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3. 14:00ㆍCambodia 2014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톤레삽 (Tonle sap)
평소엔 길이 150km 너비 30 km 로 캄보디아 국토의 15 %를 차지한다. 캄보디아 국경이 산악지대를 따라 그어져 있고 이 산맥에서 발원한 강물들이 국토의 중심부에 모인 것이다. 모이는 곳은 여러 곳인데 나가는 곳은 톤레삽강 한 줄기다.
우기가 되면 메콩강이 범람해 지류인 톤레삽강의 물줄기가 거꾸로 뒤집어져 호수로 유입된다. 그 순간 주변의 숲과 농지는 호수가 되고 크기가 4배까지 넓어진다. TV에서만 봤던 그 톤레삽에 도착했다
먼지나는 맨땅에 대충 주차하고, 사방이 트인 일자 건물 아래로 뛰어 들어갔다
배탈이 단단히 난 승주가 화장실 전세 내는 바람에 대합실에서 사람구경하며 기다렸다
배를 타러 건물 밖으로 나오자 따가운 햇볕이 내리 꽂혔다.
뚝 아래 강은 꽤 폭이 넓고 누런 흙탕물이 가득했다
강 상류에 보이는 야트막한 산이 이 지역에 유일한 고지대인 크롬산 (Phnom Krom) 이고 그 너머에 수원마을이 있다
씨엠립을 기준으로 북쭉은 앙코르사원이고, 남족이 톤레삽 호수다.
단체팀을 따라 배에 타려는데 정박사가 전용배를 마련해놨다
넓은 배에 우리 셋만 타고 가려니 좀 미안하긴 했지만 남들 신경 안쓰고 떠들고 담배 필 수 있단 생각에 신이 났다.
1996년 메콩강의 상류지역인 중국땅에 땜이 완공되면서 물길이 막혀 버렸다,
톤레삽으로 역류하는 수량이 줄자 생태계가 파괴되어 어획량이 30%로 급감하더니 지금도 계속 줄고 있다 한다.
어장은 관광지가 되었고,
고깃배는 유람선이 되었고
어부들은 뱃사공이 되었다,
톤레삽 호수에서 태어나 물위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홍수와 가뭄, 물고기 같은 것을 신의 뜻으로 여기고 살아왔다,
그러나 치명적인 재해들이 사실은 한 사람의 결정으로 벌어졌다는 걸 알면 그를 신으로 여길 것인가 ?
우리가 내려왔던 선착장
여기 배둘은 스크류 위에 철근구조물을 설치해 놓은게 특이했다,
물개같이 새까만 동네 아이들이 강에서 놀고 있었다.
우리도 막 뛰어 들어 헤엄치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온 몸에 물독이 오를 거 같아 겁부터 났다.
아이들은 서로 싸울때 상대방의 성을 부른다 " 이 ! 이 ! " " 박 ! 박 ! " 캄보디아에선 이름을 빼고 성만 부르는 것은 상당히 모욕적인 표현이다. 그래서 Mr lee, Mr kim 처럼 부르는 것도 결례다.
포구에 간이시장이 열렸다
인적도 별로 없어 보이는 곳에 한국교회가 세워져 있었다,
파도 만들지 말라는 경고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도 겁나게 쎄려 밟고 날라 다니는 모터보트들
강옆으로 조그만 수로가 보이는데 우기철에는 배들이 그 길로 다닌다고 한다.
도대체 물이 얼마나 불어 나는거지 ?
강가에 배가 멈춰 있고 조수가 혼자 뭍으로 내려 뭔가 열심히 수리하고 있다.
위태위태해 보이는 수상가옥.
저 위까지는 어떻게 올라가는거지, 사다리라도 있나 ?
강줄기를 따라 한참 나오자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는 수평선이 나타났다
여기도 스쿠류에 뭐가 걸려 멈춰버린 배.
호수 위에 수상가옥들이 함대처럼 모여 있었다.
톤레삽 호수위에 부초(浮草) 같은 그들의 삶
호수 가운데로 한참을 나왔는데도 수심은 사람 키를 넘지 않는다.
바닥에 수초가 있는 부분과 모래가 있는 부분이 확연하게 구분 될 정도였다.
수상가옥을 몇채 붙여놓은 큰 집에 배를 대고 올라가보니 메기를 양식하고 있었고
한쪽엔 악어를 키우고 있었다
연정이가 생선토막이 매달린 나무를 우리안으로 내려, 죽은 듯이 가만있는 악어 면상을 툭툭 치자
승질 난다는듯 갑자기 생선을 낚아챘다.
악어우리에서 풍기는 악취에 코가 문드러질 것 같아 자리를 떴다.
옆에선 아낙이 탁한 물위에 뭔가를 씻고 있다.
사라졌던 승주가 또 한참 있다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걱정이다
연정이가 물건 납품하는 기념품점에 들렸다,
연정이에겐 미안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별 특징도 없는 기념품을 사고 싶은 마음은 안 드는데 ... 꽤 잘 팔리고 있었다
하늘에서 서광이 호수위로 비쳤다. 그틈에 얼른 기도를 했다.
톤레삽 물위에 사는 사람들 모두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
수상마을만 한바퀴 빙 돌아 다시 돌아오는 길.
베트남의 메콩델타, 쩌우덕 양식장 방콕의 담넌싸우악 수상시장등을 가 본 사람들은 이 톤레삽 호수가 얼마나 매력적일지 대충 감이 온다.
이 배도 스크류에 얽힌 그물을 뜯어 내느라 관광객들이 배에서 한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심은 얕고, 쓰레기는 버려져 있고 이러다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불쑥 걱정이 됐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더니 ... 톤레삽 구경이 싱겁게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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