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7. 12:00ㆍ자동차
" 민회장님과 일행분 납시셨다 ~
가자미와 물망치루다가 것만 어여 채~ 올리이~라 ! "
신라의 젊은 화랑들은 공부는 언제 하는지
평해의 월송정에서부터 이 안인까지 놀고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한국의 국토는 어부-가 처놓은 그물에 걸렸다-와 택시기사가 지킨다는 명언을 남긴
1996년 350톤급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이 엇그제 같은데
화랑과 잠수정을 집어 삼킨 고요한 바닷가엔 갈매기만 모여 떨고 있었다.
아침 해장으로 얼큰한 망치탕 먹으러 가자는 민회장님의 말씀에
방금 먹은 고급회라면이 순식간에 잡탕으로 변했다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경포호수를 돌아
조용한 강릉시내를 통과하자
민회장님의 포르쉐 파나메라 엉덩이가 멀리서 하얗게 보였다
강릉 남쪽으로 10 km 쯤 내려가다 급하게 왼편으로 운전대를 꺾었다.
군선강 하류에 물고기가 많은건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서가 아니라
그 옆 화력발전소에서 찬 바닷물을 끌어올려 냉각수로 쓰고 데워진 그 물을 강으로 흘려 보내다보니
언 몸이라도 녹일까 하고 올라온 동갈치나 학꽁치가 낚시꾼들까지 불러 들인 것이다.
식당 앞에 차 대놓고 모두 해안가로 몰려가 그 풍광에 넋을 잃고 올 생각을 안하자
회장님이 ' 그만 들어와 밥 먹으라 ' 고 부르신다.
우르르 식당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실내가 어두워지고
양 편엔 파란색 거대한 수조가 나타나는데 오른편엔 가자미가 바닥에 잔뜩 깔려 놀고 있었다
주방을 통과하면 햇살 환한 뒷마당으로 나오고
신발을 벗고 따땃한 방 바닥에 철푸데기 앉아서 하염없이 음식을 기다렸다
치치아빠가 날계란좀 하나 갖다 달래자, 써빙맨이 밖에서
" 별걸 다 달래 " 하고 투덜댔다니 써비스는 기대하지 말기를
드디어 가자미 회무침
맛이야 주관적이니까 생략하고 저게 小짜라능 ~
요게 망치탕인데
오래전 먹어봤던 삼식이의 형쯤 되는 생선이다. 삼식이에 비해 육질이 단단했다
이게 망치탕의 재료인 물망치인데 내 눈엔 망치가 아니라 돌도끼같아 보였다
이건 암컷인듯, 입술에 핑크빛 루즈를 바른거보니 =3 =3 =3
<인용사진>
12시가 넘어서자 넓은 방이 순식간에 손님들로 가득찼다.
4시까지 분당에 도착해야 한다던 일행들은
포만감과 행복감에 세월아~ 네월아~ 널부러져 일어날 줄 모른다.
▼ ▼ ▼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하바드대 퍼트넘 (Robert David Putnam) 교수가
1995년에 논문을 하나 발표한다 <혼자 볼링하기 : 미국 사회적 자본의 쇠퇴>
2000년에 자료를 보완해 <혼자 볼링하기 : 미국사회의 붕괴와 소생>이란 책으로 출간하고
우리나라엔 2009년에 700여 페이지의 양장본으로 소개되었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제목만 봐도 아실듯...
어울려서 하던 볼링을 혼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사회현상에서
사회 구성원의 신뢰와 유대가 사라지고 공동체 의식이 결여되고 있음을 그는 주목했다.
년도를 자세히 보면 1990 년대 말 미국의 모습이 10 여년이 지난 오늘 한국에서 똑같이 재현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축구나 야구는 점점 줄어들고 사람들은 혼자 헬스나 요가 수영을 하러 간다.
서로 협심하거나 경쟁하며 그 속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스포츠의 본질이지만
개개인의 체력, 체격을 자랑하는 이 시대에 진정한 스포츠는 사라져 버렸다.
지난 주말 우리는 각자 생활하는 먼 곳에서 강원도 어느 한적한 바닷가에 모두 모였다
밤을 지새며 서로에게 좀 더 다가가자 인수봉님부터 아직도비시즌님까지, 지백님부터 지니님까지 외롭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나를 보여주고 너를 위로해 주던 긴 시간이 지나고 일요일 아침에 우리의 상처는 치유되었고 한결 더 행복해졌다.
이번 번개모임이 힐링캠프가 된 순간이었다.
너무나 외롭고 우울한 사람은 이런 모임에 나올 용기조차 내기 힘들 것이다.
다음 모임엔 그들과 함께 웃길 기대하며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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