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에서 별을 만나다 "

2013. 12. 15. 17:20독서

 

 

 

 

 

 

 

일단,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서가에 꽂힌 책들에게는 정작 겉표지보다 제목이 써 있는 측면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은 그 면이 없다

종이 몇장씩 모아 접고, 접착제로 떡 칠을 하고 나일롱 끈으로 묶은 흔적들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해부학 시간에 두개골 뚜껑을 들어 내고 꼬물꼬물한 뇌를 본 기억이 선연히 떠올랐다.  

 

책 참 유별나게 만들었네

뇌까리면서도 손이 가는대로 빼보니 유별남 님의 사진 에세이였다,

 

 

한 장의 사진에 의미를 담고자 하는 것은 모든 작가들의 바람이기도 하지만 결국 사진 앞에 선 관겍에게는 각기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이해됩니다... 제 사진에 대해 자꾸 이야기를 하고 의미를 부여하려 하는 모습... 』 요 부분에서, 요즘 출간되는 사진들이 대체적으로 추상적이고 흐릿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이유가 좀 이해가 됐다. 이 책 속에도 그런 류의 사진들이 상당히 많다. 주제가 선명한 사진은 보는 사람에게 한정된 이미지를 강제하는 것이니 자연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으로 흐르는 건가 ? 

나는 추상화보다는 야사가 확실히 좋다, 작품사진도 어려운 것보다는 직설적인게 좋다. 작가의 의도는 뭘까 ? 고민하는게 귀찮다. 정답이 없다는 부분까지 와서는 급기야 죄없는 사진에 짜증까지 나 버린다.

 

30대 초반에 발목이 부러지는 불운을 계기로 직업을 사진작가로 바꿔버린 유별남님의 이력을 보며 나도 사진작가나 해볼까 ? 현주에게 무심코 던졌더니 "  사춘기적 생각은 부모품 에서나 하지, 왜 이제 와 날 괴롭히냐 ? " 는 플라톤 객관적 관념론으로 내 싹을 무참히 짓밟았다.

내가 사진작가하면 유치원생도 이해 할 정도로 쉽게 만들 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