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0. 16:37ㆍLife is live !
오늘은 수요회(수원 화성 원광 한의대 동문회) 야유회가 있는 날이다.
설레는 기분으로 2시 진료를 마치고 일찍 양평으로 출발했다.
7시까지만 가면 되지만 남한강을 바라보며 호젓한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었거든...
경기도 광주를 지나서 퇴촌쪽으로 나서자 길이 한적해진다.
앞뒤로 달리는 차들도 다 내맘같이 느긋한거 같다. Top을 Open하고 강바람을
맞으며 호젓하게 달리니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버린다.
양평시내를 안 들어가고 외곽으로 돌아 홍천쪽으로 접어들었다
인터넷에서 열심히 주행연습을 했지만 낯선 길이라 이정표를 놓치면 안된다.
드디어 청운면 동네로 들어왔다. 길을 따라 집들이 나란히 붙어있다.
집촌형태로 보아 동네가 형성되기 전에 이미 도로가 있었던거 같다.
태초에 바람은 강과 언덕을 만들고
강뚝을 따라 길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길가에 모여 마을을 이루었다
차를 멈출수밖에 없었다. 할머니가 전동 휄체어를 타고 내쪽으로 다가오셔서...
웨스턴 마카로니 '황야의 무법자' 한 장면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모두 집안으로 들어가 숨죽이며 창밖을 내다보고 있고
거리엔 허연 먼지바람에 찢어진 현상수배 종이만 날리고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가까워진다.
그 순간 허리춤에 찬 총을 빨리 빼... 탕 탕 !
물론 난 할머니에게 권총을 쏠수 없었다. 두사람의 허리춤엔 총대신 폰이 ㅋㅋ
팬션을 찾아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차 한대 지나갈 정도의 진입로 옆으로 옥수수가 담쳐저 있다.
1시간 반이나 일찍 도착했다. 아랫사진들은 팬션전경
숙소에 혼자 들어가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샤워까지 해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베게 하나 배고 하나 껴안고 시원한 바람속에 잠들어 버렸다. 후배 원장이 와서 깨우기 전까지...
일행들이 가족과 함께 속속 도착하고 있다. 놀러온다고 복장들이 다 편해보인다.
회장님 오셨으니 다 온거지 ?
요즘은 참 편해졌다,
여기는 일인당 7만원만 내면 고기,음료수,해물,밥 거기다 술까지 무한 리필이다.
예전 팬션가는날 설레이는 맘으로 장 보던 재미는 없어진거 같아 씁쓸하구만 !~
음식이 남아돈다. 어렸을땐 참~ 먹을거 없었서 카스테라 밑 종이까지 씹어먹었는데
지금 이렇게 지천이니 내 몸속 인슐린이 모자란것이 당연한거다. 또 씁쓸하구만 !~
자리를 옮겨 맞은편 카페에 편한 자리를 잡았다.
뭐 여기까지 와서 회의를 하냐고, 하지말자니까 굳이 간단하게 한다더니 임원들 말씀들이 구절양장이다.
물론 '불참한 사람 벌금물리자' 는 건설적이고 단골메뉴의 내용들로...
다음에 회원부부 소개가 이어졌다. 난 혼자 와서 배아프니 그냥 화면만 보시길 !
어느 사모가 무심코 던진 질문에 남자들끼리 알리바이가 꼬였다 1 11111111(일이 점점 커져 버렸다)
분위기 싸~ 해져서 한 1분동안 침묵만이 흘렀다.
그러나 각자의 머리속은 복잡했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
" 조옷 됐다"
" 두고봐~"
" 내가 큰 실수를 했네"
" 뭡니까 이게 ? "
" 책임져 "
" 우 C 이런 분위기 적응안돼"
" 뭐 달린 것들 다 그렇지 "
...
총무가 분위기 바꾼다고 내일 일정을 알려줬지만 아까 이미 한 예기였다. 더 분위기 ↓
용두사미란 말이 이런 거구나 하며 남자들끼리 술 싸들고 거실에 모였다.
밤새 놀려면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타짜의 설명을 들으며 지갑을 열고 돈에 눈이 멀어
힘들께 들고온 맥주와 안주는 쓰레기통이 다 마셔 버렸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범 재판이 열렸다.
미군포로들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죄목으로 일본군이 법정에 섰다
미군 포로가 " 저 시끼가 제게 태운 종이를 먹였습니다 " 장내가 일순 소란스러워졌다.
분노한 미군 판사가 어떻게 사람에게 그런것을 먹일수 있냐고 다그쳤다. 일본군인이
억울하다는 둣이 말했다. " 그거 김인데요 ~"
역사적인 그 김으로 밥을 싸서 맛있게 아침을 먹었다.
전날의 긴장감은 다 사라지고 평화로운 아침
이란성쌍둥이들은 킥보드를 타고 놀다가
축구공도 차고
나도 흔들의자에 앉아 다 못 잔 잠을 쫓고 있다.
일정대로 9시 30분에 '외갓집 체험마을' 로 다 이동하였다.
우리 주차장을 못 찾아 이리 저리 헤메면서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있는데 천명은 넘어 보이고
차량도 수백대 이상 주차되어 있으며 주차 알바생과 험상굿은 동네 할아버지도 나와서 예약 체크하고
완전 기업이였다. 물론 와일드 스펙타클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조그만 개울에 뗏목같은 조잡한 것이
메어있고 동네 구석구석에서 한무리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벌써 외갓집을 체험하고 있었다.
일정표에는 점심때 6반찬 식사를 제공한다고 적혀있는데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시원한 평상에서
외할머니의 맛있는 시골밥상을 받아보겠다는건 욕심이고 외갓집 공장식당에서 식판들고 반찬 받는
상황이 벌어질거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마침 비가 쏟아져서 우비를 나눠주고 있다.
총무에게 간다고 전화하고 처가 있는 집으로 차를 돌렸다 <이후 일정은 다른분에게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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