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6. 16:00ㆍ국내여행
오래간만에 산을 탔더니 배는 푹 꺼지고, 허리는 아프고, 복직근은 결려
펴지도 구부리지도 못한 어정쩡이가 되버렸다
개심사 이상으로 볼만한 곳이 서산목장이다.
여의도 세배 넓이의 너른 초지가 길 양쪽으로 눈길끝까지 펼쳐져있다,
one Tree Hill
호수위에 다리.
푸른 언덕위에 떠오르는 초저녁 달
둥굴둥굴한 구릉들
높은 미류나무가 도열해 있는 산책길...
뉴질랜드 북섬을 드라이브하는 딱 그 기분이었다.
마침 짱이가
' 전기밥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터지는거 아니냐 ? '
고 무서워 전화했길래 잘됐다 싶어 우린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서산목장이 끝나는 곳 너른 들판에 제법 큰 동네가 자리 잡고 있으니
면소재지가 있는 운산.
동네 길위에선 할머니 할아버지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싸우고 있는 평화로운 마을
네댓개 보이는 식당은 외관이 후줄근해서 도저히 들어갈 용기가 안나는 풍요로운 동네
먹는걸 포기하고 운산을 뜰래다 살기위해 먹는다는 일념으로 불켜진 식당문을 열었다
작업복 차림의 남자 몇이 음식을 기다리며 히히덕거리다 일제히 우리를 처다본다
눈 깔고 다소곳이 문과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여차하면 튀어야 할 분위기
아주머니가 와서
" 뭐 해드릴까예 ? "
" 혹시 김치찌개 된장찌개 1인분씩 되나요 ? "
" 저희는 그렇겐 안 합니다 "
" 네~. 된장찌개 2인분 주세요 "
" 예~ " 해놓곤 주방으로 가며 소리친다
" 여그 ~ 김치찌개 2인분 ! "
현주랑 그냥 멋적게 웃고 말았다.
메뉴판에 된징찌개건 갈치조림이건 뭘 주문해도 김치찌개로 통일될 기세다
기대와는 다르게 나물과 간고등어가 맛있어
마냥 행복햐지는 충청도 어느 외딴 마을에서의 저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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