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1. 22:00ㆍVietnam 2014
호수가를 따라 걷는다
인도엔 행상들이 쭈구려 앉아 쥐포와 첨보는 먹거리들을 요리하고 있다.
벤치에 앉아 야식을 기다리는 연인, 밤 바람쐬러 나온 사람들이 낭만적인 밤풍경의 주인공이 되었다.
호수에 비치는 달랏의 아름다운 야경 앞에 무엇인들 낭만적이지 않으리...
호수 끝에서 넓고 번잡한 로터리를 만났다. 호텔 직원이 달랏의 번화가라고 알려준 두 로터리 중 한 곳이다,
사치스런 분수, 빙글빙글 도는 많은 차들, 언덕위에 웅장한 호텔...호치민에서 몇 시간이나 떨어진 산속 깊은 곳에 이런 도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푸른 달빛의 골짜기, 샹그릴라처럼...
' 샹그릴라 사람도 롯데리아는 먹어야 되는구나 '... 오른쪽 대로로 방향을 틀자
대낮처럼 불을 밝힌 야시장과 수많은 인파에 화들짝 놀랐다
주변 낯선 남자들이 불안할 정도로 가까이 붙길래 얼른 대로 한복판으로 나섰다.
야시장 구경이 재밌어 힘든지도 모르고 걷다보니 두번째 로터리까지 왔다, 둥근 로터리 모양대로 cho Da Lat (달랏 시장) 이 반원형으로 고대 신전처럼 세워져 있었다
한 현지인 남자가 다가오더니 사진을 찍어달라며 동상을 배경으로 섰다.
뚝딱이 카메라였는데 셔터를 누르자 후레쉬가 번쩍 터졌다. 잠깐 ! 후레쉬를 끄고 한장 더 찍고 줌을 땡겨 또 찍어 주었다
로터리 한편엔 언덕위 도심지에서 폭포처럼 높고 넓은 계단이 흘러 내리고 있다.
원형시장과 언덕위 계단, 웅장한 대로... 달랏이 상당히 멋진 도시라는게 느껴졌다.
로터리 주변엔 한눈에 봐도 행색이 초라하고 얼굴이 좀 더 검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 지방 소수 고산족인거 같다.
갑자기 상인들이 동요하며 부리나케 물건을 치웠다. 그들이 눈치보는 쪽을 처다보니 경찰이 어슬렁거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꼭 상어가 물고기 무리속을 유영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민간복장에 완장을 찬 건달 같은 놈이 곤봉을 들고 상인들을 위협하며 물건을 치우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 뒤로는 경찰 셋이 쭉 서서 뒤따라오며 말없이 거들먹거리고 있었다. 베트남이 아직도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보니 공안의 힘은 대단헌 것 같았다.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지도를 보며 시장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딸기만하게 생긴 여인 둘이 앙증맞은 딸기를 박스에 골라 담고 있길래 처다봤더니 귀찮다는 듯 딸기를 하나 집어 나에게 쥐어주고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다. 먹어보니 작아도 맛이 잘 들어 있어서 사라고 했음 샀을텐데 ... 한참 서서 처다만 보다 말없이 자리를 떴다.
길 안쪽엔 달랏신시장 (cho moi da lat)이 세워져 있다 (Moi - 새로운)
시장 끝에서 오른쪽으로 큰길이 있어야 한다 지도상엔.
그런데 막막한 절벽이다.
왼편도 어두컴컴하고 음침해서 도저히 가 볼 용기가 안 났다.
행인들에게 위치를 물어보려고 해도 내 목소리만 따라하며 웃고 지나갈 뿐이다.
1분 정도를 어쩔 줄 모르고 길 한가운데에 서있으니 물건 팔던 젊은 여자가 와서 지도를 보더니 건물 가운데 계단으로 올라가라고 알려줬다. 목이 부러질 정도로 끝도 안 보이는 계단이 눈앞에 거인처럼 서 있다
' 봉따우 예수상도 올라간 내가 이 정도쯤이야 ' 하며 전속력으로 올라갔다, 무서워서,..
계단 끝에 올라서자 비로소 지도상의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주택가와 로터리 시장과의 표고 차가 상당히 높은데 계단을 만들고 그 주변을 기다란 고층건물로 절묘하게 씌워 버렸다. 그러니까 이 새 시장건물을 전면에서 보면 6~7층 높이가 되고 뒤에서 보면 2층 정도의 건물로 보이는 것이다.
밤 10시가 다 되가는데 호텔은 안 보이고 인적은 드물고 길은 까마득하고 ...본능적으로 경계경보가 울렸다.
비탈길 커브를 돌아 나오자 드디어 눈에 익은 숙소가 보인다.
뒤통수가 서늘해서 단숨에 호텔까지 내려왔다,
의자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는데
밤하늘에 밝은 달랏 달이 부웅 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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