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잠자리 잡는 아이 in the Gardens by the Bay

2017. 1. 31. 14:00Singapor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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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지금 Gardens by the Bay 를 가는거야 ! "  막판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원래 오늘 밤 다 같이 갈 예정인데 공원이 하도 넓다고 해서 내심 걱정을 했었다. 차라리 나 먼저 느긋하게 구경하는게 식구들에게도 낫겠다 싶다. 일단 목적지가 생기니 갑자기 조급해진다. 20대 청년으로 보이는 택시기사에게 "  가든스 바이더 베이에 최대한 가깝게 붙여라 " 라고 했더니 북서쪽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어련히 알아서 가겠지 싶어 그러라고 했다. 


시외곽 도로위에서 공사중인 동남아 인부들을 보다 갑자기 궁금해서 기사에게 물어보았다,

"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도 우핸들이냐 ? "

그렇다고 한다. 일본,홍콩,뉴질랜드,호주,방콕등은 직접 운전해 봐 일고 있었지만 싱가폴과 주변국도 그렇다고 해서 적잖이 놀랐다


사내에서 본 멋진 건물.

졍면의 반 이상이 비록 다른 건물에 가려 있었지만 Facade의 상층부만 봐도 장엄한 고전미가 풀풀 풍겼다. 첨단 초고층 빌딩들만 빼곡했던 싱가포르에 이런 건물이 있다니 ... 역사가 느껴져 졸부도시라고 마냥 욕할 수만은 없었다, 


기사가 이 도로를 타려고 북쪽으로 돌아 가자고 했나보다.

신호를 몇번이나 받아야 했던 복잡한 도심지 위로 고가도로가 시원하게 내달린다.




Gardens by the Bay 가 드디어 왼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택시가 공원 깊숙히 들어간다 싶더니 거기가 메인 출입구였다,

<인용사진>


갈 때 택사 타는 위치까지 기사에게 물어본 후 약간 긴장하며 내렸다.

승강장 바로 옆에선 뭔 영화 같은걸 쵤영하고 있다. 학생같이 앳된 스탭들이 휠체어를 탄 노부부에게 똑같은 동작을 주문하며 오랫동안 반복해서 찍었다. 


공원입구애도 super tree 가 몇 그루 보이지만 맛보기여서 크게 눈길을 주진 않았다.



공원내 전기자동차 Garden cruiser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유혹을 뿌리치고 그냥 걸어 들어가 본다.


이 공원면적이 세계 몇째라느니, 전체 다 보려면 몇시간이 걸린다느니... 하도 겁을 줘놔서 쫄았는데 약도도 그렇고 막상 걸어보니 그정도는 아니였다 


화장실이 보이길래 일단 들어가 최대한 쥐어 짜기.




공원내 곳곳에서 보였던 곱돌 벤치,


걷다보니 거대한 돔까지 왔다.

다양한 인종 수많은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현대적으로 지어진 두 실내정원 건물 가운데 통로에 있었던 나무조각 작품들

이곳 분위기와 전혀 안 어울렸다





여기서도 애들 우는 소리가 여지없이 들려온다. 아주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다.


거대한 돔안에 조성한 살내정원은 과감히 패스


제주도 1/3 면적의 싱가포르섬에서 흘러나오는 강줄기들이 여기 Marina bay 에서 다 합류하여 바다로 흘러간다,


바로 저 앞에 보이는 만(Bay)에서 따와 이 공원의 이름을 지었다


거대한 두 돔을 뒤로 하고 공원쪽으로 향하는데 garden cruiser 가 손님들을 태우고 들어온다. 한번 타 볼까 싶어서 기사에게 얼마냐고 물어보니 3 $ 라고 했다. 가이드북에는 8 $

그냥 걷는걸로 결정,




한결 한적해 보이는 호수쪽 길을 선택해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작업복을 입은 한 아줌마가 거슬러 올라오다 나랑 마주치자 ' 전동차를 빌릴 수 있다. 휠체어 같은게 아니고 1인용 스쿠터 같은 거니 부끄러워 하지 말고 빌려타고 다니라 ' 고 했다. 고맙다고 하고 지나처 간다 



멋진 한 컷을 위해 뛰고 또 뛰는 아가씨.



진즉 온몸이 땀투성이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점핑 아가씨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느긋하게 호숫가를 돌고 있다,




마리나 베이샌즈 호텔쪽에서 넘어오는 다리









잔잔한 바람이 호수위로 불어오자 스텐레스 수초잎이 윙윙~소리를 내며 살랑살랑 흔들렸다.


아이들이 잠자리채를 휘두르며 허공에 뜬 잠자리를 잡으려고 하고 있다.

이미 거대한 잠자리를 탄채...


작품의 의도가 이심전심으로 느껴져 염화미소가 지어졌다,


호수에서도 만처럼 약간 오목한 곳애는 물이 겉돌아 녹조가 형성되고 있었다


나무로 된 인도가 끝나고 살짝 언덕길을 오르다 저절로 환호성을 질렀다.

벌거벗은 갓난아이가 허공에 붕 떠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안내판에『 PLANET』이라는 작품 제목과 간단한 설명이 써 있었다.

영국의 조각가 Marc Quinn 이 영구전시를 조건으로 여기 Gardens by the Bay에 기증했다. 아기는 그의 아들 Lucas 다.

애기 몸무게가 7톤이라는 부분에서 피씩 웃음이 나왔다



아쉬워 자꾸 뒤돌아 본다. 

젯빛 하늘, 차가운 고층건물들, 초록숲을 배경으로 순백의 아기가 유난히 눈부시다, 기묘할 정도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Super tree 만 보고 급히 떠나버려... 공원 남쪽은 이렇게 적막했다

모래를 쪼아대는 새마저 없었으면 시간이 정지된 PLANET 같았다 



나도 그림속 배경처럼 꼼짝않고 한참 앉아 있다가 이 곳의 하이라이트 Super tree 를 향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어딘가에서 유모차 끄는 소리와 흥얼거리는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도 없는 줄 아나보다.



지극히 인공적인 환상의 공간 Super tree 아래 도착

<인용사진>







마침 포장마차가 심심하게 서 있길래 시원한 사이다 한병 달래서 인공숲 그늘 아래 철퍽 앉아 원샷했다




공원을 헤댄지 벌써 두시간이 지났다. 호기심이 충족되니 급격히 피곤해 온다

식당아줌아에게 길을 묻고 앞만 보며 정문까지 무사히 돌아왔다.


택시가 공원을 빠져 나오자, 허허벌판 너머로 크레인들이 사마귀처럼 도열해 있는 항구가 보였다

<인용사진>



도시 남쪽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사무실 밀집지역이다




화이트칼라들이 복잡한 머리를 식히러 배회하는 거리를 관통하자 바로 차이나타운으로 연결되었다.

이곳도 오후에 올 예정

<인용사진>




멈춘 택시 창밖으로 한 남자가 창틀 위까지 열심히 청소하는 모습이 보였다



차 시트에 몸은 늘어 붙어 버렸는데 호텔에 도착했다. 택시비 13 $  (10,660 원)


긴 복도를 비몽사몽 무아지경으로 걸어와 방문을 열어보니 방꼴이 아침에 나가던 그대로다, 삼일째 묵으며 청소하는 꼴을 못봤다, 체크아웃은 내일이다... 미친 것들 !

욕조에 들어 앉아 온 몸의 소금기를 씻어내고 쓰던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나오자 좀 살거 같다.

침대에 올라앉아 바지에 벨트를 끼우고 있으려니 공주가 시녀 둘을 거느리고 돌아왔다. 두 딸들이 날 보자마자 엄마 흉이 봇물 터졌다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