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5. 16:30ㆍPortugal 2013
작년 겨울, TV에서 ' 백년의 가게 ' 란 제목으로 프로그램 시리즈를 본적이 있다
스페인은 - 달리박물관으로 유명한 Figueres 에 있는-양초회사 세라스 로우라 (Ceras Roura) 와
포르투갈에 비아르쿠 (Viarco) 라는 연필공장이 인상 깊었다. 아래 유-튜브는 비아르쿠편이다
짱이와 현주도 비아르쿠 편을 흥미롭게 보기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2013년 8월에 귀사를 방문하고 싶다는 e-mail 을 보냈다.
며칠을 기다려도 답장이 안와서 메일이 전달이 잘 안됐나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후, 우리는 연필공장 비아르쿠를 찾아가고 있다
아베이루에서 40 여분 고속도로를 달린후 마데이라 공단 IC를 빠져나왔다
아래 지도 빨간풍선이 연필공장
시내로 들어서자 퇴근하는 차로 길이 많이 막혔다.
짱이도 아빠 닮아, 도로에 차가 모두 연필 공장가는 것처렴 보인다고 불안해 한다.
" 저 사람들이 연필 다 사가서 우린 살게 없겠는데 ... " 하며 옆에서 부채질을 했다
네비 덕에 공장 앞 골목에 도착은 했는데...
맞은편 집들은 폐허에...
문은 닫혀 있고, 공장 유리창은 곳곳이 깨져 있는게... 이번 여행에는 박물관 인연이 없더니 오늘도 그 짝 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됐다
은재 경재는 공장이 망했다고 놀리고, 현주는 공장이 흑심 품었다고 놀리고 그래도 짱이는 아무 말없이 굳세게 버텼다
여기까지 어렵게 왔는데 그냥 갈수 없어서 골목끝 빈자리에 차를 대고 내려봤다
그러자 공장 안쪽에서 기계소리가 들리고 형광등이 하나 켜져 있는게 보였다.
혹시 ? 얼른 문을 찾아갔다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휴가를 갔나 ? 두어번 더 누르고 문 까지 두드렸다
포기할때쯤 윙~ 하며 문이 열렸다.
국산은 좀처럼 찾기 힘든, D컵의 가슴과 배를 가진 여직원이 문을 열고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내려다봤다
- 6개월전에 당신네 회사 홈페이지에 e-mail 을 보냈습니다 - 고 했더니 안색이 밝게 바뀌며
" 공장견학 온거예요 ? "
- 네. 한국에서 스페인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 들..어..오세요... "
자기가 영어가 좀 딸린다며 잠깐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기다리는 사이, 결국 마지막 승자는 자기라고 득의양양해 있는 짱이
낯익은 사람을 데리고 나왔다. TV 에서 본 이 회사사장 ' 주제 비에이라 ' 였다
※ 현주가 이 사진에 나의 손 위치를 보며 영 탐탁치 않아 하던데 난 이유를 모르겠다,
' 우리가 몇달전 한국 TV에서 여기를 보고 찾아왔다 ' 고 다시 말했더니
일이 잘 풀리려는지, 자기가 영어로 설명하며 공장을 보여주겠다는 거다.
비에이라가 앞장서며 공장쪽 문을 열고 나갔다
쭐레쭐레 따라가니 안 마당에 도살장 같은 낡은 건물로 쑥 들어가버렸다
이 건물.
그런데 안에는 의외로 깔끔했다, 홍보실 용도인듯.
또 우리 말고도 한 팀이 더 있었다. 딸딸이 포르투갈 가족
현대식 인테리어 주변으로 낡은 기계들이 쭈루룩 놓여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비에이라가 포르투갈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영어로 먼저 설명을 했다
아이들 나이를 물어봤다,
경재에게 먼저 묻고 다음으로 은재에게 물어봤다가 23세라니까 동생인줄 알았다고 놀란다
몇분의 홍보비디오가 끝나자마자 비에이라가 다시 짠하고 나타나 비닐덧신을 나눠줬다,
신발 더러워진다고 ...
홍보관을 나와 먼저 들어간 곳은 바로 옆 흑심 만드는 파트였다
거의 광부수준의 늙은 아저씨가 혼자 열심히 흑심을 품고 있었다,
다음으로 심을 박은 나무를 연필 모양대로 깎는 곳
불량품 한판을 짱이에게 기념으로 주었다
FaberCastel 이나 bic 같은 큰 회사는 못하는걸 자기네는 한다며
공장이 작아 다품종 소량 주문이 가능한것이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기계들은 완전 고철값이지만 여기는 기술의 도서관이고 후대에게 물려줄 것이라고도 했다
연필 하나하나에 정교한 문양을 넣는 파트
이 아줌마 우리가 지켜보니까 긴장해서 연필 한자루 바닥에 떨어뜨렸다 ㅋㅋ
페인트등 화공약품 냄새, 단순동작등... 작업환경은 열악해보였다
여기는 별도공간으로 좀 더 정밀한 도안을 연필에 입히는 곳
공정이 다 끝났나보다.
3층 계단으로 올라 오라며 비닐덧신을 다 벗으라고 했다
3층은 공장하곤 완전 다르게 깨끗했다. 아 ~우리신발을 걱정한게 아니라 3층 전시실 바닥을 걱정했구나 ㅋㅋ
이 부분도 원래 공장이었는데 몇년전 무너져 내려서 전시실로 개보수했다고 한다,
신석기 도구 같은 흑심자루도 보고
동양의 먹과 벼루와 같은 원리의 제품도 보고
팽이연필 (기내 면세품으로 인기있다고 한다)
향기나는 연필등 독창적인 이 회사의 제품들을 소개받았다
자연스럽게 질문과 대답이 오고갔다
- 종합문구회사로 키울 생각이 있냐 ?
결론은 Yes
- 백년된 기업이라고 하는데 이런 디자인개념이나 창의성을 도입한게 언제부터냐 ?
2006 년 부터다
난 화장실이 급해 죽겠는데 신명난 이야기가 끝이 없이 이어진다.
막 칭찬하며 간신히 대화를 정리한후 난 화장실로 피신했고
비에이라는 이번엔 포르투갈 가족들에게 붙어 신명나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비에이라에게 연필좀 몇 자루 사고 싶다고 했더니 여직원을 불러왔다
기념으로 짱이랑 현주가 연필 몇개 골랐는데 6 € (9,000 원) 밖에 안했다
포르투갈 가족에게 만나서 반가웠다고 인사하고
비에이라에게도 오늘 견학 아주 유익했다고 감사를 표하며 공장을 나왔다.
비에이라가 공장문 앞까지 배웅 나와 아쉬운 이별을 했다,
사소한 사람에게까지 신경써주며 자기 일에 열정을 바치는 비에이라.
젊은 대머리가 참 멋지게 보일수도 있구나 !
귀국해 몇달이 지난후,
짱이가 써보니 연필이 다르다고 더 안 사온걸 후회했다
'Portugal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68> 쥬서기 좀 챙겨라 (0) | 2013.08.06 |
---|---|
67> 끝이 좋으면 다 좋다. Porto (0) | 2013.08.05 |
65> 포르투갈의 베니스 Aveiro (0) | 2013.08.05 |
64> 빤따스틱의 정의를 내려준 Costa Nova (0) | 2013.08.05 |
63> 단언컨대, 수돗물은 가장 완벽한 물입니다 (0) | 2013.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