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30. 14:00ㆍSingapor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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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상경한 순박한 총각같은 택시기사는 적어준 주소대로 열심히 정확하게 우리를 데려 왔는데 그 자리에 있어야 될 Linda gallery 는 안 보이고 판자떼기 창고담벼락 앞이었다.
<인용사진>
" 또 문 닫았군 ! "
오늘은 일진이 영 글렀다.
공터쪽으로 터벅터벅 걸어나오다 어느 상가 앞에 처량하게 앉아 있는 고양이.
문을 열어줬다간 얼떨결에 우리도 끌려들어가 쇼핑해야 할 분위기여서 그냥 수수방관 지나쳤다,
상가단지 끝에 갤리리 비스끄무리 한게 있긴 했다.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실내는 아직 페인트 칠이 안 끝난 것처럼 어수선했고 우리 취향이 아닌 추상화가 몇 점 걸려 있길래 그냥 안들어갔다
길건너 숲속에 DEMPSEY HILL 이라고 쓴 곳으로 건너 가 보았다
자그만 인공연못에 팔뚝만한 비단잉어들이 유유히 놀고 있다
옆 연못엔 약간 작은 잉어들.
현주가 그걸 보고 우리 마당에도 이런 연못 만들고 싶다고 하는데 한국의 겨울은 어쩔 것인가
돌부처 양손에 노란꽃
그 옆에 이곳 뎀시힐의 안내도가 세워져 있었다. 갤러리 그림감상은 물건너 갔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점심이나 먹어야겠다.
다른 음식점과 건물들은 다 상호가 적혀 있는데 우리가 찾는 PS cafe 카페는 자리표시만 있고 이름이 안 적혀 있다.
싱가포르 관광청과 가이드북에서 그렇게 밀어주는 PS cafe 인데... 정작 이 동네에선 손님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찍혀 왕따가 됐나보다.
아래 구글 지도에는 상호가 표시되어 있다,
<클릭하면 확대됨>
가이드북에 나온 지도를 대조해 가며 언덕길을 내려오자... 왼편 숲속에 가정집처럼 포근하게 들어 앉은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밖에도 사람이 서 있고 안에 들어가 보니 좁은 통로 의자에 손님들이 쪼르르 앉아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른 계산대에 서 있는 아가씨에게 가 이름을 불러 줬더니 ' 45분 정도 기다리라' 고 한다.
대충봐도 열명이상의 사람들이 우리 앞에 포진해 있었다. 기다릴 곳을 찾다가 키가 큰 Bar chair 에 걸터 앉았다
전망좋은 창가에 죽치고 앉아 수다를 떠는 사람들을 부러움 반, 시샘 반으로 처다보며 어여 45분이 지나기를 기다린다
등뒤 테이블 위에 누가 남기고 간 생수와 얼음이 담긴 컵이 버려저 있었다.
목이 타서 내것인양 우아하게 컵에 따라 마셔 버렸다.
앞에 한 두팀씩 불려 들어가고 우리도 조금 편한 자리로 옮겨 앉았다,
메니저로 보이는 남자직원이 우리에게 5분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잠시 후 빈 테이블을 하나 정리하고 우리를 그리로 안내했다. 비록 전망좋은 창가는 아니고 시끄러운 주방 바로 앞이지만 그것도 황송감사할 따름이다. 덕분에 20여분만에 앉을 수 있었다.
가방을 바닥에 내려놨더니 보조의자를 가져와 거기 올려 놓으라고 친절하기까지...
메뉴판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심각해지는 표정.
음식 가격이 깡패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과감히 드링크 한잔씩 주문하고
현주는 펜네 파스타, 난 피쉬엔칩스를 주문했다.
잠시후 가져온 튀김을 보고 좀 당황했다
두툼한게 무슨 물개새끼를 튀겨 온 줄 알았다.
그래도 오이와 야채를 한 그릇에 담아서 비주얼도 근사하고 건강식으로 보였다,
포장마차 서민음식이 레스토랑의 고급 메뉴로 격상된 느낌
음식은 나무랄 데 없이 근사한데 분위기는 딱 도떼기시장이었다. 사진으로 처음 느꼈던 숲속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카페가 아니였다.
여기저기서 갓난애기와 어린 애가 경쟁하듯 울어 대는데도 부모들은 달래거나 들처 업고 집에 갈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한쪽 테이블에선 인도인들이 단체로 와서 귀머거리들처럼 왁자지껄하고 카페음악은 음악대로 악다구니를 쓰고 있었다. 더도덜도 아닌 딱 동남아 수준이었다.
실상은 이러할진데 문쪽에선 데이트족과 외국인들이 아까보다 더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PS cafe 홈페이지 화면
정신이 없어 얼른 먹고 계산
음식값 90.65 $ (74,333원)
발코니쪽으로 나왔는데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다.
충분한 수량과 온화한 날씨 덕분에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는 숲. 카페위치 하나는 참 욕심나게 잘 잡았다.
밖으로 나오자 비로소 고요한 숲의 정취와 빗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온다,
젊은 연인이 우산 하나를 같이 쓰고 조곤조곤 한국말을 나누며 지나간다
큰 길까지 걸어나와 택시를 기다린다. 바로 택시가 들어왔는데 한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 새치기해 타고 가더니 그 이후론 한동안 뜸하다,
비가 와 한결 차분해진 뎀시힐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있다 택시가 오길래 손을 들고 세웠는데, 기사가 교대시간이라며 어디 가냐고 물었다,
오차드로드에 별표한 지도를 보여주자 적선하듯 타라고 한다.
이 택시도 데시보드위에 귤을 올려놨다.
숙소근처에서 얼핏 본 STARBUCKS 커피숍으로 가고 있다.
촉촉히 젖은 숲속에서 이탈리아 커피향이 스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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