands
Trunk and bough
Naked streng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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