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7. 16:00ㆍTunisia 2015
몰려가는 사람들 뒤만 따라가다 더워서 잠바를 벗어 배낭에 쑤셔 넣고 또 한참을 걸었다. 봄 옷도 여기선 땀에 다 젖었다
전광판 아래 도착해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벤치에 널부러져 캔을 하나 꺼내 마셨다.
이 음료수들 매고 오느라 힘이 더 들었다고 후회하며 ...
한참 후 내 튀니스행 비행기 게이트가 B1 으로 정해졌다.
여기서 게이트까지 어떤 건 20분도 걸리는데 나는 2분 이라 써 있어 일단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올라가 보니 B-terminal 맨 끝이었다능 !
쇼핑구역을 관통해 B1 게이트를 찾아가다
B8 게이트쯤에서 에미레이트 항공 퍼스트, 비즈니스 라운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보았다
좀 뻔뻔스럽지만 프런트 여직원에게 타고 왔던 비즈니스 좌석표를 내밀었더니 입장 거부 당했다. 두바이에서 출발하는 표를 소지하고 있거나 회원이어야만 이용가능하다고... 사실 인천공항에서 여직원이 비즈니스 표를 내주며 라운지 이용은 안된다고 말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챙피함을 무릅쓰고
" 저... Meal Voucher 는 어디 가면 받을 수 있어요 ? "
" B16 transfer desk 로 가시면 됩니다 "
왔던 길 다시 돌아가려니 힘이 팽긴다,
물어물어 구석탱이에 있는 데스크를 찾아갔다.
프런트 위에 ' 환승대기 4시간 이상만 해당된다 ' 는 안내문을 보며 당당하게 난 5시간 이라고 말했다,
여직원이 내 표를 확인하더니 무료식사쿠폰을 한장 주었다, 등뒤로 아랍인들이 무질서하게 몰아 부치는 통에 얼른 옆으로 비켜났다
뒷면에 적힌 목록중 내 게이트랑 가까운 곳에 COS1 라는 식당에 구미가 땡겼다,
게이트쪽 통로엔 다행스럽게 무빙워크가 설치되어 있어 힘이 덜 들었다. 면세점쪽은 쇼핑에 방해 될까봐 그딴거 없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축축해진 손수건에선 시큼털털한 땀냄새가 풀풀 나고, 난 완전히 기진맥진해 버렸다
친절한 남자직원이 메뉴판을 내밀며 형광펜으로 칠한 것 중에 고르라고 한다. 무료쿠폰으로 아무거나 시켜 먹을수 있는건 아니였다,
그 중에 고른 샌드위치,
빵 겉 표면이 바삭바삭하니 맛있었다, 꽁짜라 더더욱 !
딸려 나온 음료를 원샷하고, 빈 컵을 가져가 얼음만 더 얻어와서, 챙겨온 음료수를 쭈르르 꺼내 놓았다,
옆 테이블에선 대가족이 모여 즐거운 수다가 한창이다,
가족 여행을 떠나온거 같은데 보기가 참 좋았다.
내 e-ticket 을 무심코 보다가 갑자기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두바이에 5시 5분 도착, 튀니스로 출발은 9시....그럼 대기시간이 3시간 55분,
무료 쿠폰을 받는 기준인 4시간이 안되는데도 난 당당히 Five ! 를 외쳤으니... 지극히 객관적인 숫자도 이젠 내 맘대로 계산해 버리는구나,
그 아가씨는 왜 나에게 두말 않고 쿠폰을 주었을까 ?
얼른 이 식당을 벗어나야 할거 같아 주섬주섬 짐을 챙겨 B1 으로 토꼈다
미라처럼 온 얼굴을 다 칭칭 감고 그 사이로 양 눈만 굴려대던 베두인 청년
턱 수염을 최소 1년 이상 방치한 아랍인
눈 힌자위가 유난히 하얗던 아프리카 흑인 등... B1~B3 게이트 주변은 다 변방의 사람들 뿐이었다
그런 사람들 틈에 끼어 역시 변방에서 온 나도 졸다 깨다 하다보니, 8시쯤에 개찰이 시작되었다,
1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가자 비행기 대신에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십만원 표 끊은 승객들은 졸지에 입석으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신청사를 벗아나 구청사도 지나치고 공항건물들이 손톱만큼 보이는 데도 계속 달려 비행기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시멘트 바닥에 정차할 때까지 수십분을 달렸다,
뱅기를 보니 그 이유를 좀 알거 같았다,
B-777 보잉이다. 신청사는 Airbus 기종 전용이라 튀니지 가는 승객들은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었다,
이 순간 사진 찍지 말라는 제지를 당했다. 비행기도 공항도 촬영금지 !
내 좌석번호는 38K
한 중간쯤 되나보다 했는데 타보니 비행기 거의 맨 뒷자리였다, 내 앞열까지는 세개의 좌석이 붙어 있고 나부터는 두좌석이라 창문쪽에 약간의 공간도 있었고, 더더욱 날 흥분 시킨 건
다른 좌석들은 사람들이 꽉꽉 들어 차는데 내 짝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침내 비행기 문이 닫혔는데도 이렇게 옆 자리가 비어 있다. 야호 !
인천공항 카운터 승무원이 비즈니스석도 주더니 튀니스행 좌석도 신경 많이 써줬네,
옆 빈자리에 짐을 올려 놓고
배낭 맬때 긁힌 팔에 상처들도 위로하고
상어 아가미 같은 두바이 신청사를 여유롭게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스튜어디스 목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
한 아랍남자를 데려와 내 옆자리에 앉히는 것이 아니겠는가 !
좋았던 기분이 팍 잡쳐서 인사도 안하고 창문쪽으로 얼굴을 돌려 버렸다
비행기가 무사히 이륙하자 밥이 나왔는데 양고기를 얹은 쿠스쿠스(Couscous)와 셀러드에서 지극히 이국적인, 아랍의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하고는 영혼이 다른 음식이었다,
땅위에 신비한 문양이 나타났다.
고도 10km 이상에서 내려다보일 정도로 꽤 큰 원형무늬가 누런 사막위로 수없이 새겨져 있었다,
옆 아랍남자는 혹시 알것 같아 대뜸 저게 뭐냐고 물었다, 그도 잘 모르는지,,, ' 이집트 땅 ' 이라고만 했다.
원하는 대답은 못 들었지만 그와 말을 트는 계기가 됐고, 내가 스튜어디스에게 밥상을 건네주다 내 옷에 음식을 조금 흘리는 바람에 그가 도와주며 친해지게 되었다. 그는 튀니스에 사는 튀니지인으로 이름은 바쉬르 (Basheer) 이고 지금은 쿠웨이트에서 화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바쉬르가 나에게 튀니지에서 뭐 할거냐고 묻길래 ' 머리를 깎고 수염을 기를거라 '고 동문서답을 해 주었더니 한동안 날 물끄러미 처다봤다
이븐 할둔(Ibn Khaldon) 동상을 보고 싶은데 튀니스에 어디로 가면 되냐고 물었는데 계속 못 알아 듣길래 글자로 써 줬더니
" 아~ 에브노 칼둔 ! " 이라고 발음하며 하비브 브르기바 거리에 있다고 알려줬다,
계속 생각해 보니 원형문양의 정체는 농작물 재배단지일 거란 추측을 해봤다. 그리고 그 땅은 이집트가 아니라 사우디 아라비아였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저주 받은 것처럼 척박했다. 이런 곳에 석유마저 없었다면...
비행기는 시나이반도와 수에즈운하 위를 날아 간다고 지도엔 나와 있는데 창밖으론 운해만 가득했다.
이집트로 넘어 왔는데 나일강도 못 보고 나일강 하류 삼각주만 녹색이끼 낀 것처럼 구름 사이로 살짝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아슬레마... 비슬레마... 이아이쉭...
바쉬르는 나랑 아랍 인사말 발음 연습을 하다 깝깝했던지 이불 뒤집어 쓰고 자 버리고, 저 쪽에서 스튜어디스가 즉석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원하는 사람 기념사진을 찍어 주고 있다,
바쉬르가 부르카를 뒤집어 쓴 것 같아 장난스럽게 함께 찍어 달라고 했더니 스튜어디스가 정색을 한다. 자는 사람의 의향을 묻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의지 같았다. 괜찮다고 친구라고 함께 찍은 사진도 보여주고 바쉬르라고 이름도 알려줬는데 사진 예절이 확실했다. 장난기를 이해 못해 줘 아쉽기는 했지만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태도가 좋게 보여서 내 독사진만 찍었다
아래 즉석사진 파란 화살표가 바쉬르.
바쉬르가 내 여행지도를 보더니 추천하는 지역엔 며칠간 묵으라고 숫자까지 써 주면서 갑사(Gafsa) 와 캐서린(Kasserine) 지역은 X 를 그었다
왜 그러냐니 테러가 빈번히 일어나기도 하고 영어가 전혀 안 통한다고 겁을 주었다
헤어질 때는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하라고 자기 폰번호를 적어주었다, 내가 ' 직접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라도 할께 ' 했더니 정색을 하며 절대 그러지 말라고 강조했다, 같은 튀니지인끼리도 믿지 못하는 기류를 느낄 수 있었다.
공항에서 시내 들어가는 택시가 바가지를 씌운다는 소리를 들은 터라 요금을 물어보니 3 dinar 정도 하고 직진 길인데 자꾸 돌면 경찰서 가자고 하라고 조언해줬다,
드디어 창밖으로 초록의 캠봉반도가 보이더니 사파이어빛 튀니스 앞바다가 이어졌다
맑은 날씨만큼이나 가쁜하게 착륙했다,
활주로를 시원하게 달리는가 싶더니 슬슬 속도를 줄여 시멘트 바닥위에 그냥 서 버렸다.
TUNISAIR 란 글자가 박힌 비행기 몇대가 머리를 처박고 있는 한적하고 조그만 공항건물이 멀리 보였다
한참 그러고 있는데 멀리서 납작한 고물수레가 털털거리고 오더니 비행기 구멍을 열고 수화물을 옮겨 싣기 시작했다.
그것도 하나하나 인력으로,,,
셔틀버스가 다가오자 이윽고 출입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난 맨 마지막에 내리려고 기다리는데 동양인 학생들 단체가 왁자지껄 떠들며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두바이-튀니지 구간은 비행기도 후지고 기내 서비스도 별로여서 브릿지는 호사고 셔틀버스 이동이 당연한 듯이 느껴졌다.
버스에서 내려 마주 본 청사는 멀리서 봤을 때보다 더 초라해서 어릴때 다녔던 국민학교가 문뜩 떠 올랐다
안에 들어서자 원목 허들이 미로처럼 겹겹히 세워져 있었다.
가축시장에 나온 양처럼 앞 사람만 열심히 따라갔다
아까 본 동양인 학생들은 반갑게도 한국인이었다, 대학교 여행동아리인데 혼성으로 10여명이 단체 여행을 온 것이었다
" 여기 사세요 ? " 혼자인 나를 보고 한 학생이 물었다,
질문 없는 입국심사대를 간단히 통과하고
나오다가 ATM 기계를 만났다.
얼른 배낭에서 Citi 카드를 꺼내 밀어넣자 300 dinar 까지 찍힌 화면이 떴다,2000 을 입력하자 Error 라며 1회 출금 한도가 400 이라는 안내가 나왔다. 일단 다시 300을 선택하자 쫘르르 소리가 나더니 잠시후 돈이 나왔는데 이게 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당혹스러웠다
전체적으로 푸른 빛이 도는 촌스런 문양의 빳빳한 종이 30장.
이어서 400씩 두번 더 출금, 총 1100 dinar 를 누가 볼세라 얼른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 고액도 아닌걸 한번에 빼게 해주면 좋은데 3번에 나눠 빼느라 수수료만 3번 나가게 생겼다
짐을 잔뜩 수레에 싣고 나가는 사람 검사하느라 날 거들떠도 안 보는 세관을 지나쳐 자동문이 열리자 수많은 시선들이 꽂히는 대합실로 나왔다
푯말을 들고 있는 사람들,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 속을 헤집고 로비로 나왔다,
여기저기 몰려 있는 사람들을 등지고 기둥앞에 서서 연신 뒤를 두리번 거리며 주머니에 돈뭉치을 꺼내 배낭 깊숙히 쑤셔 박았다
1층 입국장에 택시는 외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울수 있으니 2층 출국장에 들어오는 택시를 타라는 팁을 기억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확실히 한산해서 맘이 놓였다,
구닥다리 대리석 인테리어와 아라베스크 문양이 적당히 어울렸다,
마침 안내 창구가 보여 그쪽으로 향했다
부스안엔 아무도 없고 뒤에서 두 남자가 히히덕거리며 잡담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 시내까지 택시비를 물어보니 maximum 10 dinar 라고 한다
바쉬르는 3 dinar 라던데 역시 현지인과 관광객의 차별인가 ? 씁쓸하게 돌아서는 순간 ' 어디로 가냐 ' 고 등뒤에서 묻는 소리가 들린다
" 호텔 티바 "
" 이~ 띠바 ~? 그런데 왜 거기로 가 ? "
예약종이를 보여주니 한 8~9 dinar 나올거라며 미터기 확인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계수 바를 밀치며 청사 밖으로 나왔다.
파란 하늘
시원한 바람,
한적한 풍경 ... 튀니지의 첫 느낌은 기분좋게 다가왔다
승강장에 도열한 택시로 다가갔다. 맨 앞 택시 기사는 할아버지였는데 호텔 띠바를 모른다고 한다
다음 택시는 배불뚝이 중년남자가 운전석에 앉아 있다. ' 아슬레마 ' 인사하고 호텔 바우쳐를 보여주자 일단 타라며 종이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차는 슬금슬금 앞으로 나가고 나도 안도감에 풍경사진을 찍는데 나에게 바우쳐 종이를 돌려주며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잠시 후 ' sorry ' 라고 하더니 감 잡은듯 차가 속도를 내며 달린다
미터기는 0.46... 0.63 ...
라디오에선 인도음악과 리듬이 비슷한 아랍 가요가 흘러 나오고 차창으로 이색 건물들이 스쳐 갔다
여긴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Tunis) 다,
도로가 좁아지며 차가 막히자 기사랑 말이 안통한다는게 그 순간 답답하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럴때 미세한 대화의 재미가 있는건데.,.
시내로 들어서자 기사아저씨가 앞에 보이는 큰 건물은 호텔이라며 이름을 알려 주었다
이번엔 ' 머리 깎는거 얼마냐 ' 고 내가 묻자 3~4, 4~5 dinar 정도 할거라고 한다
이 거리는 무함매드 대로라고 또 나에게 설명해주고
특이한 모양의 건물도 사진찍고
멀리 눈 익은 시계탑이 보여 " 하비브 부르기바 ! " 아는 체를 하니 맞다며 로터리에서 우회전을 했다
그제서야 이 기사가 뺑뺑이 안 돌리고 정확히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하비브 부르기바 대로로 접어들자 한 나라의 수도 중심지인데도 낮고 촌스런 건물들이 길 양편으로 들어서 있었다.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건너편 인도쪽에 빨간 깃발들이 나부끼고 수백명의 군중들이 시위 같은걸 하는게 보였다, 구경꾼들이 우리쪽 인도까지 점령했는데 그 사이를 지나가려니 약간 겁이 났다. 극우단체인가 ? 실업 항의 데모인가 ? 테러가 나는건 아니겠지 ?
대로가 상당히 길었는데 여기부턴 프랑스 파리라도 해도 믿을 정도의 낭만적인 거리가 시작되었다
절도있게 깎은 가로수와 카페,
파라솔 아래 앉아 여유롭개 차를 즐기는 사람들...
호텔을 찾아 안쪽 길로 접어들자
할일없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여성 운전자랑 말다툼을 하고 있고, 골목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묘한 흥분감이 일었다
약간 헤맨 후 호텔을 찾았다.
일방통행길 같아 여기서 내려 걷는다고 하고 미터기를 보니 4.65 숫자가 찍혀 있다. 이 정도면 차가 안 막히고 골목에서 약간 헤매지 않았다면 3 dinar 대도 충분히 나올수 있겠다 싶다. 바쉬르의 말이 맞았고 정직한 택시 기사가 맘에 들어 " 이아이쉭 " 감사의 아랍인사를 했더니 못 알아 들어 다시 불어로 " Merci beaucoup " 하니 그제서야 활짝 웃는다
빳빳한 10 dinar 지폐를 첨 써본다. 기사가 에누리를 깎아 4.5 dinar (2,700원) 만 받고 5.5를 동전으로 거슬러 주었다.
호텔은 한국의 모텔 정도 크기였는데 로비가 작지만 깔끔해서 맘에 들었다
프런트에 젊은 남자가 하이톤으로 Lee ! 내 이름을 불러 주었다, 아까 택시기사랑 통화를 했었다고 한다. 일본인이냐고 묻고 여행인지 비즈니스인지도 묻고 여기에 한국인 일본인이 많이 온다고 하며 여권을 요구했다, 여권을 주자
" 한국여권이 붉은 색 아니였나 ? ..참 ! 붉은건 일본이지 ! " 남자가 좀 가벼워 보였다,
이 호텔은 한국에서 예약을 해 놓은 관계로 준비해 간 유로화로 결재를 했다. 129 ∈
거스름돈 1 ∈를 2 dinar 동전으로 받는 과정에서 내가 혼동하자 선한 인상의 ' 호쎔' 이라는 도어맨이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객실은 작았는데 옛날 머리에 바르던 기름 냄새가 났다
욕실 천정은 누수로 얼룩져 있었다
발코니
꼭 스킨병처럼 생겨 마시기가 껄끄러운 VOSS 생수
생긴건 이래도 노르웨이산 고급 생수브랜드이고 켈린클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그런거에 안 넘어가지.
비행기에서 챙겨온 먹거리들
오늘 뽑은 10 dinar짜리 110장 (66만원 상당)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
집에 잘 도착했다고 연락하고 짐 대충 풀어 놓고 욕실로 직행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니 시차로 인한 피로가 마구 마구 밀려와 침대에서 그대로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오후 4시반,... 8시... 12시... 수시로 깼다가 새벽 3시앤 잠이 다 깨서 말똥말똥 해졌다. 푹 자고 나니 몸이 개운하다
이 시간까지 어디선가 TV 소리가 들린다. 거기도 나처럼 시차가 뒤집어졌는가 ?
나도 삼성TV를 틀어 봤다.
파리에서 이슬람을 조롱하던 잡지사에 테러가 발생해 10여명이 죽었다는 뉴스가 나오고
또 다른 튀니지 채널에선 불어가 넘쳐 난다. 프랑스에서 독립한지가 언젠데,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거의 99 % 인 이 나라도 상류층과 고급문화는 아직도 프랑스에 목을 매고 있었다.
짐을 마저 정리하고, 신경쓰이는 수염을 뽑으며 동이 트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제의 두려움과 외로움은 새로은 날에 대한 호기심과 희망으로 어느덧 바뀌어 버렸다.
오늘 지출 : 택시비 4.5 dinar
숙박 3일 129 ∈ 합 174,27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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