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13. 21:00ㆍSpain 2013
이스탄불로 출발하는 비행기 안.
짱이쪽 창문 좌석을 아무도 안 찾아온다.
' 젭알 공석이길 젭알 ! ' 기도가 끝나자마자 건장한 이슬람 남자가 비집고 들어왔다
나중에 식판 같은거 받아주며 인사를 텄는데 이라크 선원이었다. 한국에 부산 광양에도 왔었다고 한다
우리는 오는 내내 졸았는데 옆 동네는 뭐가 좋은지 즐거운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기내식은 치킨을 선택했다. 밥도 눌고 맛도 없다. 아까 요리사모자를 쓴 승무원이 추천해 주는거 먹을껄 !
은재 현주 경재는 비프 먹었는데 맛있었다능.
저 과자 안 먹고 가져왔는데 2달째 아무도 안 건든다.
활주로에 착륙할때 기체가 좌우로 좀 심하게 요동쳤다.
이러다 타이어 빵꾸나서 꼬라 박는거 아닌가 불안해졌다.
무사히 착륙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이라크 선원도 포함-도 덩달아 박수를 쳤다,
수화물 검사하는데 내 앞에 여자가 바구니에 시계를 그냥 놓고 가갈래 불러 찾아주었다
남직원이 짱이에게 " Korean ? " 이냐고 묻더니 강남스타일 아냐고 하더라능,
현주에게는 " Mom ? " 이라고 묻더니 윙크를 하더라능.
현주는 그거에 반해 터키공항직원이 확실히 더 친절하다고 칭찬이다. 3년전 터키 남자들에게 학을 띠고도 또 잊었는가 !
내가 화장실 간 사이 한바탕 소란법석이 일어났다고 한다.
짱이가 그러는데 한 남자가 비행기를 놓쳤는지 갑자기 나타나 울부짓고 무릎꿇고 빌고 비행기 태워달라고 애원하더라고.
내가 왔을 때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한 중년남자가 전화 통화를 하며 직원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었다
잠시후에 또 큰소리가 나서 보니, 동양 중년남자가 또 그 직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였다.
짱이가 그걸 보고 " 오늘 303 게이트 직원 고생하네 "
은재 경재는 둘만 붙어다니며 싱글벙글이다.
은재가 핸드크림을 꺼내 바르자, 짱이가 자기도 그런거 안 사준다고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다.
현주가 " 아빠에게 들키면 안되는데 ... " 해서 뺏어보니 록시땅 (L'Occitane, France) 이다,
" 이거 바르면 프랑스 사람되냐 ? 국산중에 핸드크림 싸고 좋은 것도 많은데 ! "
인천행 개찰구를 나오자 우리를 반겨준 건 텅 빈 활주로다
한밤중에 버스에 몸을 싣고 벵기를 찾아 달린다
내 옆자리 한국 청년이 여친을 따라 초반에 자리를 떠버린 관계로 난 벵기 천장만 기억난다
한쪽은 Amy Winehouse, 한쪽은 Andrea Bocelli 를 틀어놓고 헤드폰을 바꿔 껴가며 호사를 누리니 일등석이 안 부러웠다
이제 두시간 후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누워 왔더니 허리도 안 아프고 몸이 가볍다,
여행을 복기해 보려는데 머리속이 멍하다.
수원가서 콩나물국밥에 고추가루 팍팍 뿌려 먹어줘야 제 정신으로 돌아올거 같다.
23일 기간동안 자동차가 6026 km 를 달렸다,
미국횡단 (5000 km 내외) 하고도 아쉬워 좀 더 달린 기분이랄까 ?
그 아쉬움이란게
나에겐 양초회사 Ceres Roura 견학을 못한 것이고
현주에게는 구엘공원을 못 본거랑 맛있는 커피를 실컷 못 먹고 온 것
은재에게는 놓쳐버린 깜바르 신발일거구
경재는 아쉬운게 뭐냐고 물으니 ...음식이 안 맞았다고 진짜 아쉬운 소리를 하고 있고
짱이는 아쉬운게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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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랑 오면서 다짐했다. 다음부터 큰 애들은 여행 분리독립 시키자구.
이제 성인이 되버려서 서로의 기호와 프라이버시가 부모랑 충돌하기 시작했다.
둥지에서 밀어낼 시간이 된거 같다. 혼자 날수 있게 ! 날기에는 너무 뚱뚱해졌나 ?
바셀에서 이블로 인천으로 벼룩처럼 튀다보니, 여행은 Bounce 의 연속이구나 싶다
10월 8일 오늘로, 귀국후 거의 두 달이 지났다.
이베리아반도 여행후 생활의 변화는
가족들이 모두 집에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얼큰한 음식보다 달콤한 빵종류가 자꾸 땡기고 밤 10시쯤 저녁을 먹고 곧바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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