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백만원 -981,164 = 추억

2014. 3. 4. 12:44Vietnam 2014

 

 

 

 

 

새벽 5시. 변기물 내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잠시 후 또 물 내리는 소리, 또 물 내리는 소리...

한 사람의 소리에 다음 사람이 깨고 또 그 소리에 다음 사람이 깨고 ... 나도 부담을 느껴 물 내리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베트남의 흔적을 간직하기 위해 TV를 꼈다. 켰는데 ...

Fox TV, Discovery, National geographic 등의 다국적 채널과 중국채널 미드 한국 채널 등이 싸그리 장악해서 정작 베트남 냄새는 맡아보지도 못했다, M-net 은 아시안 뮤직 어워드를 개최하며 일본과 동남아에 일찌감치 CJ 그룹 고속도로를 깔아버렸고 세련된 한국의 아이돌 스타들은 오감을 자극하는 컨텐츠를 가지고 급속히 동남아에 한류를 세뇌시키고 있었다.

레이디가가의배드로맨스어플라우스.리한나의몬스터.케이티페리의로어... 리모컨을 쥔채 다시 잠속으로 

 

 

 

깨보니 거의 8시

납작해진 머리를 모자로 가리고 아침먹으러 7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지나자 눈부신 아침햇살속에 근사한 Roof Top 공간이 나타났다.

호치민의 이 멋진 풍광은 떠나는 날의 깜짝 선물인가보다.

 

 

  

 

액자에 걸린 메뉴를 보며 아침을 선택하고 발코니 자리에 앉았다.

데탐거리와 부이비엔거리를 위에서 내려다보니 추억이 만들어지고 정이 든 곳곳이 눈에 들어왔다.

이 거리를 언제 또 오게 될까 ?

 

 

  

  

 

 

 

 

아줌마들 표정이 바게트빵처럼 딱딱해서 입맛이 좀 안 생기긴 했지만

이 아침의 축복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 커피리필을 부탁했다.

 

 

 

 

방으로 내려와 짐을 챙기는데 오스트리아 아줌마가 준 티슈가 가방에서 나왔다

2주가 일장춘몽은 아니였구나 ...

 

샤워하고 나와 10시 못 되어 check out 했다,

 

 

 

thi

 

crazy buffalo

 

 

택시를 몇대 그냥 보내며 데탐스트리트에 한동안 서 있었다. 첫날 느낌을 되살리며 !

vinason 택시를 타고 공항터미널2 로 가자고 했다.

 

내가 기사 이름을 불러 주었는데도 데탐거리를 벗어나자마자 예상과 반대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그냥 마지막 적선한다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기사가 좀 이상하다. 운전느낌이 꽤 진지하다.

빈 차선을 찾아 크락션을 울리며 열심히 한 방향으로 달려가더니 호텔 여직원이 30분 걸린다는 공항을 20분대로 끊어버린 것이다. 거기다 안전하게 내리라고 빈자리에 대주는 친절까지 ! 

미터기에 찍힌 건 8Km 134,000동. 20만동 지폐를 내밀자 뭐라고 설명하며 56,000동을 거슬러 준다. 아마 만동을 주차비조로 더 뗀다는 말인 것 같다. 출국하는 날 공항행 택시를 탔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은근 스트레스 걱정이었었다. 적정가격이 10 $, 20만동이라고 열심히 외웠었는데 요금마저도 더 적게 나온 것이다

고마워 6,000동(312원)을 팁이라고 줬더니 그제서야 환하게 웃는다.

 

 

 

 

 

 

 

 

 

 

 

 

청사앞이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서 급 당황했다. 다행히 입구에선 경비가 여권을 검사하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서 얼른 그리로 이동했다.

 

 

인천공항이 비해선 작지만 건물 안에는 한적, 쾌적하다.

 

 

 

발권이 시작됐는데 내 앞에 있던 베트남 사람의 짐이 거의 이삿짐 수준이라서 수속이 지체됐다.

직원이 프레스티지 코너에서 내 발권을 도와줘서 빨리 끝났다.

 

 

 

 

보안검사에서도 공항직원이 도와줘 오래 서 있지 않고 통과할 수 있었다, 

그것도 긴장이라고 땀은 주책없이 흐른다.

 

시간이 많이 남아 게이트로 안가고 윗 층에 푸드코트로 올라갔다.

활주로가 훤히 보이는 명당자리에 편안한 소파에 배낭을 내려놓고 앉아 있으니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다.

당연히 라스트 콜을 외쳤다  " 카페쓰어다 ! "

직원이, 여긴 그딴 거 없고 이탈리안 카페만 있는데요. 그제서야 벌겋게 승질을 내고 있는 illy 간판이 보였다.

주문도 그럼 이탈리아식으로 해야 하는거네 " ice caffe-latte ! "

 

잠시 후 싸구려 플라스틱 컵에 담긴 커피를 탁자에 내려놓고 13만동(6,760원)을 삥 뜯어갔다.  우C ~ 디게 비싸네 !

 

 

 

 

 

내가 타고 갈 대한항공 비행기가 게이트로 들어왔다.

 

 

이륙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가족들과 밴드를 하는데 현주가 조용히 말했다

“ 짱이가 아빠 엄청 기다리는데, 가벼운 농담으로 상처주지 마 ”

귀국할 때 뭘 안 사가는 편인데 현주 말을 들으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앞에 기념품점을 보며 주머니를 뒤지니 234,500동이 나왔다.

 

I Pho 티 보고 기발하다며 웃은 적이 있는데 마침 그게 눈에 보였다. 은재와 짱이 거로 두 개를 샀다. 24만동 (12,480원)

5,500동(286원)이 모자라서 카드 결재하려고 했더니 면세점에서 쿨하게 깎아주었다.

늦게나마 기념품을 준비할 수 있어서, 베트남 돈을 깔끔히 다 쓰고 가서 기쁘긴 한데 이젠 사이즈가 작은 거 같아 걱정이다

 

면세점에 LAMY 만년필은 한국의 인터넷쇼핑몰보다 비쌌다.

 

 

 

이륙후

“ 책도둑 ” 이란 영화 끝까지 보고 기내식 먹고, 예쁜 강아지들 나오는 프로 보며 울집 개들은 탈출했다가 잡혔다던데 우찌 하고 있나...

5시간이 그렇게 지나가 버렸다

타원형 창아래로 한반도의 야경이 반짝거리자 기장의 서툰 영어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베트남 2주 여행 총 경비를 산출해보고 나도 놀랬다.

신용카드는 한번도 안 꺼내고 현찰만 ( 500 $ +  505만 VND + 발권 174,300원 =  981,164원 )

100만원 내니 2천원 거슬러 받은 셈이었다.

가족들에게 혼자 여행간게 미안했는데 그래도 할 말은 생겼다. 거지여행이야 !

 

 

 

 

 

다듬고 간 손발톱이 2주만에 거슬릴 정도로 길어져 있다.

여행내내 Alive 하게 보냈더니 예네들도 더 빨리 자라나보다.

다음엔 손톱깎이를 챙겨 가볼까 ? 

 

 

 

'Vietnam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42> Live music - CHU  (0) 2014.03.03
41> 공공의 적 이스라엘  (0) 2014.03.03
40> Live music - Diem Xua  (0) 2014.03.02
39> 내가 본 세상 - 제이슨 므라즈  (0) 2014.03.02
38> 여행과 투어의 차이  (0) 2014.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