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8. 10:17ㆍ자동차
2008년 10월 18일. Porsche World Roadshow 2008
가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강원도 태백에서 드라이빙스쿨이 열렸다.
이번엔 1박 2일 일정이다. 둘째 녀석과 함께 토요일 오후에 느긋하게 출발했다.
장호원-제천-영월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드라이브길을 즐기다보니 어느덧 사북이다.
카지노가 들어서기 전 90년대 후반에 혼자 바람쐬러 고한, 사북, 정선등을 잘 다녔다.
고한-苦汗 쓰디쓴 땀-이란 이 마을 이름이 유난히 맘에 들은 이유도 있었다. 조선시대 힘겹게
태백산맥을 넘어와 훔치던 그 땀일수도 있고, 근대이후 탄광이 개발되고 탄가루에 섞여 광부의
얼굴에 흘러내리던 그 땀일수도 있겠다.
토요일 5시 일 마치고 달리면 밤 12시쯤 고한역 앞에 도착한다. 역이 약간 언덕위에 있어서
차를 세우고 푸른 가로등 아래 차갑게 잠들어가는 마을을 내려다보며 담배한대 꺼내문다.
싸늘한 강원도 계곡의 냉기와 코를 자극하는 알싸한 석탄냄새가 섞여 가슴속을 채우면
그 맛을 어찌 말로 표현할수 있을까 ?
밤새 하이애나처럼 어슬렁거리다가 새벽에 신문지까지 같이 넣어 끓여나온 뚝배기 된장찌개
맛도 결코 잊을수 없었다.
또 삼천포로 빠졌네. 여튼 결론은 그때의 모습을 찾을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다는 거죠 뭐.
숙소인 하이원리조트의 야경이다.
나름 준비성이 있다고 자신했는데 순전히 내 부주의로 어제날짜의 교육일정에 예약을 한것이다.
포르쉐 직원의 친절한 대응으로 오늘 팀에 가까스로 합류할수 있었다. 이젠 은퇴할때가 됐나보다
장시간운전과 잘못된 예약으로 놀란 가슴을 가라 앉히려고 객실에서 좀 쉬다가 내려왔다
리셉션이 열렸다.
저녁뷔페가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강원도 산구석이라고 맛도 촌스러울거란 착각 ㅋㅋ
저녁 행사 끝나고 호텔을 둘려봤다.
어른들 카지노에만 전념하라고 아이들은 지하에 크게 오락실을 만들어놨다
호텔 앞 호수에 세워놓은 화려한 루미나리에
내가 묵은 객실도 높은 층이였는데 열려진 창문틈으로 담배냄새가 밤새 올라왔다.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가보니 로비에 소파마다 사람들이 널부러져 자고 있다.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에서 태백 써킷까지는 한참을 달려야 했다. 산속이라 날씨가 쌀쌀하다.
포르쉐중에서도 비싼 기종인 터보, GT3, Targe 등이 주차장에 널려있다.
군기바짝들어 도열해있는 포르쉐들.
키도 꽂혀있겠다 하나 업어가려다가 둘째녀석이 인질로 잡혀있어 포기했다
역시 독일에서 온 강사들이 소개되었는데 formular 경주 선수 출신들이 많았다
하얀 잠바 입고 신차 런칭을 진행하는 사람이 프르쉐 수입사인 스투트가르트 사장 마이클 베터다.
나랑 동갑인데 누구는 집과 사무실 한뼘 거리를 챗바퀴도는데
누구는 전 세계가 자기 비즈니스 공간이구...쩝.
Carrera 4s. 사진발이 약한데 실지로 보면 고급스러운 빨간색 실내.
송풍구 판넬이나 기어봉, 핸들등의 색상이 거의 대부분 다 옵션이다.
이렇게 색깔 통일하려면 상상이상의 돈이 든다
지붕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오픈카 기분을 낼수 있는 Targe.
팀을 나눠 교육이 시작되었는데 우리팀은 먼저 OFF-road 코스부터 시작했다. 가장 기대하던 부분,
포르쉐의 SUV 모델인 카이엔 여러대에 나눠타고 경사로와
수로와
육중한 무게의 카이엔이 뭔 철판위로 올라가더니...
차안에서 시소타보긴 머리털나고 첨이다 ㅋㅋ
급경사 언덕길에서 브레이크를 밝지 않아도 차가 뒤로 절대 밀리지 않았다.
저 언덕을 내려오면 거의 40도 정도의 경사면이 이어진다. 차 뒤집어지는줄 알고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다
다른 드라이브 스쿨처럼 급브레이킹이나 급차선변경들을 연습했는데
아스팔트위에 시커먼 때같은 것들이 깔려있어서 집어보니 타이어고무 때였다.
이런식의 무자비한 운전에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며 씹히고 닮고 쓸리면서도 제 역활을 다 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Treadwear 수치가 100~200 사이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출시된 모든 차량을 돌아가며 핸들을 잡아볼 수 있는데...
Cayman을 타면 Carrera 가 훨 좋아보이고 4s가 또 든든하게 느껴지다가 Targa의 인테리어에 황홀해하고
그러다 Turbo 소리에 반하고 금방 GT3에 푹 빠지고... 차량의 싫증과 만족도가 이렇게 매시간 급격하게
바뀌는것에 당혹스럽다. 비싼 차는 역시 달랐다. 성능도 싸운드도 안정감도... 그러나 단시간의 경험과
비교는 오히려 부작용을 내는거 같다.
극과 극은 통한다더니 긍극을 느껴보니 지금 내 古物차가 더 애정이 간다.
태백 서킷은 타원형 경사로가 아니다. 경주용 트랙이다.
앞차를 추월하지 않는 조건하에서 맘껏 써킷을 돌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점심먹고 오후에도 교육은 계속되었다. 1박 2일 일정의 이 과정에 55만원을 낸 기억이 난다.
슬라럼 경주로 1등을 뽑아 상품도 나눠주었다.
포르쉐의 앞 본넷은 짐칸이다. 둘째가 신기한듯이 열어본다
교육 끝부분에 Taxi-Driving 이 있었다.
커브가 나타나면 우리는 브레이킹으로 속도를 줄여서 진입했는데, 독일 강사 옆 자리에 타고 보니 오로지
저속기어로 속도를 조절하여 Hair-pin 커브를 공략했다. 당연히 더 빠른 속도의 랩타임을 기록할수 있었다.
그 이후 나도 풋 브레이킹보다는 엔진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하는 버릇이 생겼다.
국산차중에 클릭이 의외로 경주용 차량으로 개조하여 타기에 좋은 기종이라고 한다. 마이클 베터도
클릭 투어링경기에 자주 참여한다고 하더니 오늘 저렇게 차를 끌고 나왔다 (오렌지색 줄무늬 유니폼)
포르쉐사이에 끼어 좀 웃긴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의외로 잘 달려주었다.
* Formular : 오로지 자동차 경주만을 위해 만들어진 고성능 차량들이 출전하는 경기. F1, F3 등
바퀴 4개가 튀어나오고 납작한 모양의 차량.,
Touring : 양산차를 경기에 맞게 튜닝하여 벌어지는 경기. 클릭전, 젠쿱전등,,,
5시가 거의 다 되어 교육이 끝났다. 먼 길 재촉하다 잘못 들어 태백산을 넘는 엣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꼬불꼬불한 산길에서 오늘 배운걸 다 연습하고 나서야 벗어날수 있었다. 헉헉 합격이다 !
깜깜한 밤중에 집에 도착해서 뻗어버렸다.
아랫 사진은 옷핀 비슷한 태백 써킷의 공중사진.
저 커브에 수많은 차가 Over-Steer 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고, 직선로에서의 풀 악셀의 굉음이 들려오는거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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