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bodia 20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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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죽어야 졸업하는 여고
창가에 앉아 화창한 프놈펜의 아침을 내려다보며 홍차를 한잔 따끈하게 우려 마시고 욕조에서 빨래를 하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발가 벗은 채 열어주고 하던 빨래를 마저 하고 나와보니 승주가 홍삼을 한병 타 놓고 사라졌다. 이런 건 원래 내 전공인데, 승주가 챙겨..
2014.04.09 -
4> 짐승은 대가리, 사람은 머리입네다
조금 지루해질 즈음 ' 맛사지 받으러 가실래요 ? ' 란 말에 엉덩이가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근육 뭉친 데도 별로 없고, 다른 사람이 내 몸 만지는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건 국내 문제고... 러시아 친선병원을 지나자마자 대지가 온통 젖어 있었다. 여긴 비도 행정구역 경계선을 확..
2014.04.08 -
3> 힘이 정의인 세상
시간이 많이 흐른 줄 알았는데 아직도 오전 11시다 바쁘던 상훈이가 갑자기 일손을 놓고 시내구경 가자고 나섰다. 뒤도 안 돌아보고 싱글벙글 차를 모는 상훈이를 보니 우리는 핑게고 지~가 콧바람을 쐬고 싶었나 보다 차는 프놈펜 남서쪽 외곽으로 멀찌기 돌았다 확실히 사람들 생김새가..
2014.04.08 -
2> 안경 쓴 놈은 다 죽여 !
뚝딱 뚝딱, 탕 ! 탕 ! 새벽녘에 간신히 잠들었는데 박자 맞춰 들려오는 망치소리에 동틀녘 깨버렸다. 등보이고 자는 승주 깨지 않게 조용히 일어나 창가로 가봤다. 아시바는 성냥개비같은 나무로, 듬성듬성 세워진 비계엔 얇은 모기장을 쳐 놓고 골조만 앙상하게 올라간 고층건물 위에서 ..
2014.04.08 -
1> 백수에서 황태자로
두만강너머 북한을 보듯, 베트남 국경도시 쩌우덕에서 캄보디아를 생각한다. 호치민에서 만난 일본 배낭여행객이 ' 캄보디아를 거쳐 왔다 '는 말에 ' 와우 ~' 하는 감탄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캄보디아는 내게 너무 멀고 너무 가난하고 너무 살벌한 나라다 베트남에서 돌아와 한달만에 ..
201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