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z 동호회 openday 모임후기

2012. 4. 22. 10:00자동차

 

 

 

 

주말까지 비가 온다고 해서,

맘 놓고 어제 1시까지 TV보고 일요일오전 늦잠자려는데 7시반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창문을 빼꼼히 열고 밖을 내다본다. 비는 그쳤는데 나무들이 거세게 저항하는걸 보니 돌풍이다,

잘 됐다. 바람도 부는데 어딜가

억지로 누웠다가 컴터를 켜서 혹시 취소 안됐나 찾아보니 8시에 써** 님이 ' 남양주는 날씨 괜찮다' 는 글을 올렸다

징한 인간 !

TV 켜서 일기예보도 확인하고, 다시 누워 잠 오라고 억지로 책을 펼치자마자 살짝 잠이 들었다,

깜작 놀라 깨보니 9시다.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갈등이고 돌풍이고 애들이고 간에 부리나케 비누로 머리 박박 감고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서울로 들어서자 비가 적잖이 뿌리기 시작한다.

약 50km 를 달려 10분 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차만 몇대 보이고 사람들이 안 보인다. 

' 멍청하게 나 혼자 나온거 아냐 ? ' 당황하는데, 

비맞은 개마냥 처마밑에서 처량하게 앉아 떨고 있는 네댓명이 보였다

날 보며 이리 오라고 손짓한다.

여기 개 한마리 추가요 !

 

 

 

초콜릿 복근이라고 자랑하는 필** 님. 하긴 키세스도 초콜릿은 초콜릿이다.

이번에 산 차 얼마짜린지 맞춰보라고 의기양양하게 다섯손가락을 펴보인다.

후려쳐서 ' 50 만원 ? ' 그랬더니

5만원 줬다고 엄청 행복한 목소리다. 모두 다 부러워 한마디씩 거든다

지난 번 타고다니던 오피러스를 리틀벤틀리라고 하길래 상태가 좀 안 좋구나 생각했는데

오늘 끌고온 눈깔빠진 갤로퍼를 G-바겐이라고 하는걸 보니 그 사이 맨탈이 많이 매롱된거 같다.

(나도 그 말에 속아서 오피러스 샀다가 이번에 K9 때문에 단종 되버렸다)

필**님이 더 이상 차를 안 사야 할텐데...

 

MBCK에 7년동안 구르며 깨달은 진리.

차값과 만족도는 반비례가 맞다.

벤틀리나 페라리나 포르쉐 끌고 나온 분들의 심각한 표정과

아반테 해치백에 우리 태우고 뻐기며 고속도로를 칼질하는 소*의 환한 얼굴을 기억해봐라

내말이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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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점을 먹으러 팔당쪽으로 그룹주행 출발.

차들이 엉키는 바람에 안전을 위해 1차선에서 쭈욱 앞으로 치고 나갔다,

동호회 차들이 멀리 쩜 되는걸 보고, 오는 차들 사진 찍으려고 길옆에 조그만 공터로 빠지는데

내 바로 뒷 차부터 한대씩 깜박이를 켜며 나를 따라 가뜩이나 좁은 공터를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놀라서 곧바로 다시 공도를 탔다, 모두 회원들 차인걸 몰랐다

 

 

 

 

 

 

 

 

 

 

 

 

 

음식점에서 아줌마에게 처음 들은 말은' 빨리 들어와 방문 닫아주세요 ' 였다.

뭐 별로 좋은 말 기대도 안했다.

물컵은 종이컵.

 

알*** 이 아줌마에게 음식주문을 하며 양을 많이 달라고 하자

  " 그럼 꼼빼기를 시켜, 이천원 추가야 "

  " 그거 말고 최대한 양을 많이 주세요. 많이 ~ "

  " 어떻게 더 줘. 꼽빼기 시켜 "

이 아줌마 강적이다.

 

 

우리 테이블에 반찬을 두개씩 내려놓으며 하나는 안쪽으로 옮겨달라고 한다

잠시후 고기 한접시를 내려놓더니 안쪽 테이블과 나눠 먹으라고 하고 가버렸다

초상집 편육도 이렇겐 안 주는데 이건 뭐 얻어먹는건지 사먹는건지...

 

여기저기서 육수를 달라고 하자

  " 지금 만들고 있어요. 한꺼번에 나와요 "

한두명이 아니라 써빙하는 아줌마 모두 다 똑같다.

 

 

 

냉면 온면 비빔면중에 많은 사람들이 비빔면을 주문했다,

기대하고 정성껏 비벼 두세번 잘라 먹는데 혓바닥을 란셋바늘로 쪼아놓은 것처럼 뻘겋게 따끔거렸다,

찬물로 입을 행구며 힐끔 옆을 보니, 7명중 5명이 비빔면을 시켰는데 5그릇 다 빨간 국수덩어리가 또아리채 남아있다

알파가 ' 자긴 맛있는데 그런다 ' 고 해서 ' 남은 국수 다 몰아줄까 ? ' 하니 얼굴표정이 급 굳어졌다

 

 

 

미각신경을 마취시키기 위해 뭐라도 입에 쑤셔넣어야 할거 같아

마당에서 커피를 한잔 빠들고 주차장으로 나갔다,.

치* 형님에게 담배를 달라고 하니 꺼내주며 " 맨솔인데 괜찮아 ? " 하는데

맨솔담배가 더 해롭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나서,

됐다고, 다른 담배 얻어 핀다고 했다가 분위기만 머쓱하고 무안해졌다

농약을 마시더라고 목넘김이 부드럽고 Mild 한걸로 일단 고르자는 내 허세 작열이다  

주차장마당으로 향하는데 옆에서 " 내가 만들어도 이보단 낫겠다 " 란 볼멘소리가 들린다,

뒷테이블도 국수 많이 남겼겠구먼,

이 식당의 인기메뉴는 후식커피가 분명하다

 

한구석에선 흥정이 한창인데

주*님이 ' 벤츠타는 개장수 봤냐 ' 고 투덜대면서도 원플러스원해서 두 마리 60에 가져가라고 하고

써* 님은 무슨 개, 무슨 개 혼혈인 강아지도 파냐고 오전내내 주* 님을 쫒아다니며 괴롭히고 있다

두 사람의 개소리 위로 차가운 봄비가 또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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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남한강 강변도로 떼드라이빙

 

 

 

불필요한 접촉사고로 회원간 멱살잡이를 피하기 위해

10여대의 차가 천천히 차간거리를 유지하며 벚꽃나무 아래를 지나간다.

   평일이면 잠깐 눈 붙일 시간에

   국수먹고 약간 체기가 있는데다

   와이퍼를 쓰기도 부담스러운 봄비

   심심찮은 나타나는 과속방지턱까지 흔들의자처럼 부드러워

눈이 슬슬 감기기 시작한다.

우리가 빙 돌아온 342번 국도는 질러오는 88번 도로와 합류하며 좌회전 해야 하는데

계속 직진을 하며 2km 를 더 가더니 결국 그 긴 대열을 U턴 시켜 일대 교통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선두도 졸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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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하우스는 주차장만 훌륭한게 아니였다,

하얀 철문을 지나 강쪽으로 내려가면 잘 손질된 정원이 양쪽으로 펼쳐진다.

 

 

연두빛의 새잎과 Ivory 목련이 봄비에 씻겨 더 싱그러웠다,

 

 

 

유럽의 궁전 앞마당처럼 조각작품들도 군데군데 놓여있어 소나무에 걸쳐놓은 사다리까지 설치작품처럼 보일 정도였다

 

 

강이 내려다보이는 통창가에 자리를 잡고 담소가 풍년이다

 

 

 

상** 님은 

63 AMG 엔진음과 55AMG 바이터보의 엔진음의 차이를 성대묘사로 절묘하게 구분해주었는데

도저히 일개 농부의 재능이 아니였다. 입씸까지 대단하셨다,

 

 

 

   ice americano는 길죽한 컵에 가득담겨 흑맥주처럼 시원해 보였고

   팥빙수위에 올린 과일이 신선했고,

   카페라테 아트도 하나하나가 Art 었다,

팥빙수가 싼건지 커피가 비싼건지를 놓고 수근거리자 웨이터가 한 주전자 가득 커피를 들고와 리필로 입을 막아버렸다,

 

 

 

 

필** 주* 악*  ... 외로운 쏠로들이 담배피러 나가며 날 잡이땡긴다.

주* 님이 데스크 아가씨랑 말이라도 섞으려고 여기 하루 방값이 얼마나고 물었는데

밖에서 담배 한개피 타들어갈 동안에

   대실 방값을 물어보지 그랬냐는둥

   주말엔 대실료도 할증이라는 정보부터 ,

   원풀이 월풀 일인용이냐 ? 

   누가 일본에서 목욕탕한다는 예기까지 ... 이 남자들의 머리속에는 상상이상의 정보들이 가득차 있었다

이렇게 모여 한 시간만 더 예기하면 

며칠내로 남한강변에 대실료 만오천원 일본료칸을 짓고 미인과 2인용 월플욕조에서 파도타는것도 가능하지 싶었다

 

남자화장실에서 원*** 님을 만났다, 손도 안 닦고 악수를 할 정도로 허물없이 반가웠다,

 

 

 

 

 

오늘 모임을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고생한 운영진분들에게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나도 해봐서 아는데 회원들은 어떤 모임이건 불평과 불만이 많다

투덜대니 회원인거다

운영진들은 왜 이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자기 돈과 시간을 써가며 모임을 만든다

제 발등을 찍으니 운영진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