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UK, Britain, England ?

2014. 7. 21. 20:00Britain 2014

 

 

 

 

이번 여행지를 '영국' 이라고 하면 간단한데 영어로 쓰려니 문제가 생겼다.

UK, Britain, England... 영국을 표현하는 많은 단어중 어떤 걸 써야 할까 ?  일단 그 정의부터 알아봤다

 

 

    

UK 는 옆 지도에서 회색을 제외한 국토를 의미하고  

Britain 은 회색과 연두색을 제외한 본토를 말하며

england 는 본토에서 파란색 부분만을 지칭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계획한 여정을 기준으로는 정확히 Britain을 다녀왔다,

 

 

 

 

 

 

 

 

 

●●



●  ●


 

현주는 아침부터 들떠서 이방저방 꿀벌처럼 윙윙거리고 다니는데 나는 두바이에 관한 책 정리 하랴, 다른 일처리도 하느라 오후 내내 책상에 붙어있었다.

 

" 형 ! 4시에 가자 "

현주의 제안하는 듯한 부드러운 말속에 최후통첩이 박혀 있어 1시간 만에 머리감고 가방 들처 매고 4시 정각에 차 안에 앉았다.

시간은 5분, 10분 ... 기다리다 슬슬 열이 받아 에어컨을 틀었다.

써늘한 차안에서  팔장을 끼고 30분째 앉아 있으니 아이들이 먼저 나오고 현주가-전혀 미안한 기색없이-천진난만한 얼굴로 뒤따라 나왔다.

 

애들이 굳이 공항까지 배웅을 한다고 해서 뒷자리에 태웠다.

경재는 일 때문에 못 따라 나서니 얼굴이나 잠깐 보고 가려고 사무실에 들러 불러냈다.

"  엄마, 짐 많아 ? "

걱정은 되는지 차트렁크를 열어보더니 단출한 짐을 보고 계면쩍게 웃는다. 인제 짐꾼으로 쓸만하게 키워 놨더니 지~일이 우선인 아들녀석. 

효도 하려니 부모가 안 기다려 주더라는데, 자식도 마찬가지인거 같다. 효도 좀 받으려면 어릴적부터 시켜 먹어야 !

 

시간여유가 있어 안산까지 직진했다,  

은재 짱이는 안전벨트에 걸려 늘어진 채 뒷자리에서 사이좋게 잠이 들었다.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라서 그런가 주차대행부스도, 공항내부도 한산하다.

 

1년에 한두번 쓰는 트렁크 벨트를 끝내 못 찾아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매점부터 찾아갔다,

현주 같은 사람이 많은가보다, 눈에 가장 잘 띄는 매장입구에 트렁크벨트들이 색깔별로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헉 ! 수십년전부터 쓰는 내 ID 를 여기서 보다니...  Life is travel

 

 

 

공항에서 맛있는 거 먹으러 엄마 아빠를 따라 왔다지만,  

부모가 한국을 떠나는 걸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20일간 맘 놓고 놀 수 있겠단 생각만 가득찬 두 딸들   

 

 

 

짱이, 맛집 검색하는 중,

 

은재가 베니건스를 추천했다

'청춘만원' 이란 쿠폰이 있는데 모든 메뉴를 만원씩에 먹을 수 있다고, 것도 동반자까지...

설마~ 하며 내가 확인해보니 진짜 그런 행사가 있었다.

 

막상 자리에 앉자

모든 메뉴가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청춘인 우리도 안되고,

학생증만 없지 누가봐도 학생인 짱이도 안된다는 것이다

 

다른데 가자면 ' 아빠 쪼잔하다' 고 할까봐 빈정은 상했지만

은재 짱이를 청춘할인 받고 메뉴는 세개만 시키는 걸로 솔로몬의 지혜를 쥐어짰다.

 

 

" 공항에 올 때마다 비행기 타는게 싫어 안 행복했는데 오늘이 젤 행복하다 "

짱이가 그릇 바닥을 긁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청춘 만원에 통신카드까지 할인받아 3만원 돈으로 네사람이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벤치에서 쉬고 여자들끼리 구경을 가더니 잠시 후 은재랑 짱이가 뭘 사와서 내민다.

열어보니 밴드랑 마데카솔이다.

' 집에 있는데도 일부러 안 챙겨 온건데 뭐하러 돈 쓰냐 ' 고 역정을 냈다가 현주에게 핀잔만 들었다.

 

 

 

 

 

 



우리 가는 것까지 보고 간다는데 그러면 집에 너무 늦게 들어갈 거 같아 아이들을 돌려 보냈다.  8 :00

 

은재가 있어서 맘이 든든하다.

 

그제서야 우리도 무거운 카트를 밀고 보딩패스 창구를 찾아갔다.

직원이 부치는 짐속에 배터리가 있냐고 묻는다. 당연히 배낭속에 넣고 꽁꽁 묶어 놨는데 부랴부랴 다시 풀러서 휴대용 가방에 옮겼다.

보안검색대에서는 X-ray를 통과한 내 가방을 지적하며 치약같은게 있냐고 묻는다. 가방을 열어 납작한 치약을 보여주자 양이 적다고 통과시켰다, 

아직도 기내 반입 품목 기준이 이해가 안된다. 그냥 하라는대로...

 

출국수속을 끝내고 가벼운 가방 하나 맨채 Burberry 매장을 들렸다

현주가 봐 달라는데, 내 눈엔 그게 그거고 그나마 가죽가방보다는 천가방이 더 이뻐보였다. 싸서 그런건 전혀 아니다 

 

잠시 사라지더니 화장품을 한 보따리 사들고 발걸음도 신나게 오는 현주,

남자는 해외 나가는 목적이 유일신 여행인데 여자는 화장품도 사고 화보도 찍고 ...

 

트레인을 타고 일찌감치 2청사로 이동했다.

 

칫솔을 챙겨 남자화장실로 들어갔는데 백인 아가씨가 어슬렁 거리다가 딱 마주쳤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혼숙도 하는데 뭐 이 정도 쯤이야...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듯이

" Lady !  Next door ~ " 했더니

" Oh ?  So~rry " 하며 얼른 사라졌다. 

 

우리가 타고 갈 에미레이트 항공 Airbus A380 이 어둠속에서 허연 덩치를 드러내놓고 있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나이가 좀 있으신 단체가 대합실에 자리를 잡았는데 유독 한 남자분이 주접 독무대를 떨고 계셨다

'  두바이는 석유 팔아 떼부자가 되서...

   독일이 비행기 기술을 무상으로 미국에 ...

   미국애들이 비행기를 만들때 나한테 도장을 받아 가거든...

   A380-800 이니 800 명이 타겠구만 .. "

옆에서 사무를 보던 여승무원이 " 800명까지는 못 탈텐데요... " 하며 끼어 들었다  

 

나도 속으로 끼어들었다

   두바이는 원래 석유가 거의 안나서 아부다비에게서 얻어 쓰고 있다. 

   Airbus A380-800은 최대 800명까지 태울 수 있게 설계되었다. 

 

 

에미레이트 스튜어디스의 독특한 스타일의 유니폼

 

한밤중에 물수건과 안내서를 나눠 주러 온 공무원들.

누구는 여행가고 누구는 잠 안자고 고생하고 ... 미안해서 얼른 두손으로 받아 가방에 챙겼다,

 

두바이가는 비행기라 낙타병에 걸릴까봐 공무원이 출동하셨다,

 

현주는 주변소음에 독서가 안되니가 책 팽겨치고 칫솔 찾아 화장실로...

 

   애들은 벌써 영통에 도착했다고,

   버스타고 집에 왔다고,

   짱이는 라면 끓여 먹고 잔다고 ...

딸들과 카톡을 주고 받느라 대기시간이 지루할 틈이 전혀 없다

 

 

비행기가 딱딱한 활주로 바닥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드디어 세상 서쪽끝을 향해 출발 !

 

 

 

'Britain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3> 미운 마누라 국외추방 시키기  (0) 2014.07.22
2> 공짜밥 찾아 삼만리  (0) 2014.07.22
호박잎만한 돈  (0) 2014.07.16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런던 공연  (0) 2014.06.15
비행기표 땡잡다 !  (0) 201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