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지구반대편 우리동네

2014. 7. 22. 21:00Britain 2014

 

 

 

 

컨디션상으론 푹 자 줘야 하는데, 한국시간으론 일어나야 할 아침이라 눈이 스르르 떠졌다

시꼐를 보니 딱 1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그래도 단잠이라 개운하다

창밖을 내다보니 오후 8시가 넘었는데도 5시 밖에 안된 것처럼 아직도 환하다.

 

 

 

배가 출출해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로비로 내려왔다

버로우에게 " 방에 물도 없던데 시원한 물은 어떻게 먹을 수 있냐 ? " 고 물으니 물은 각자 사야 되고 룸서비스로 얼음은 제공해 드린다고 했다.

 

숙소 바로 앞엔 조그만 공원이 있는데

몇몇 사람들이 나무 아래에서 조촐한 파티가 하고 있었다,

 

그림에 떡인 Barkley Cycle Hire,

처음 30분은 무료지만 반납할 때 주차공간이 없어 지체되면 요금이 복리로 비싸진다.

 

 

런던택시 블랙캡 중에 좀 특이한 붉은색 블랙캡

 

호텔 주변이 주택가인데도 식당 몇개와 세탁소, 과일가게, bar 등이 보였다.

 

식당들을 찾아 큰 길로 나가다 골목에서 스시집을 발견했다.

손님이 가득한 식당안을 호기심에 기웃거리자 London -밖에 나와 담배를 피던 영국남자-이 나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왔다.

"  여기 맛있어요 "

고맙다고 다음에 한번 먹어보겠다고 하고 헤어졌다

 

손바닥만하게 작은 정원이지만 신경써 가꿔 놓은 가정집들,

 

 

큰길로 나오자

거리엔 따뜻한 조명이 하나 둘 켜지고 빨간색 이층버스가 천천히 지나간다

길끝에서 시원한 저녁바람이 한번 불어왔다

편안한 안도감이 들었다.

지구 반대편까지 날라와서 우리 동네같은 포근함이 느껴졌다.

 

런던의 저녁 풍경속에서 현주가 해맑게 웃었다.

 

크거나 작지 않은 고만고만한 음식점들이 사거리를 중심으로 모여 있었다

코너에 브라질 음식점은 사람이 너무 많아 패스하고 옆 멕시칸 식당으로 들어갔다.

 

밝은 표정으로 자리를 안내하는 직원들

 

난 T-bone steak £17.5    현주는 Quesadilla £4.95   욤료수 각 £2.5  

 

버터 듬뿍 발라 구운 스테이크 맛이 일품이었다. 

현주 거는 coriander (고수풀)가 들어 있어 향이 좀 강했지만 잘 먹었다

 

레스토랑 안 손님들은 모두 백인이다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

  젊은 청춘들,

  남자들끼리 온 테이블

  챙이 넓은 멕시칸 모자를 쓰고 흥겨운 분위기다,

원형 테이블 자리가 나자 각자 잔을 들고 우르르 자리를 옮기는 모습도 보였다.

 

신나는 라틴 음악이 갑자기 끊어졌다. 지나가는 직원에게 ' 몇시까지냐 ' 고 물으니 11시라고 한다.

' 음악 끝나서 문 닫는 시간인 줄 알았다 ' 고 했더니 곧바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컨디션을 회복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할거 같아 glass water 를 몇 번 부탁했다.

처음엔 잔을 가져가 따라 오더니 나중엔 아예 큰 물단지를 가져와 따라준다.

도로 가져가려는 물단지를 저지하자 환하게 웃으며 내려 놓고 가는 직원

 

총 £27.45 (49,410원)

£50 지폐를 주고 잠시 기다리자 거스름 돈을 챙겨왔다.

동전은 팁으로 줄려고 했는데 바쁘게 후딱 가버렸다.

 

배도 부르고 기분이 좋아져 길 건너 Sainsbury's 슈퍼로 건너갔다.

 

현주가 달달 떨 정도로 매장 안에 냉방이 빵빵했다.

작은 생수에 붙은 꼬리표를 보니 Extra advance 또는 무슨 약종류를 사면 공짜라고 사진첨부하여 써 있었다.

내일부터 시내구경 다닐때 작은 생수병이 필요하겠다 싶어 큰 생수를 엿부러 찾아 계산대 줄에 섰다.

내 차례에서 아가씨 직원에게 확실하게 물어봤다.

"  이거 사면 이거 꽁짜 맞져 ? "

"  뭔소리여, 어디서 그런 걸 본겨 ? "  

"  Tag 이 붙어 있던데  "

아가씨가 계산을 하다 말고 매니저를 큰 소리로 불렀다. 뒷줄 사람들에게 괜히 미안하고 꽁짜라도 바라는거 같아 약간 챙피하고...

잠시 후 남자 매니저가 자초지종을 듣고 가서 tag을 확인하고 돌아오더니, 무슨 약을 살때만 그렇다고 했다

더 따지기 싫어 과일과 우유와 큰물만 비닐봉지에 담아 달랑달랑 들고 나왔다.

 

호텔 돌아오는 골목길은 밤늦게까지 환하게 불 밝힌 식당과 펍 덕분에 전혀 무섭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하니 10:38

프런트 옆방은 오리엔탈 느낌으로 꾸민 조그만 로비였다

 

 

 

 

창문앞 장미는 밤 늦도록 붉게 피어 있었다

 

 

 

낯설어야 할 첫날이 익숙한듯 편안해서 타국에 와 있다는 실감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입국하기가 힘들었지 일단 런던에 입성하니 모두 따뜻하게 맞아 준다는 것에 현주도 동의했다.

사람들이 점잖고 친절하다.

 

방으로 올라왔다.

같은 방인데 밤에 보니 더 근사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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