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3. 21:00ㆍVietnam 2014
미리 돈 다 지불한 Sunny hotel 에 가서 간단히 check in 하고 방에 들어왔다.
샤워좀 하려고 들어 갔는데 물비누만 있고 비누가 없다. 프런트로 전화해 비누 갖다 달랬더니 자기네 호텔은 비누가 없다고 한다.
옥에 티구만 !
아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돈 찾으러 citi ATM에 갔는데 돈이 바닥나 인출이 안됐다. 7시쯤 다시 갔더니 그땐 보충해서 잘 작동되었다.
환율을 보니 만동이 512원이었다. 그 동안 600원으로 계산하며 여행했는데...확실히 여기 물가가 싸긴 싸다.
데탐 여행자거리엔
오늘 베트남 첫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마지막 저녁을 아쉽게 보내는 사람도 있고...
돈도 두둑히 찾았겠다 마지막 저녁을 근사하게 먹기로 했다.
여기도 Morning Glory 가 ㅋㅋ 철수세미 생각이 나서 얼른 페이지를 넘겼다.
스테이크 시켜먹고 쌀국수(Bun Bo Hue)를 하나 더 골랐다.
국물이 빨개보여서 맵냐고 물어보니 맵게도 해주고 그냥도 해준다고 해서 맵게 주문했다.
정신없이 먹방을 찍고 있는데 써빙 여직원이 자꾸 곁눈질을 하길래 살짝 미소를 지어줬다.
" 어디서 왔어요 ? "
" 맞춰 봐 "
" 한국인 ? "
도대체 베트남사람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
계산서를 받아보니 뭔 모르는 12,000동(624원)이 적혀 있다.
모지 ?
맵게 해달랬더니 그걸 더 받은 것이다. 다른 날 같으면 사전고지 안했다고 따졌을텐데 오늘은 한없이 너그러워졌다.
마지막 날의 멋진 Live music band 를 기대하며 !
택시기사에게 ' 43 b ly thuong kiet st hoan kiem dist ' 주소를 보여 줄때까지는 기분이 좋았다. 이번에 갈 곳은 상호도 모르고 대략적인 위치도 모르고 오로지 주소만 있는게 좀 찜찜하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Bar들이 모두 시내 번화가에 있었는데 택시가 정반대인 변두리로 방향을 틀었다.
한참을 가도 멈출 생각을 안해서 ' 되게 멀다 ? ' 고 하니 기사가 ' 이제 5km 밖에 안왔다 '며 미터기를 가르키는데 요금은 벌써 8만동이 넘어가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U 턴해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내리더니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보는 것이다.
헤드라이트 불빛에 내 주소 종이를 비추자 동네 사람들이 뭔 돈이라도 줏었나 싶었는지 부나방처럼 우르르 모여들었다.
...그 시간동안 미터기 숫자는 계속 상한가를 치고 있고 !
잠시 후 차에 올라 타 알았다는 듯 또 U 턴을 하더니 말없이 직진만 하고 있다. 한참을 달리는 걸로 봐서 길을 처음부터 완전히 잘못 들어섰다는 걸 눈치챘다.
차를 세우라고 했다.
carmen 주소를 주며 " 목적지를 바꾼다. 이리로 가자. 여긴 알겠냐 ? " 고 하니 그렇다고 한다.
" 이번에도 못 찾으면 이 돈 못 준다 " 고 미터기를 손짓했다. 알아들었는지 모르는지 진지한 얼굴로 고개는 연신 끄떡이는데 능구렁이에게 온 몸을 휘감긴 것처럼 속에서 벌벌 떨려왔다.
외곽으로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시내 들어가는 것도 꽤나 걸렸다.
초상집
이제 거리가 슬슬 낯이 익다.
호치민에는 Bitexco financial tower 라는 68층 빌딩이 랜드마크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시내 왠만한 곳에선 다 보인다. carman 위치가 그 빌딩근처라고 대충 알고 있었는데 택시가 그쪽을 향해 가더니 어느새 오른편 옆구리에 끼고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두번씩 말려들 순 없다는 생각이 후두부를 강타하자 눈이 번쩍 뜨이며 순간 사거리 맞은 편에 CHU bar 붉은 네온사인이 뽕 ! 하고 나타났다, 며칠전 시내 걸어다니다 우연히 본 live music bar
로보캅 목소리로 기사에게 지시했다
" 길.건.너.차.세.워 ! "
" 에 ? 저..저기요 ? "
" 예.쓰 ! "
요금이 233,000동(12,116원)이나 나왔다.
욕이 안구까지 차 올라 눈깔이 빠져 버릴라까는데 내 불찰도 있으니까 한 템포 쉬었다가 택시비 묵묵히 정산해주고 내렸다.
Bar 안으로 들어가자 짧은 유니폼을 입은 웨이츄레스들의 시선이 일제히 꽂혔다
Blue lagoon 13만동 (6,760원) 시켜놓고 조금 있으니 9시 40분 공연이 시작되었다.
Chu bar : 158 Dong khoi st Dist 1 HCM
지금까지 10여곳을 가봤지만 이렇게 최악인 밴드는 첨이다. 선곡은 라운지음악이여서 여기 분위기랑 잘 맞았다. 그러나 여자싱어는 입으로는 노래하는데 앞사람에게 손짓으로 뭘 설명하고 있었다. 연주자들은 지들끼리 잡담하며 중간에 하품을 하기도 했다. Bar 분위기 또한 술 파는게 주목적이고 공연은 그냥 구색용인게 금방 티가 났다.
아까부터 한 여자가 옆에 앉아서 계속 처다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갑자기 툭치며 말을 건다.
" 모하냐 ? " 사진직고 수첩에 뭘 적는게 이상하게 보였나보다.
" Live music band 와 bar 찾아다니고 있다 "
리포터냐고 물어서 대충 얼버무렸더니 ' 한잔 더 마실거냐 ' 고 프로모션 할라케서 됐다고 하고 일어났다
중간에 백인팀도 왔다가 실망했는지 한 잔 마시고 그냥 가버렸다.
택시를 타고 와 숙소 앞에서 내렸다
마지막 밤을 잠으로 점철하기도 싫고 CHU에서도 실망해서 thi를 찾아갔다.
홀안이 조용하다. 밖에 앉아 있는 직원에게 오늘 연주 없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아쉽게 돌아서는데 15분후에 다시 시작한단다.
지금은 휴식시간.
들어가 입구 쪽 자리에 앉았다. 333 맥주 6만동 (3,120원)
잠시 후 반가운 싱어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런데 듣다보니 지난번 불렀던 레퍼토리랑 똑같았다 그건 안 반가움.
백인여자가 혼자 와서 위스키 스트레이트를 시켜놓고 흥에 겨워 춤을 춘다.
박치와 몸치가 합쳐지니 꼭 거위가 뒤뚱거리는거 같았다.
영국 촌구석 범생이 여자가 첨 외국에 나와 뽕 맛을 본 딱 그 모습이다.
아무도 그 여자와 함께 춤 춰주는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그 뻘쭘한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히피같이 생긴 -역시 혼자 온- 백인남자가 흑기사가 되어 함께 춤을 추더니 자리를 합석했다,
11시 넘어 밖으로 나왔다,
생각해보니 오늘 카페쓰어다를 안 마셔줬다. 2주 만에 베트남커피에 중독되어 하루 한잔이라도 안 들어오면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12시에 문 닫는다는 식당 거리 의자에 앉아 달착지근한 커피를 빨고 있다.
잠 자야 되는데 정신이 점점 말똥말똥해진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무의미해지는 곳. 이 곳은 De Tham !
곧바로 숙소로 안 들어가고 또 밤거리를 헤매다 편의점에 들어갔다,
오리온이 베트남에서 이렇게 돈을 잘 벌는데 본국에선 초코파이 좀 싸게 풀면 안되냐 ?
외제 과자랑 음료수와 그리고 저렴한 만년필을 하나 득템했다.
마지막 밤이라고 더 이상 방황하지 말자 ! 다독거리며 숙소로 들어왔다
35,000동 (1,820원) 주고 산 만년필.
너무 좋아서 테이프 떼고 어루만지다 잠이 들었다.
※ 그 만년필, 한국에 오자마자 LAMY 잉크 넣고 ...
한 글자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잉크 다시 빼 처박아 두었다. 그냥 만년필처럼 생긴 기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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