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31. 09:00ㆍSingapor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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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은 잠자리가 요근래 최악이었다. 수시로 깨고 꼼지락거리자 현주가 자다말고 짜증을 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더니 고급호텔 비단금침보다 거실 소파 새우잠이 나한텐 더 달콤하다.
밤새 전쟁이었는데 속도 모르고 아침은 또 평화롭게 밝아온다
약간 늦은 9시쯤에 식당에 내려왔는데 오늘은 자리를 골라 앉을 정도로 한가하다. 어제까지 공휴일이라 호텔과 유원지에 사람들이 그리 많았나보다.
그래도 맘마미아 서양 아줌마 삼총사와 애 둘인 중국인 젊은 부부는 연 3일째 여기서 마주치니 이젠 반가울 정도다.
우리 뒤엔 중국 소황제 한명이 어른 여럿을 거느리고 식탁 한가운데 앉아 얼마나 징징대는지... 중국의 미래가 빤히 보인다,
황제가 되려면 나 정도 되어야 하는거 아녀 ?
세 여자가 물까지 다 써빙해 주니 난 그냥 앉아서 TV나 보며 입만 벌리면 되니까.
10시쯤 식구들은 외출 준비한다고 객실로 올라가고, 난 로비에 혼자 앉아 ' 어디를 갈까 ? '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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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외출준비를 끝내고 복도로 나왔는데 은재가 갑자기 웃겨 죽는다,
짱이가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여자들은 오늘 오전에 싱가포르 최대의 쇼핑가인 Orchard road를 섭렵하러 간다.
호텔을 나오자마자 짱이가 화장실 가고 싶다고 언니를 채근했다
방콕 사건이후로 은재의 화장실 찾는 솜씨는 가족 모두 인정한다. 그 연유가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
어제 현주랑 갔던 커피숍앞을 지나
ION 에 도착하기도 전에 아무 쇼핑몰이나 들어가 화장실부터 들려야 했다.
은재가 여행가기 전에 엄마 발톱 연장을 해줬는데, 현주가 꽉 끼는 신발을 신고 계속 걷다보니 발톱이 눌려 아팠다.
은재는 괜히 미안해서 엄마에게 화를 내며 " 그럼 신발 바꿔줘 ? " 하자 기다렸다는 듯
" 응~! "
그래서 쪼리를 벗어 주었는데 이번엔 쪼리끈이 발가락 사이에 끼어 아프다고 야단이다. 사람들이 안 보이면 발이 아프다고 맨발로 걷고 사람들이 보이면 안 아픈척 태연하게 걷고, 매장에 들어가면 " 와 이거 이쁘다 ! " 구경하느라 아프단 소리 안하고 나오자마자 또 아프다고 하고 ...애들이 '노답, 노답 ! ' 이라며 놀렸다.
그 와중에도 짱이는 지 발 커서 신발 벗어 줄 일 없다고 천하태평이다.
<인용사진>
귀여운 소품들이 많았는데 그때는 살 생각을 전혀 못하다가 나중에 후회했다
현주는 한국 백화점에서는 더 비싼 것도 잘 사면서 외국 나오면 환율 계산하기도 복잡하고 5만원 넘는 건 비싸게 느껴져 구경만 하고 다녔다.
은재가 썬글라스를 사달라고 하는데도 그냥 구경만 하라고 했다.
세 사람이 점심을 먹기 위해 지하 식당가에 내려갔다가 갈고리에 걸어놓은 돼지, 오리를 보고 질려서 식욕이 싹 달아났다
오차드로드의 쇼핑몰은 한국 백화점과 좀 다르더라고...
명품브랜드가 쇼핑몰 건물마다 입점해 있어 너무 흔하게 보이니 명품 이미지가 싹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도 구찌에서는 사람들을 문앞에 줄세워 입장을 제한하고 있었다, 매장안에 들어간 소수의 손님은 도저히 안 사고 그냥 나올수 없는 부담을 팍팍 주고 있다,
<인용사진>
대부분의 쇼핑몰 내부는 미로같이 복잡해 이내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지쳐 아무데나 들어가게 만들어 놓았다.
점심도 대충 떼우고 돌아오는 길에 현주가 다리 아파 벤치에 앉아 신발을 벗고 좀 쉬었다.
<인용사진>
명품거리에서 엄마가 엄살공주가 되자 자연스럽게 두 딸은 시중드는 하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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