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

2013. 11. 10. 09:04독서

 

 

 

 

 

 

 

 

제목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 이 낯 익는다 싶더니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 (Le tour de monde en 80 jours) 를 페러디했다.

원제 ' 80번의 거래로 세계일주 ' 와 한국제목 '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 둘중 어느 것이 더 흥미를 끌까 ?  나라면 한국 제목으로 된 책을 집어들거 같다. 다시 봐도 참 멋지게 제목을 뽑아냈다.

 

박찬호가 수백억을 벌었다는 말보다 내 동창이 100만원 로또 됐다는게 더 배 아프듯이 질투와 흉내도 비교 대상이 되어야 생기는 법이다. 저자에겐 그냥 외계인같은 느낌만 들지 시기심조차 전혀 들지 않는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백인, 글로벌한 인맥, 현찰을 몸에 지니고도 강도 걱정 따윈 안하는 뱃보... 

이 책을 다 읽은후 정작 부러웠던 건 돈을 벌었다는게 아니라 이 여행후 인생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된 것이다, 금융회사 월급쟁이에서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저기서 방송과 강연, 여행의뢰와 자문, 집필등으로 전보다 더 멋진 삶을 살고 있으니까.

본문에서 카펫과 칠리소스를 쌓아 놓고 못 팔아 스트레스를 받는 것, 내일 협상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모습을 보며 잊었던 내 과거가 떠올라 괴로웠다. 건기식 사업 한다고 물건은 잔뜩 만들어 놨는데 안 팔리고 유통기간은 지나버려서 팔천만원어치를 화장실가서 다 가위로 잘라 버리며 다시는 사업 안 하리가 다짐했었다. 저자도 트레이드에 충분히 질리고 여행관련 일이 더 속편하다는 걸 이번에 깨닫지 않았을까 ?

 

만약 저자가 한국에서도 트레이드를 했다면 ... 밑천 다 날리고 영국으로 돌아갔을까 ? 아니면 대박이 났을까 ?

난 후자일 거라 확신한다. 투자의 위험부담도 없이 그냥 영어학원에 취직하고 과외 몇탕 뛰면 어느 나라보다 큰 수익이 났을 것이다.

내가 아는 캐나다인은 주식투자와 실연의 아픔을 안고 한국에 왔다가 대학강사되고 예쁜 한국 여대생과 결혼하고 애까지 나아 금의환양하는 걸 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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