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vin-1> 채식주의 인도인

2012. 4. 15. 14:02Life is live !

 

 

 

어느날 간호원이 난처한 얼굴로

  " 외국인이 휴대폰 A/S 센터를 물어보는데 원장님이 좀 도와달라 " 고 한다

잠시후 까만 얼굴의 인도사람이 나타났고

휴대폰 고치러 왔다 자기몸 고치고 가는 재밌는 인연이 시작되었다,

두 달의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안부를 묻는 연락이 오고갔고

지난번 주말 바람도 쐴겸 양평 갤러리 같이 가자는 내 제안에 응할수 없어 미안해하던 Pravin 이

일요일 점심 같이 먹자고 띄엄띄엄 영어로 전화를 했다.

 

 

햇살에 데워진 봄바람이 솔솔부는 일요일

정확히 1시에 동 앞에 차를 대고 기다리는데 5분이 넘어도 안 내려온다.

의아해할때쯤 우리가 서있던 곳은 1,2호 라인 출입구고 Pravin 네는 다른편인걸 그제야 알앗다

부리나케 시동걸고 302 동을 한바뀌 도니...

 

 

 

 

Pravin 도 아들과 함께 밖으로 나와 우리를 찾고 있었다

 

문방구 들려 산 미니카와 조립로보트를 받고서야

꼬맹이 Yuva(유와) 입가에 살짝 미소가 생겼다,.

 

 

잠깐 집에 올라갔다 가자고 Pravin 이 재촉한다

들어가기전 문앞에서 Pravin 을 붙잡고 부인의 이름을 물어봤다,

전에 한번 한의원에서 봤을때 분명히 통성명을 했을텐데 미안하게도 이름을 까먹었다,

  파지타 ?  파비타 ?  화지타 ?  음식이름하고 똑같네 ?

 

문을 열고 들어가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하이, 화지타 !

나중에 알아낸 정확한 이름은 Pavithra (파비트라)였다 ㅋㅋ

회사에서 마련해준 전세집은 살림이 별로 없어 횡했다

 

손님접대용으로 내온 간식을 먹고, Pavithra 가족 결혼식 사진을 구경하고

식당 영업시간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 나왔다,

Pavithra 가 우리 가져가라고 제과점에서 산 화과자를 손에 들려준다.

 

 

 

Pravin 부부가 Vegatarian 이라서 어제 밤에 부랴부랴 찾아놓은 식당.

현주가 '뜨란채' 라고 해서 검색해 보니 '뜰안채' 였다능 ...

채식전문식당이 흔치도 않고, 하나 있는건 서수원 칠보산 아래 구석에 있었다

  

평일엔 손님이 많다는 말을 들은터라

자리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한 테이블이 비어 있었다

 

 

식당의 가장 중요한 음식맛은 제껴두고

수많은 사람들, 무질서한 동선, 헤저어놓은 쟁반위 음식들, 예전에 카페였을거 같은 인테리어등에 신경이 팔려

또 오고 싶진 않았다

 

 

아들내미가 음식을 맛있게 안 먹길래 물어보니

Yuva 가 젤 좋아하는 음식은 ...닭고기.     엄마 아빠는 채식주의자. 아들은 육식주의자.

  " 담에 아저씨가 통닭사줄께 ! " 하니 고개를 끄떡끄떡 한다

 

한국음식 뭐가 맛있었냐고 물어보니

  Pravin 은 잡채 

  pavithra 는 파전

 

 

조그만 마을길로 차와 사람들이 계속 밀고 들어온다

꽃구경도 해야겠고 등산도 해야겠고 채식도 먹어야겠고...

내 기억으론 최근 1~2년사이에도 저 칠보산에서 변사체나 자살로 전국 뉴스 탄게 두껀이나 되도 사람들은 계속 올라간다.

 

 

외곽 고속도로를 돌아 신갈에 '백남준 아트센터' 로 데리고 갔다.

Pravin 네가 차가 없어 주말에도 변변한 나들이 한번 못했다고 해서, 육체의 양식은 먹였으니 정신의 양식도 채우라고... 

 

 

우리는 한번 와본 곳이라 찻집에 앉아 커피향을 맡으며 책을 뒤적였다,

평소 제멋대로 살다가, 손님접대하려니 은근히 피곤해서 하품이 절로 나온다

조직사회나 영업활동 안하고도 지금까지 살아온게 고마울 따름이다.

 

 

 

 

구경 마친 Pravin 네가 왔길래, 마실걸 사준다고 했더니 '밀크티'를 찾는데 잇을리가 없지.

인도 북부에 차로 유명한 곳 다즐링, 마침 그 다즐링차가 있길래 추천해도 별론가보다.

Pavithra 만 아메리카노에 우유를 듬뿍 채워 한잔 사줬다

 

 

 

 

 

 

 

Pravin 과 Pavithra 는 서로의 집안끼리 혼담이 오간 중매결혼이다.

 

  

 

Pravin 이 단체사진을 찍어달라고 나들이객에게 부탁했는데

한 사람은 들은채 만채 지나가고 또 한사람은 아들내미를 짤라버렸다,

 

 

집에도 장난감차가 한보따리 되던데

박물관 기념품점에서 또 미니카를 산 Yuva

 

 

 

Pravin 덕분에

인도 남부 Bangalore (뱅갈루루) 와 Chennai (친나이) 도 알게 되고

인도 남부보다 북부보다 훨씬 덥다는 것도

인도 남서해안쪽이 여행하기 좋다는 것도 알았다

 

인생은 나에게 Pravin 을 소개해주더니

인도를 가보라고 유혹하고, 뱅갈루루에선 또 무슨 일들이 우연처럼 전개될까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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