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9. 15:11ㆍSpain 2013
스페인을 뒤적거리다
동공이 열린채로 한동안 정줄을 놓았다
이 사진 한장에서...
<인용사진>
툭 !
이런 풍경 하나 던져주면 내가 어찌 모른척 할 수 있단 말인가
짜증이 난다
어짜피 운명은 이런 식으로 나의 여정을, 인생을 몰아갈꺼 아닌가.
내가 아무리 인생을 개척한다고 지롤을 떤들
그건 거센 파도를 맞닥트린 물고기 비늘 한조각에 불과한 걸
정해진 운명인지, 우연인지, Random 인지는 이제 중요치 않다.
도대체 여긴 어디란 말인가 ?
<인용사진>
조사해보니 다 나왔다
바르셀로나 남쪽 30분 거리에 있는 고급 해변 휴양지인 Sitges 였다
오래전부터 아름다운 자연을 칭송하는 예술가들이 많이 살다보니
게이들이 꼬이고 카니발이 열리고 그래서 유럽 부자들이 와서 휴가를 즐기고 지금은
전 세계 영화인들이 1년에 한번씩 모여 SITGES FILM FESTIVAL 을 열고 있었다
<인용사진>
여기 출품되는 영화들의 주제는 ' 판타스틱 '이다
<인용사진>
Sitges 하면 꼭 끼는 랜드마크가 있으니 바로 Sant Bartolome i Santa Tecla성당이다
단조로은 해변 한가운데에 바위 언덕이 삐쭉 솟아 있고
그 위에 고색창연한 성당이 서 있는 풍경은 평범한 한 바닷가 처녀를 MISS WORLD로 만들어 놓았다
자연과 인간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
<인용사진>
그중 가장 보고 싶은 건
푸른 바닷가 성당 뒤로 붉은 노을이 지는 풍경인데 그럴려면 북쪽해변에서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지도상에 빨간색 호텔 위치가 맞는거 같다
요트들을 두 팔로 감싸 안은 모양의 선착장. 바로 뒤 호텔이 Port Sitges resort 였다
호텔 사이트에 들어가 방 사진을 확인해보았다
스위트룸이나 페밀리룸에서만 오른편 창문으로 바로 그 성당이 보였다
기분이 UP 된채 집에 와 현주에게 호텔사진을 보여주며
객실에 들어오자 마자 창밖으로 저 해변이 시원하게 보이고
소파에 하염없이 앉아 성당 종루 뒤로 노을 지는걸 바라 볼 수 있고
차분한 바닷가를 보며 침대에서 아침을 맞을 수 있다고 설레발을 쳤다.
Sitges를 '시체스' 라 하면 어감 때문에 기분 나빠할까봐 씨제스,시트헤스라고 신경써서 발음했다.
현주는 좋아하면서도 현명한 질문을 잊지 않았다.
얼마야 ?
다음 날 마음을 굳히고, 3박은 부담스러워 2박으로 선택한후에
흥얼거리며 가볍게 후기를 클릭했는데...
엥 ?
주차비가 비싸구...베개는 씨멘트 덩어리같다구 ?
<클릭하면 확대됨>
불길한 맘에 아래로 스크롤을 주욱 내려보았다
옆방 커플 소근거리는게 다 들린다...
커피나 티백 차도 객실에 없으니 직접 사다 먹어...
겨울엔 아침식사가 개판이야...
그리고 역시 주차가 문제였다. 비수기에도 하루에 36 euro 의 주차비를 징수한다니
전 세계 사람들이 자기네 글로 줄줄이 사탕처럼 후기를 달아 놨는데 못 읽어도 이구동성일거 같았다
<클릭하면 확대됨>
후련하게 한 마디 해줬다,
시체들, 넌 아웃이야 !
시체스에서 시간낭비 했으니 괜히 급한 맘에 주변 숙소들을 뒤져보았다,
일단 바르셀로나는 제외했다,
비록 가우디엉아 때문에 들르긴 하겠지만 입국날부터 이 복작거리는 시내 한복판에서 어리둥절하기도 싫고
카딸루나 깍쟁이들이 관광객을 위해 퓨전으로 만든 투우나 핀초스,플라멩고를 정통인양 착각하기도 싫다
안동 헛제사밥이나 청도 투우를 서울에서 비싼 돈주며 찾지 않듯이...
공항 근처부터 몬세라트 수도원과 바르셀로나 북쪽 해변까지 많은 숙박부를 들춰본 결과
큰 체인호텔에 전망좋고 주차도 무료고 아침뷔페도 포함해서 숙박비가 저렴한 곳은 ... 없었다,
내가 찾는 곳이 유토피아, 샹그릴라, 무릉도원, 율도국, 라퓨타, 극락정토, 팔방미인...이었단 말인가 ?
<클릭하면 확대됨>
한쪽 눈을 감고 보니 슬슬 이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가 Castelldefels에 BCN Events 호텔이다
주변이 탁 트이고 조식도 훌륭하고 주차장도 무료고 야외수영장에 근처에 쇼핑센터까지...
단지 바닷가가 좀 멀다는 건데 차가 있으니 그것도 별로 문제 될게 없을거 같다
시체스는 어감도 별로인데다 세계적인 관광지라서 숙박비와 음식값이 비싼 반면
카스텔데펠스는 잘 알려지지 않은 현지인용 조용한 바닷가라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후기도 칭찬일색이었다.
그래서 주저없이 결재하고 두 방을 붙여달라고 별도 요청도 해놓았다.
바우쳐를 받아보니 카드결재는 오로지 예약용이라서 언제라도 취소할 수 있었다,
욕심같아선 스페인 전역을 다 예약해버리고 싶지만 자유여행에 족쇄를 씌우는거 같아 참았다
지극히 私見인데
스페인이 숙박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좀 싼거 같은 생각이 조심스럽게 든다.
한 사람당 1 euro씩 하는 도시세라는 것도 붙으니 막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음식값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니 조삼모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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