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씨에라 네바다에서 보물찾기 Orgiva

2013. 7. 30. 18:00Spain 2013

 

 

 

 

어제 지나갔던 그라나다 외곽 고속도로를 다시 달리자니 가뜩이나 지루했던 여정이 드디어 졸리기 시작한다.

마지막 목적지는 웅장한 씨에라네바다 자연속에 숨은 보석같은 마을 오르히바 (Orgiva)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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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차에 익숙치 않고, 차체도 높고, 내 연식도 좀 되고...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스페인 도로들이 후달릴 정도로 무서운 가장 큰 이유는

아주 주~옥 같은 도로 설계가 아닌가 싶다,

 

하늘을 나는 듯한 고가도로에서,  부실한 가드레일에 의지한 채,  예각의 커브를 도는 경험을 해보면

벤츠와 포르쉐 드라이빙 스쿨을 수료하고 수십년의 무사고와 수십개 나라를 렌트카로 쏘다닌 사람의 떨리는 목소리가 엄살이 아님을 알수 있을 것이다. 왜 여기 사람들이 교통규칙을 잘 지키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 왜 세계적인 F1 드라이버(페르난도 알폰소, 페드로 로사 등)가 스페인에서 탄생할 수 있었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샛길로 빠지자 산비탈을 깎아 만든 써킷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도 슬금슬금 기어가니까 내 뒤로 차 3대가 속터지는지 X 마려운건지 계속 바짝 붙여댄다.

비켜줄래도 그럴 노견도 없고

커브길에 잘못 비켜줬다간 마주오는 차랑과 사고라도 나면 안되니까

엔진 브레이크를 걸고 싶어도 뒷차가 혼동할까봐 꼬박꼬박 브레이크 등을 밝히며 산길을 돌고 돈다.

   " 돌것지유 ?  내도 돌겄슈 ~ 지가 고향이 충청도인디.. "

 

 

 

드디어 산 중턱에 백색의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구아달페오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오르히바는 이 지역의 경제, 행정의 중심지다.

 

오르히바는 굴을 지나 왼편 다리를 건너면 되고

직진하면 하몽의 산지로 유명한 Trevelez 와 씨에라네바다 품에 안긴 예쁜 마을들로 이어진다.

 

 

원래 이 사진에 반하여 여기를 찾아왔다. 성당 쌍둥이 종탑의 저 멋진 지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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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위치에서는 이렇게 밖에 안 보였다,

 

이 성당이, 부르기도 숨찬 누에스트라 세뇨라 델라 엑스페끄따시온 성당 (Iglesia de Nuestra Senora de la Expectacion) 이다

 

동네 위까지 올라갔다가

 

 

 

 

별것도 없어 다시 내려와서 동네를 떠났다

 

 

 

 

 

 

솔직히 1시간도 못되서 동네를 다 봤다고 나왔는데 거기에 무슨 에피소드가 있고 감동이 있겠는가

'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 ' 는 말로 책임 회피를 하긴 싫다. 

그저 '  금강산도 식후경 ' 이 참 잘 만든 말씀이구나 ... 굶으며 하루 종일 운전해 보니 절절히 와 닿았다.

 

 

 

 

 

산길을 다 나올때쯤

마주오던 차가 상향등을 깜빡이고 지나갔다. ' 난 내 차선 잘 지키고 가는데, 왜 그러지 ? '

커브를 틀자마자 그 이유를 알았다, 남녀 경찰 두명이 빽차를 세워놓고 지들끼리 히히덕거리고 있었다

눈 안 마주칠려고 얼른 스쳐 지나갔다.

이제는 멸종된 한국의 미풍양속을 여기서 뵙게 될 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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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 씨에라네바다' 하면 산맥보다 맥주가 떠오르는건 그때부터였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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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가족들이 있는 네르하에 무사히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