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Bridge in Esch

2016. 7. 23. 21:00Luxembourg 2016


 

 

 

 

큰 공업도시였던 에슈-쉬르-알제트가 쇠락하다 보니 다운타운과 주택가에도 절망의 때가 쩔어 있었다.

녹슨 화물열차, 한적한 로터리,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 외국인 노동자들, 더 이상 정원이라고 할 수 없는 잡초밭, 회색 먼지를 뒤집어 쓴 건물들... 그 풍경 속에 이질적인 조형물이 하나 있었다.



목적지는 조~ 앞이라는데 엉성한 바리케이트 하나로 길을 막아 놓았다



골목길들을 험하게 차를 몰아 목적지 근처까지 최대한 가깝게 다가갔다,


32-Bridge in Esch (철재 다리) 62 bd J-f kennedy 4170 Esch-sur-Alzette

철도는 돈을 벌어다 주었지만 이 동네와 뒷동산을 철저하게 단절시켜 놓았다. 이제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자연을 찾아 위로받기를 원했고, 훼손된 자연은 인간의 손길을 필요로 했다. 그래서 철길위에 다리를 놓았다. 보통의 다리가 아니고 희망과 치유의 다리였다. 어두운 주변풍경에서 제일 밝은 흰색을 썼고 예리하게 각진 마음들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둥근 디자인을 많이 집어넣었다.







로터리 주변으로 동네식당이 몇 개 보인다.


관광지 식당보다 이런 곳이 더 맛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길가에 차를 세우고 부담스런 시선을 밀치며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서빙하느라 바쁜 아저씨를 불러내 식당입구에 세워놓은 음식 사진을 짚어가며 주문했다. 그림에 있다고 다 되는건 아니더라능...


차를 길가에 주차해도 괜찮겠냐고 묻자 ‘'근처에 경찰서가 있어서 딱지 뗀다' 는 말이 끝나자마자, 경찰차가 획 지나갔다.

놀래서 현주를 타라 하고 옆 주차건물에 들어갔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아저씨에게 옆 식당왔다고 말하니 친절하게 '다녀오라' 고 한다.


우리가 다시 식당으로 들어가자 반갑게 맞아주는 아랍계통의 홀 아저씨.



 

좁은 홀에 다닥다닥 붙여놓은 식탁들에는 흑백가족, 라틴계 중년, 데이트 나온 젊은 커플들로 꽉 찼다. 우리까지 포함해 이 사회의 마이너들이 다 여기 모여 있었다. 옆 테이블에 앉은 아가씨는 화장이 아니라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왔다, 저렴한 색조,,, 


현주는 홀짝홀짝 와인에 취해가고,,,


또 한명의 서빙맨, 아까 사진 메뉴판을 설명해 주었다



바게트 빵을 써는 아저씨


한참만에 음식이 나왔는데... 짜다,





대충 배만 채우고 고스란히 남겼다, 35.2 € 계산.

후식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물어보지도 않고 나왔다,

 

주차건물에 와서 무인정산기로 2 돈 내고 출구를 나오려는데 아까 친절한 주차장 직원을 만났다. 입구와 출구가 같은 방향인줄 알았는데 다행히 직원이 출구를 알려줘서 무사히 옆골목으로 나울 수 있었다.










에슈 다리는 밤에 조명이 켜졌을 때 더 환상적인데, 그걸 기다리고 있기엔 동네가 좀 낯설었다.





어두워지자 낙서로 가득한 터널과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동네가 더 무섭게 느껴졌다. 그래도 오늘 아니면 다시 올 일이 없을 거 같아 마지막 목적지를 네비에 찍었다.





에슈-쉬르-알제트를 나와 고속도로를 잠깐 달리다 다시 램프를 돌아 조그만 동네로 들어갔다.






33-Sanichaufer (회사 사옥) 158 route de burange 3429 Dudelange


원래는 이 사옥도, 골목에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특색 없는 3층 가정집이었는데 내,외부를 개조하는 과정을 거쳐 멋지게 변신을 했다. 살림집으로 쓰이는 1,2층과 사무실로 쓰는 3층의 용도를 외부색과 형태의 변화만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결과적으로 건물을 부수지 않고도 투자한 금액 이상으로 건물가치가 상승됐다.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고 골목과 마을이 을씨년스러워 사진만 찍고 얼른 자리를 떴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현주가 남긴 와인을 아까워 다 먹었더니 둘다 서로 알딸딸해져 이유없이 키득거렸다.

고속도로를 따라 붉게 켜진 가로등이 밤하늘에 오작교로 보였다.




이젠 지도 없이도 호텔을 잘 찾을 수 있었다. 10시 넘어 도착


테슬라 충전소앞은 빈 자리가 있는데 거기 댔다간 욕 배 터지게 먹을거 같아 택시 자리에 대고 들어왔다,

이 호텔은 전기자동차 전용자리는 있어도 장애인 전용자리는 없다,


 

" 우리 한잔 더 해야지 ?   딸꾹 ! "

Check-in 할 때 받은 무료음료 쿠폰을 들고 Bar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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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앉자마자 서빙아가씨가 드링크를 가져오더니 갑자기 실수 한걸 깨닫고 옆 중국인 테이블로 가져갔다.

갸들 눈엔 중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베트남인이나 다 똑같아 보이는게 확실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과연, 인도인 커플, 중국인 가족, 쇠꼬챙이처럼 마른 백인여자, 흑인 가족등 아주 다양했다,


현주는 이번에도 하우스 와인







분위기 있는 저녁을 보내고 방에 와 냉장고에 우유를 집어 넣으려는데 빵빵하게 부플어 터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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