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30. 10:00ㆍSpain 2013
오늘은 여행속의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터키, 호주에서 하루, 나만의 여행을 다녀보니 색다르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가족들은 네르하 숙소에 머물며 푹 쉬고, 나는 씨에라네바다를 한 바퀴 일주하며 알메리아와 구아딕스, 오르히바를 둘러볼 계획이다
찐계란, 우유, 쥬스, 과자로 아침을 먹으며 드럼세탁기 세제를 호텔에서 얻어보라고 했더니 현주와 은재가 아마 안줄거라고, 치사스럽게 달라고 하냐는 말에 욱했다.
어제 숙박비를 깎듯이 여행 나와서는 적극적으로 부딪쳐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고 일장 연설을 했다.
혼자 여행한다고 가방을 챙겨 나오자 현주가 문 앞까지 따라나오며 걱정을 한다.
아침 인사를 하며 프런트를 지나가다 갑자기 생각난듯, 뒤로 돌아 어제 그 여직원에게 세탁기 세제좀 얻을수 있냐고 물어봤다,
세탁기세제 단어를 영어로 몰라서 설명이 장황해졌다. 다 듣더니 알겠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지하로 내려갔다
잠시후 성냥갑만한 세제 두개를 들고 올라와 사용법은 아냐고 묻는다.
" 잘 모르는데, 난 지금 나가봐야 하니 객실에 가서 좀 알려주라. 와이프가 방에 있다 "
고민하는 기색없이 흥얼거리며 우리 호실쪽으로 갔는데 그 순간 손님 한명이 들어와 직원을 찾는 종을 계속 쳐댔다,
첫 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지중해를 즐기며 알레리아 (Almeria) 까지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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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도로를 기준으로 좌측과 우측의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네르하에 해당하는 좌측이 도곡동이면 모트릴 (Motril) 부터 시작되는 우측은 구룡마을이다
설경도 아니고 흰 바위도 아니고 하얀 집들도 아닌것이 시야 끝까지 이어졌다
비닐하우스다.
아무리 멋진 해변을 갖고 있고 언덕에 고성이 있어도 비닐하우스로 뒤덮인 주변 환경을 보면
돈 내고 여기에 휴가를 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텅빈 해안가 마을
아름다운 마을은 용암처럼 덮쳐오는 비닐하우스에 거의 포위당했다,
그런 비닐 하우스가 평지부터 모래톱까지 완전 장악해 버렸다,
지나가는 관광버스안에 승객들은 차마 못 볼걸 봤다는 표정들이다.
도대체 어찌 된건지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비닐하우스 속으로 몰고 들어갔다,
더럽고 무서워 더 있을수가 없었다,
만약 가족들을 데리고 이 길을 지나는 루트를 짰다면 얼마나 욕을 얻어먹었을지 짐작이 간다.
다시 고속도로로 나와 몇시간째 endless 비닐 위를 달렸다.
비쭉한 비닐제조공장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이어서 거대한 물류창고들이 또 길 양편으로 즐비하다
똑같은 거리와 속도라 해도 이 길은 몇 배로 사람을 지치게 한다.
비닐에 반사된 빛으로 눈이 멀 쯔음에 알메리아 (Almeria) 에 도착했다
알메리아에 왜 왔는지도 까 먹을 정도로 정신이 없다
이 성 하나를 보기 위해...
먼지가 풀풀 날리는 주차장에 서서 사진만 몇장 찍고 언덕을 내려왔다
알메리아를 벗어나 북쪽으로 올라갔다,
길은 씨에라네바다 험준힌 산을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아나갔다
내가 그토록 소원했던 운전은 실컷 하고 있다,
근데 왜 하나도 안 즐겁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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