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

2013. 6. 16. 18:09독서

 

 

 

 

 

책 겉표지는 뒤집어졌고

왕 호치키스로로 박아놓고 테이프로 칭칭 감싸고

가운데는 수박 뽀개듯이 쪼개져 버렸다는건

이 책이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것.   폐기처분 되기전에 얼른 집어 들었다

 

지난번 읽은 오기사 스케치북하고 같은건가 ? 다른거 같기도 하고 ....

 

 

 

 

 

 

 

세상에서는 What 보다도 When이 더 중요할수 있다는 걸 이 책을 보며 알았다.

사진위에 펜으로 대충 그리는 건 단순한 작업이고 맘만 먹으면 누구든 할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건 오영욱씨가 먼저 했다는 거다. 그 이후에 다른 사람의 작업들은 그저 따라쟁이일 뿐이고 2인자일 뿐이다.

 

이 책에서부터는 오기사의 케릭터가 확고하게 정착되지 않았나싶다.

큰 핼맷 아래 수줍은 듯한 눈동자와 약간 느리면서도 순진한 그의 말투와 행동에 반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도 영혼이 순수해지는 느낌이 든다.

 

본문은 그림과 사진이 주가 되어있고 글은 없기도 하고 대화체로 짧게 양념역활만 하는데

갑자기 뒷부분에서 바르셀로나를 여행할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은지 벙어리 말문 터지듯이 장문의 글들이 이어졌다

나도 나중에 따라해보고 싶을 정도로 그 편집방식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글 또한 얼마나 감칠맛나게 쓰는지

 

... 아직도 관광한국을 홍보하면서 '원래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 운운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다소 아쉽다. 복잡하고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게다가 거리엔 십자가들이 즐비한 서울에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 방문한다면 모든 이미지들이 무너지고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차라리 ' 밤새 술을 마실수 있는 미친 환락의 도시. 빨간 십자가  아래 최고 시설의 러브호텔에서 당신의 사랑을 이루세요' 라고 하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을까 ? 오래된 문화재를 보는 것만이 관광의 주목적이지는 않다.

 

... 서울에는 바다 부럽지 않은 한강과 조선 시대의 멋진 건축물들과 9차까지도 가능한 기나긴 밤과 일본인이나 중국인과는 확연히 다른 한국인 등등의 훌륭한 자원들이 아직 남아 있다.

 

...장가 갈 생각은 동해 바닷가에 묻어둔 채 집을 떠나와 멋 곳에서 떠돌고 있는 아들을

 

나 드디어 오기사의 팬이 되었고 그의 펜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