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안 블루 "

2018. 5. 4. 23:39독서






더 젊었을때도 " 사는게 재미가 없다 " 는 말을 종종 내뱉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요즘처럼 장기간으로 사는 낙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자동차도, 연애도, 돈 욕심도 안 생기는데 3일 연휴인들 전혀 신나지 않아 그냥 출근하기로 했다. 직원없이 오지 않는 환자 기다며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게 될 줄 뻔히 알면서도...

물욕, 성욕, 식욕까지 초탈하면 성인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그 경지에 도달해 보니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좀비가 된 기분이다.


간간히 들르면 확실히 기분전환이 되는 도서관을 마지막으로 언제 갔는지 기억이 안난다. 작년 가을 ?

그런데 러시아 여행을 한달 남겨놓고 느즈막하게 슬슬 발동이 걸린 현주가 도서관에서 러시아 책을 3권이나 빌려와 보따리를 풀었을 때 갑자기 생일촛불 하나가 내 맘속에 환히 불을 밝혔다,


식탁에 앉아 단숨에 책 한권을 독파해 버렸다.

가이드북등에서 알려주는 정보들이 천편일률적이고 무미건조한데 이 책은 다르다. 예를 들면 노보데비치 수도원을 

' 해가 질 무렵의 초저녁 분위기지만 알고 보면 밤 9시, 모스크바의 여름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노을이 비치는 반짝이는 호숫가를 걷노라면 반사판이 따로 없을 정도로 서로의 얼굴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다... ' 라 묘사하고 있다.

 

없던 의욕이 생기고 사는 재미가 소소하게 느껴지는 바카스 같은 금요일 저녁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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