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병자들의 계단 Bom Jesus

2013. 8. 6. 16:00Portugal 2013

 

 

 

 

프로토를 출발해 브라가 (Braga) 까지는 채 40분이 안 걸렸다,

 

이번에도 통행료는 빼먹지 않고 수탈해간다

 

'  저렇게 짬짬히 자니 지들은 안 피곤하지 '

 

브라가는 꽤 큰 도시였다

 

시내를 무심히 지나

 

산길로 접어들자 현주가 불안과 불만 반반으로 물어본다. 그래서

"  이번 여행에서 실망한 곳 있어 ?  믿어봐 " 하고 계속 산속으로 들어갔다

 

현주에게 장담은 했지만, 사실 나도 가본 적이 없으니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그 걱정이 현실이 되었을까 ?

사진으로 미리 익혀왔던 풍경은 안 보이고 산고개를 훌떡 넘어 버렸다,

말들이 매어 있는 공터에서 말없이 차를 돌려 다시 내려왔다.

 

이번 여행에서 첨 본거 같다. 관광지의 노점상

그들이 동네 뒷산에 이리 모여있지는 않을거구, 우리가 찾는 곳이 근처임에 틀림없다

 

산속 길가에 차들이 쭈욱 주차되어 있어서 우리도 차를 대고,

자는 경재 Watch Dog 세워놓고, 

 

천천히 숲길을 걸어 내려왔다,

 

귀여운 호수가 있어서

 

벤치에 앉아 휘튼치드를 마시며 풍경속에 묻혔다

 

 

 

 

 

 

마약이 중독성 땜시 찍혔듯 불량식품도 중독성이 있어 불량한거여.

그 맛을 지금까지 못 잊는다면 얼마나 불량혔것어.  라면땅과 뽀빠이, 딱따구리가 합쳐진 절묘한 맛. 

팔라팔라 (Pala pala)

 

은재는 배 타보고 싶어 호수 반대편으로 가보더니 

 

"  묶였어 ~! "

 

그 순간,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진거 같다.

잠시 후, 하늘에서 뭔가가 진짜 떨어지는데...

팔랑개비처럼 빙글빙들 돌며,  낙하산처럼 천천히 떨어졌다,

그것이 땅바닥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고 심심치않게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신기한 광경까지 보게되니 완전 행복해졌다. 

 

주워보니, 이거였다,

 

'  이 상품은 나뭇잎 하나에 열매 두개가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갱님

   잎과 열매가 절묘한 각도로 붙어 있어 환상적인 낙하비행을 선사합니다, 고갱님

   팔라팔라 과자를 드시는 분들에게는 한 봉지당 한 세트를 무료로 드립니다, 호갱님 '

짱이가 질릴때까지 하늘로 던져보는 동안 우리 얼굴에 미소도 계속 됐다

 

 

 

"  과자 거의 바닥난거 봐라~  진짜 불량하네 이 과자 ! "

 

 

 

올라오는 한 가족에게 거기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봤다

"  한 5분 정도 ? "

그 정도야 뭐. 나는 짱이 팔을 잡고 천천히 내려왔다

 

현주랑 은재는 둘이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엄마랑 언니랑 다니고 싶을텐데 한마디 불평없이 아빠를 부축해준 짱이.

사진이 안 이쁘게 나와 미안하다 ㅋㅋ

 

 

 

 

 

 

 

 

 

저 아래 드디어 Bom jesus 대성당이 보인다. 내가 찾는 곳은 어디지 ?

 

기념품 매장 앞에서 짱이를 여자팀에 합류시키고 난 독자 노선을 걸었다

 

성당 앞마당으로 가자

 

브라가 시내가 다 보였다

 

 

돌담위에 앉아 하염없이 성당을 바라보고 있는데

애기엄마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LG 스맛폰을 주며 가족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산 폰을 써줘서 더 이뻐 보이는 젊은 부부를 위해, 구도를 바꾸며 두 컷이나 찍어주었다,

 

그리고 돌담으로 다시 돌아오며 허걱 놀랬다.

내 카메라가...

그 가족과 대성당을 다 나오게 찍기 위해 쭈구려 앉고 하다보니 시간이 좀 지체 됐는데, 내 카메라는 깜빡 잊은 것이다.

그런데 돌담위에 놔둔 내 카메라가....

거기 그대로 있었다. 아 ~ 십년 감수했네.

만약 좀도둑 일당들이 그렇게 set play 했다면 여지없이 당했을거고 이 여행기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신의 가호에 감사를 해야되겠단 생각이 불연듯 들어 성당안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성당 옆 출구로 나오자 정원을 가꾸는 인부들의 모습이 보였다,

양지를 위해 음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걸 깜빡 했다

 

대성당 앞에서 다시 여팀들을 만났다. 날 보자마자 흥분하며

"  화장실을 갔는데 한 사람당 0.5 € 씩 내래. 어떻게 성당에서 그럴 수 있어 ? "

이게 한장당 750원 짜리 화장실 티켓이다.

 

 

여기의 하이라이트는 저 아래라고 알려주고

여자들만 갔다오라고 했다,

 

 

 

 

 

 

 

 

 

 

 

 

 

 

 

내려가는 층마다 분수가 있는데, 물이 나오는 부분이 다 달라서 그거 확인해보는것도 재밌다.

어제 과음한 분수

 

 

축농증 걸린 분수

 

 

중이염 걸린 분수

 

 

눈물 흘리는 분수

 

 

기타 등등.

축농증 중이염등 ...무슨 병원 올라가는 계단인가 ?

 

바로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다.

 

'  Bom Jesus 대성당 보는게 쉬운줄 알았냐 ?  한 계단 한 계단 경건하게 올라와 이거뜨라 ! ;  라는 뜻인것도 같구.

이 계단의 의미는 각자의 번뇌와 생각대로 해석하는게 정답이다.

 

 

 

우리는 구조를 몰라 위에서 내려왔지만 실지로 아래부터 올라온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비록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지만 표정은 행복했다

 

 

우찌 산비탈을 이렇게 응용할 생각을 했을까 ?

<인용사진>

 

 

맨 아래까지 내려간 여팀

 

 

 

 

 

 

 

 

 

 

 

 

  

 

 

한편 나는 여자들 사진을 위에서 찍은 다음에 먼저 주차장쪽으로 올라왔다

 

요기가 유료화장실이다. 남자칸에도 아줌마가 입구에서 티켓을 팔고 있었다.

난 소변이 마려워도 꾹 참았다. 돈이 없으면 여기선 유기체도 아니다.

 

 

 

내가 카메라 안 깨지게 하려고 기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연두색 셔츠입은 -아저씨가 도와줄까 묻는다,

괜찮다고 했더니 엄지를 치켜세우고 갔다.,

 

 

 

 

헥헥거리며 간신히 등산하고 있는데 은재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엄마랑 서로 길을 나눠 나를 찾아온 것이다

 

 

 

 

 

 

 

 

경재는 두시간째 차 안에서 자고 있다. 징한 놈

이제 다시 스페인으로 넘어가야 해서 시계를 + 1 해놓으니 벌써 4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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