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Schoolyard Pavilion

2016. 7. 24. 09:00Luxembourg 2016





느긋하게 아침을 시작한다.

현주가 내 옷을 상하의, 가을옷까지 나 몰래 싸왔다, 무거운데 모하러 그랬냐고 핀잔하면서도 빨래가 아직 안 말라 그 옷을 걸쳐야 했다


9시에 아침 먹으러 내려왔다


식당은 밝고 화려한데 사람들 얼굴이 다 굳어 있다. 간밤에 뭔 불쾌한 일들이라도 있었나 ?

현주 엎 테이블에 두 노인네는 현주가 눈인사를 해도 무표정하게 계속 처다보고 있다.





그릇정리하고 음식보충하는 여직원이 둘 있는데 다 히스페닉

유럽에서 소수민족으로 사는 어려움이 느껴졌다




오늘 아침에도 호텔 앞 주차장엔 낯선 Motor(전기자동차) 두 개가 세워져 있다. 그 앞에 주차된 많은 Engine(내연기관)들의 눈총을 받으며, 응급실 자리를 차지하고 생명연장장치를 꽂은 채 지루한 수혈을 받고 있는... 테슬라(TESLA)를 어제 오늘 여기서 실컷 본다.


1996년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서 처음 LEXUS를 봤을 때만큼의 감흥은 아니다. 지금은 전기자동차가 신기해도 몇 년 안에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리라. (현대등의)자동차 제조회사, (테슬라등의)전기차회사, (삼성,다이슨등의)전자회사, (구글, 애플등의)프로그램 회사, (LG화학등의)베터리회사에서도 각자의 장기를 살려 다양한 전기자동차를 만들 것이다. 내 기호대로 골라 탈 수 있는 미래가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니 살짝 설레였다. 유럽에서는 이미 사설주차장이나 도로가에 전기차 충전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은 이제야 하남에 테슬라자동차 판매장이 들어온다는 뉴스를 들었다.


로비에서 (현주 맘에 들때까지) 사진 찍어주기










초등학교 담장이 예술이라는데 ‘ 예술이어봤자 담벼락이지 ! ’ 무시하며 오늘 첫 목적지로 정했다.

Rodange마을은 룩셈부르크, 벨기에, 프랑스 3국이 만나는 요지에 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그런 분쟁의 역사는 지도상에서나 벌어지는 일인 듯 조용했다. 이 마을에선 담장 바꾼 일이 스스로 생각해도 온 세상에 알릴만큼 대단한 일이었나 보다.


목적지를 몇백m 남겨둔 철도건널목. 공사인부가 앞에 서 있는 차들마다 다니며 뭐라고 설명을 하자 차들이 U-turn해서 돌아갔다. 대충 낌새를 채고 있는데 껄렁껄렁하게 생긴 청년이 우리 차문에 기댄 채 공사하는데 좀 걸릴꺼 라고 한다. 얼마나 걸리나 물어보니 30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의 소매에 태극기가 붙어 있기에 반가워하며 우리나라라고 했더니 뭥미 ?’ 하는 표정을 지은 후 이내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장황한 그의 설명을 듣고 나도 차를 돌렸다.




빙돌아 몇 분후 무사히 건널목 건너편으로 나왔고 거기서 남은 길을 마저 찾아간다.



네비 지시대로 성당옆길로 내려 가려는데 현실은 역주행길이었다. 우리가 후진으로 차를 빼자 가게 앞 파라솔에 앉아 있던 동네남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우리를 쫓아왔다. 담장 바꾼 일 이후로 대단한 사건이라도 일어난 양... 이 동네에 동양인이 나타났다 !







성당 첨탑을 오른쪽으로 끼고 몇블록을 돌아, 드디어 학교담장 아래 차를 세웠다


옛 사진을 찾아보니, 도로에서 2m 이상 높은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호할 장치는 얇은 철사로 된 팬스가 전부였다. 덩치 큰 아이가 부딪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간이정류장이 있는 도로의 소음을 차단하고, 학생들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했다.


공사전

<구글 인용>


34-Schoolyard Pavilion (학교 담장) 72 rue de la gendarmerie 4819 Rodange



두꺼운 합판은 보기에도 든든하고 소음차단 효과도 컸다. 중간중간 화려한 색의 안전유리를 끼워 답답함도 해결했다. 얼핏 보면 담장이 아니라 조형물 같았다. 실용성과 예술성을 환상적으로 조합해 놓았다. 이런 결과를 얻으려면 누구에게 공사를 맡겨야 할까, 시공업자 ? 예술가 ? 교육청 ?







학교옆 놀이터.

그네위엔 부엉이들이 쪼르르 앉아 있고, 땅에서는 용이 구불구불 기어 다니고, 으스스한 괴물이 작은 성에서 튀어나오고 있었다.

동양인 아저씨는 담벼락만 멍하니 보고 있고, 동양인 아줌마는 애처럼 놀이터를 뛰어다니고 있다






놀이터에 빠져 갈 생각을 안 하는 아줌마를 납치하듯 차에 태웠다.


룩셈부르크를 떠나며 주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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