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3. 16:00ㆍLuxembourg 2016
말로만 듣던 룩셈부르크에 도착했다.
일단 첫 인상은 깨끗하고 약간 부유한 느낌
주택가를 지나 빌딩들이 빼곡한 시내에 들어 왔는데 우리를 뒤쫓아 온 소나기가 갑작스럽게 쏟아졌다.
사람들은 우왕좌왕 뛰어 다니고 도로는 차로 꽉 막히고 주차장은 안 보이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번화가를 지나치는 바람에 다시 차를 돌려야 했다. 다행히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대고 큰 건물사이 돌계단을 올라갔다.
멋쟁이 신사가 머리를 다듬고 있는 Barber shop을 지나자 넓은 공원이 나타났다.
룩셈부르크 관광1번지인 ‘기욤 2세 광장’이다. 번잡한 시내에서 한층 올라왔을 뿐인데 여긴 입장금지처럼 한적했다. 흩어지는 소나기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엿보였다.
둥! 둥! 둥!
고요한 광장에 갑자기 오토바이 몇 대가 들어왔다. 욕을 할 사이도 없이 독일 번호판을 단 오토바이 수십여대가 줄지어 들어와 광장 한복판에 도열하는 모습이 꼭 나치의 침공을 연상시켰다. 강대국은 약소국 광장에 이렇게 함부로 들이닥쳐도 되는 거야 ? 맨 뒤에 따라 들어오는 조그만 차 한 대를 보니 이해가 됐다. 문짝에 visitluxembourg.com 이란 글자가 붙어 있었다.
광장 대각선으로 철재 팬스와 노란 장막을 덮은 공사장이 있다.
실망하려는 순간 반대편으로 낯익은 시설물이 보였다
29-Bierger-center (부속시설) 44 pl. guillaume 11, 2090 Luxembourg
이 용도를 알 수 없는 시설물은 기윰 광장에 있는 1691년에 지어진 건물과 시청(지금은 호텔로 사용)을 연결하는 통로다.
시는 오래된 건물을 시민에게 개방하며 시청과 연결할 방법을 공모했다. 심사기준은 ‘역사적인 문화유산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너무 무겁거나 고리타분하지 않은 현대적인 느낌도 주고 상상력을 발휘하고 도시전체의 상징이 될 수 있는.... ’ 당연하지만 역시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했고 몇년후 이 멋진 시설물이 만들어졌다.
<인용사진>
이 통로가 아직은 광장에 온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지만 내 눈엔, 과거와 잘 어울리고 미래지향적이며 충분히 세련되게 느껴졌다.
차로 돌아와, 구시가를 벗어나려는데 길을 잃었다.
차는 한 대도 안 다니고 사람들만 몰려 다니는 거리에 갇혀 버렸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멈춰 서 있으려니 뒤에서 차 한 대가 당당히 추월해 갔다. 얼른 그 차만 쫓아갔다.
미로 같은 골목을 이리저리 빠져 나가던 앞차는 언덕 위로 올라가고 나는 도로가 내려다보이는 오솔길로 빠졌다.
그런데 도로와 만나는 길 끝에 쇠봉이 박혀 있는게 아닌가. 내리꽂히는 좁은 길에서 전,후진을 반복하며 차를 간신히 돌려 올라왔다. 에어컨이 틀어진 차안에서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구시가지를 정신없이 빠져 나오는데 맞은편 차가 경적을 울리며 내 앞으로 좌회전을 하며 들어 갔다.
이 도시가 점점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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