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31. 15:00ㆍSingapore 2017
모두 점심을 못 먹은 상태라 의기투합, 10분만에 호텔을 다시 나왔다
택시기사에게 '차아나타운에 Maxwell food center 가자' 고 하며 city gallery 근처라고 했더니 maxwell 과 city gallery는 택시타고 가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다고 한다. 좀 의아하긴 했지만 그러냐고 하고 넘어갔는데 한참 달리다 어느 큰 사거리에 서더니 ' City Gallery는 저쪽으로 가야 하고 Maxwell 은 이쪽 ' 이라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차이나 타운의 메인거리인 south bridge Rd 에는 홍등이 수없이 걸려 있었다. 홍게같은 홍등 아래를 달려 스리 마리암만 (Sri Mariamman) 힌두교 사원을 지나간다. 싱가포르 최초의 힌두교 사원이 Little india 가 아닌 Chinatown 에 있는 이유가 뭘까 ?
이유는 간단하다. 이 구역에 처음 정착한 사람들이 인도인이었고 그 이후 차이나타운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인용사진>
골목길로 들어선 택시가 이리저리 방향을 틀더니 다 왔다고 차를 세웠다.
의심스러워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건너편에 왠 시장같은 건물을 가리켰다, 프랭카트에 조그맣게 Maxwell food center 글자가 찍혀 있긴 했다.
그 무섭다는 싱가포르에서 무단횡단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르며 시장안으로 들어간다,
Maxwell 은 앙상한 철골구조에 스레트로 대충 비바람을 가리고 그 아래로 백개가 넘는 음식코너와 플라스틱 식탁, 사람들이 한데 뒤섞인 어수선한 시장바닥이었다. 전형적인 호커센터 (Hawker center)의 모습이었다. 호커센터라는 것은 싱가포르식 푸드코트인데 정부에서는 좁은 국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들을 이런 형태로 모아 동네마다 하나씩 설치해 주었다. 현재 싱가포르 전역에 120 개의 호커센터가 있고 이 곳 Maxwell food center 는 그 중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빈 자리를 찾다보니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게 되었다
좁아터진 각 음식코너에서는 직원 한두명이 주문, 계산, 요리, 배달, 청소까지 다 하고 있었다,
난 자리를 사수하고 있을테니, 소대원들은 각자 흩어져 먹을 만한 것을 구해 오라고 명령했다.
한참만에 음식이 나왔는데 사진과 실물이 전혀 달라서 은재가 잘못 시킨줄 알았다.
아마도 밝은 조명을 켜 놓은 음식사진과 어두컴컴한 시장바닥에서 보는 실물의 차이인 것 같았다. 오죽했으면 돼지고기인줄 알았는데 실제는 넓적한 국수였을까... 재료에 착오가 있으니 예상한 음식맛도 범위를 멀찌기 벗어났다.
현주가 가져온 이 음식은 중국집 볶음밥과 거의 같아서 먹을 만했다
싱가포르 고유 음식으로 치킨라이스가 유명하대서 우리도 한번 먹어 보자고 현주가 줄을 섰는데 ...주방장이 고의적으로 세월아 네월아 근태를 하느라 줄이 줄어들 줄을 몰랐다. 자꾸 내쪽을 처다보는 현주에게 '그냥 오라' 고 손짓했다
원래 호커센터는 각 코너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식탁번호를 알려주면 조리해서 갖다 주고 돈을 받아가는 시스템이다. 근데 여기는 좀 잘 된다 싶은 코너엔 여지없이 self service 라는 안내판을 붙여 놓았다. 어딘 배짱 장사고 어딘 점심시간인데도 문이 닫혀 있고...물론 개인이 하는 것이니 영업시간은 자유겠지만 흥망성쇠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았다.
이런 호커센터도 조만간 큰 변화를 겪을 것 같다.
최저 출산율로 항상 노동인구가 부족한 싱가포르는 인도,필리핀과 주변국의 값싼 인력을 끌어 썼는데 시민들의 반이민 분위기가 점점 거세지자 그것도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정부가 도출한 해결책은 효율이 떨어지는 직업군인 음식업 종사자들을 다른 업종으로 유도하갰다는 것이다. 최근에 변두리의 한 호커센터는 음식자판기 몇대가 담당하는 무인 푸드코트로 졸지에 바껴 버렸다. 정부가 한다면 별 저항없이 되는 나라가 싱가포르다. 가까운 미래에 외국 관광객용으로 몇개만 남고 대다수의 호커센터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은재가 야심차게 시킨 카야잼 토스트.
이것도 비쥬얼은 별로.
싱가포르에 와서 카야토스트를 안 먹으면 후회 할 것 같아 한입 베어 물었다.
먹을 만 했다, 특별한 맛은 아니고 그냥 버터와 단 잼맛.
당분과 지방은 입맛을 돋구지만 당분과 지방을 함깨 섞어 요리하면 실험쥐도 환장한다던데...
짱이가 언니를 데리고 메뉴를 고르러 옆 라인으로 원정을 가더니 ... 한참만에 이 음식을 들고 돌아왔다.
<인용사진>
한 사람은 다 먹고 기다리고...
한 사람은 빈속에 음식 기다리고...
마지막 음식이 나왔을 땐 모두 지쳐서 아무도 손을 안 댔다.
젓가락으로 대충 몇개만 집어 먹고 일어났다.
짱이가 토할거 같다 해서 가까운 출구를 찾아 갔는데 막혀 있다.
푸드센터 한편 바닥은 어시장처럼 질척한 물바다다. 발꿈치 들고 돌아 나왔다.
처음 경험 한 호커센터는 ...
일단 실내가 후덥지근하다. 잡다한 음식 냄새가 다 섞여 있다. 시끄럽고 자리가 부족하다, 식탁과 주변이 불결하다.
음식 나오는 시간이 다 달라 동시에 함게 앉아 먹는 게 불가능하다.
' 먹기 위해 사나 ? 살기 위해 먹나 ? '
여기 오면 그 답을 금방 찾을 수 있다.
개방된 거리로 나와 식구들에게 " 여기가 유명한 차이나타운이라는데 더 구경할래 ? " 했더니 이구동성으로
" 얼른 다음 장소로 가자, 어디야 ? " 재촉했다.
그래서 오른편 차이나타운을 외면하고 왼편으로 City gallery를 찾아 올라간다.
아까 택시 내린 곳까지 왔는데 바로 옆 건물에
이런 현판이 붙어 있었다. Singapore City gallery
결론은 택시기사도 잘 모르는 별 볼일 없는 곳이라는 거,
여튼 난 이 곳에서 보고 싶은게 있으니 식구들을 앞세워 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갤러리 입구를 찾아 2층으로 올라갔다. 프런트에 앉아 있던 인도계 아줌마직원이 방명록에 국적등을 쓰라고 하고 팜플렛을 나눠준다.
입장 무료
전시실엔 Boat Quay 의 옛 전경과
현재 사진들을 붙여 놨는데 별로 흥미가 없어 모형 전시관으로 질러 갔다
넓은 홀 바닥에 싱가포르 central 지구를 1:400 모형으로 완벽하게 재현해 놓았다
교수가 학부생들을 이끌고 와서 현장학습을 하는 건지,
부동산 회사가 모델하우스에서 투자 권유룰 하는 건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엇그제 간 클락키 위치도 찾아보고
우리 숙소를 찾다보니 내 배꼽 앞에서 오차드로드가 끝나 버렸다.
한뼘만 더 늘렸으면 볼 수 있었을 텐데 !
오전에 다녀온 가든스바이더베이 공원뒤로 빌딩숲이 빼곡했다, 이상하다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 가만보니 노란색 원목으로 만들어 놓은 빌딩들은 미래에 그렇게 놓을 것이란 가정이었다.
만약 저렇게 된다면 가든스 바이더베이는 뉴욕의 센츄럴파크처럼 마천루들로 빼곡히 담장을 쌓을 것이다.
도심지에도 미래의 빌딩(노란색 원목)들을 미리 제작해 박아 놓았는데, 청사진은 근사했다.
디오라마에 푹 빠져 있는 나에게 현주가
" 나 빌딩 하나 사줘라~ "
" (꼴에 사내라고) 엉 ? 어... 하나 골라 봐 ! "
구석에 나이 든 경비아저씨가 숨듯 조용히 서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 요 앞 거리에 택시정류장 위치를 물어보며 말문을 텄다. 이야기를 나누다 저쪽에 모여 있는 우리 가족을 보더니
" 누가 당신 부인이요 ? " 묻는 것이 아닌가,
사람 구분할 정도의 기본 업무라도 볼 수 있게 정부에서 안경값 정도는 보조해 줘야 하는거 아닌가 ?
1층 로비에 내려왔다.
2층은 싱가포르 도심지를 재현해 놨고 여기엔 서울보다 약간 넓은 싱가포르섬 전체의 디오라마가 있었다.
구경을 다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한편에선 피아노를 치고 한편에선 벤치에 널부러져 있고... 시민들의 자유로운 모습들이 근사해 보였다
건너편 건물은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인데 붉은 색이 무색할 정도로 주변이 썰렁했다.
레드닷 디자인회사는 독일의 민간영리 기획사다. 그들이 시상식에서 선정한 제품은 자사 이름의 박물관에 전시하는데 그 박물관이 당연히 독일에 하나 있고 또 하나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싱가포르에 있다.
그런데 레드닷 디자인상을 주로 수상하는 나라들을 살펴보면 특이하게도 한국,중국등 동아시아 주변 국가가 많았다. 정작 서구국가들은 수상을 못했다. 다른 각도로 이야기하면 그런 국가들은 돈 내고 출픔하고 돈 주고 상을 살 필요성이 없었다는 거다. 덴마크 프랑스등의 국가들은 누구라도 인정하는 디자인 강국이고 동아시아 국가들은 이런 상을 받았다고 PR이라도 해야 하는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저 소방서 같은 박물관이 여기 있는 이유도 비슷하다. 그래서 싱가포르를 들여다 볼 수록 수준이 낮다고 느끼는 것이다.
<인용사진>
한참을 기다려 교대근무하러 가는 택시를 잡았다.
여행이 벌써 막바지다.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해 또 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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