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사람들 3) 다이버형님과 수유리에서...

2012. 8. 26. 16:00자동차

 

 

 

 

나에게 친히 전화를 주신 분은 다이버(하운희) 형님이었다

 

내가 이 형님을 처음 만난 날을 잊을수가 없다.

2010년 2월 7일 춘천 닭갈비모임

구형 CL500을 끌고 첫 모임에 참석해 수줍어 하던 모습.

선배로서 그때 확 기를 잡았어야 했는데, 그러면 다음부터 안 나올까봐 너무 풀어준게 패착이었다 ㅋㅋ

지금은 목소리만 저음으로 깔아도 카리스마가 ~

 

그 당시 ID는 '사이버피플' 이었는데 며칠후 '다이버' 로 바꾸게 된다.

사이버피플은 전업인 PC방 사업 냄새가 솔솔나고, 다이버는 스킨스쿠버에 푹 빠졌다는 건데...

바꿔말하면 이제 취미로 레져를 즐길 정도로 밥먹고 살만해졌단 의미.

 

그해 3월 21일날.

상유니형님 밭에서 고기구워먹는 모임이 있었다,

가래떡 담긴 검은 비닐봉지 하나 들고

바람 쌩쌩 부는 양재대로에서 하염없이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둥둥 저음을 내며 거대한 오토바이가 다가왔다. 다이버형님이 오토바이에도 메니아셨다.

 

젊었을땐 연예인들과 금강산까지 바이크투어도 다녀오시고

시속 300 km 를 넘나들며 스피드를 즐기셨는데, 결국 오토바이를 포기하는 일이 벌어진다.

작년 이맘때 불법유턴하는 트럭과 충돌하여 fire-egg 가 깨져버린 것이다.

쪽지로 " 오토바이 고만 타소 "  걱정을 보냈더니 그 이후로 장비들을 다 팔고 계신다.

 

격투기도 좋아하고 보드도 좋아하고...

도박도 좋아하는데 그건 소질이 없는거 같다.

 

 

그 형님이 전화를 주셨으니 수유리가 아니라 수성(Mercury) 인듯 못 가겠는가.

간단히 커피나 마시잔 사람 위장도 생각치 않고 밥을 먹자고 졸랐다.

더 본능(식욕)적이고 더 진솔한 이야기를 더 오랬동안 하고 싶은 욕심이라고 해두자.

이 형님도 그런 면에서 가식같은거 전혀 없다.

둘이 어깨동무하고 간곳은 분식집 ㅋㅋ

 

내가 젤 좋아하는 야채튀김 납작만두도 시키고 거기에 김밥까지 한줄 추가

형님은 점심이 뱃속에 아직 그대로일텐데 쫄면을 시켜서 날 놀래켰다. 

 

쫄면까지 나눠먹으며 그간 안부를 여쭸다,

고등학교때 집안에 큰 일이 있어 배움의 기회도 박탈당했는데 그 이후 자수성가하여

일가를 이루신 이야기를 듣자니 형님이 더 멋져 보였다.

 

동네 커피숍으로 옮겨

동호회 이야기도 하고 자식 교육에 맞장구도 치다보니 방광 괄약근이 한계에 다다랐다.,

 

 

골목 안쪽에 화장실을 함게 갔다.

오줌줄기가 아직도 각도를 유지하는걸로 봐선 작년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신거 같다.

사실 머 그 나이에 용도폐기되서 맹장처럼 있으나 없으나 한 장기지만

'내시' 란 놀림 안 당하려면 매달고 살아야지...싶다.

 

 

 

이 나이 되보니

돈과 남은 인생 바꾸기도 싫고

나 멋있다고 따르는 여자 없고

의욕보다 몸뚱이가 더 노쇠해져...

 

차 한잔 편하게 할수 있는 인연만큼

소소하게 재밌는 인생도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